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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리뷰

나는가수다, 신곡 발표회 같았던 165분의 폭풍감동

by 뷰티살롱 2011.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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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의 숱한 화제와 혹평을 받았던 MBC의 <나는가수다>라는 서바이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논란끝에 잠정적으로 한달동안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논란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으로 처음 방송이 시작되던 시간과 끝나는 시간에 시청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문구를 삽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었죠. 오락과 음악 프로그램이라는 두가지 요소를 접목시켜 놓은 <나는가수다>가 세간의 못매를 맞았던 것은 애초에 보여주었던 진정성을 무시했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시청자들에게 대한, 청중평가단에 대한 결과를 무시한 채, '재도전'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급조한데 대해 배신감이 들었기 때문이겠죠. 그로 인해서 <나는가수다>에 참여했던 몇몇 가수들과 연예인들, 김영희 PD까지 욕을 먹기도 했었죠.

처음부터 <나는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서버이벌 형식로는 불가능하다는 느낌이 들었었고, 그에 대한 글을 포스팅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논란이 발생하고 나서 어느 한 개인의 출연자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혹평의 글을 생산해 내지 않았었습니다. 마음으로는 재도전이라는 것이 약속을 저버린 조치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인터넷 상에서 삽시간에 <나는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재도전에 대한 비난의 글과 심지어는 가수나 연예인 개인에 대한 비난에 가까운 글들이 넘쳐났기 때문이기도 했었죠.
http://71hades.tistory.com/1459
사실상 <나는 가수다>는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이 불가능해 보였던 방송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첫회가 보여지면서 과연 그중에서 누가 떨어지고 누가 생존하게 될까 하는 의문점이 들기 때문이죠. 어느 하나 떨어질만한 실력이 낮은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렇지만 탈락이라는 것을 일반인, 청중평가단(시청자들)에게 맡긴 프로그램이 <나는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일 겁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500인의 평가단에 의해서 탈락된 가수라 하더라도 다른 시청자가 듣기에는 최고라 생각된다면 아마도 MBC의 <나는가수다>라는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탈락...있을 수 없는 일....다시한번 볼 수 없나요' 등의 글이 기재되었을 겁니다. 평가자체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나는 가수다>는 언제든지 떨어진 가수들을 다시보고 싶어하는 시청자가 생겨날 수 있다는 얘기죠.


재도전을 하게 된 김건모의 열창을 보면서 '만약 한번의 무대로 탈락을 맞게 했었다면 재도전에서 보여주었던 김건모의 무대는 볼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심기일전해서 부르던 김건모의 '유 아 마이 레이디'는 정엽이 부른 노래였었죠. 그렇지만 김건모의 창법에 의해서 가수 정엽이 불렀던 노래는 완전히 다른 노래가 되어 불리워지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단 3회만에 막을 내리게 된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어야 할 <신입사원>까지 제쳐두고 165분이라는 두시간이 훌쩍 넘는 긴 시간을 하나의 방송으로 장식했던 데에서 두가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하나는 시청자에게 죄송하단 사과와 또하나는 세간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는 출연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재도전을 나서게 된 김건모의 열창무대를 보면서 '저 사람이 20년이라는 기간동안 가수를 했다는 가수였던가'하는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마이크를 부여쥔 손에서는 긴장감이 역력해 보이는 떨림이 고스란히 엿보였던 무대였습니다.  

 


165분동안 펼쳐진 가수들의 서바이벌 게임은 단순히 오락프로그램이라는 면만이 엿보이지 않았습니다. 첫 무대에서 보여지던 편곡이라는 측면과 이를 출연자 가수 스스로가 평가한ㄴ 중간평가들이 보여졌는데, 막상 최종 라운드에서의 무대와 중간평가에서 보여졌던 노래는 다른 모습들이었습니다.

두번째 무대는 지나간 명곡들을 부르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노래를 바꾸어 부르는 자리였었죠.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이기는 하지만, 가수들이 부르게되는 노래는 출연자들이 원곡자들인 셈입니다. 자신들의 노래를 다른 사람이 부르게 되는 경연에서 자신의 곡이 어떻게 해석될 것인지에 대해 중간평가에서는 조언을 하기도 했었고, 편곡을 어떤 방향으로 해야 될 것인지 의견을 구하기도 했던 모습이 비춰졌습니다. 원곡을 부른 가수가 있는데, 다른 가수가 부르게 된다면 어떤 맛일까. 물론 가요음악 프로그램에서 흔히 옛날 노래를 현재의 가수들이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편곡수준이 아니라 옛날에 불리우던 곡 그대로의 원음을 되살리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었죠. 하지만 다른 가수가 부른 노래들을 바꾸어 부르게 되는 형식의 서바이벌은 말 그대로 신곡을 듣는 듯 싶더군요. 물론 완전히 원음을 뒤바꾸어 놓은 것은 아니었지만, 가수 정엽이 부른 윤도현의 노래는 색깔이 180도 다른 새로운 노래로 탈바꿈되어 있는 모습이었죠. 박정현이 불렀던 김건모의 노래도 전혀 다른 노래를 듣는 듯 싶었습니다. 그에 비해 원곡의 느낌을 살렸던 백지영의 약속은 여성의 목소리로 전해져 음이 크게 이탈되지는 않았지만 남자가수 김범수가 불렀던 느낌과는 전혀 새로움을 전해주었습니다. 특히 백지영의 '대쉬'를 샤우팅과 락 음악으로 변모시켰던 윤도현 또한 원곡이 댄스곡이었나 싶을정도로 폭발적이었던 모습이었습니다.

서바이벌은 편곡의 싸움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죠. 1차때에는 지나간 명곡들을 재편곡해서 보여주었던 모습이었는데, 2차 재도전의 무대에서는 출연하는 가수들(현존가수)의 노래를 다른 창법과 멜로디로 듣는 모습이었죠.

서바이벌이 무의미하다는 말을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포스팅 글에서 자주 사용하곤 하는데, 누가 떨어지고 누가 합격되는지가 중요치 않아보이기 때문입니다. 첫 스타트를 했었던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신인가수들이 신곡을 발표하는 무대가 아닌 최고의 가수들이 모여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이는 익히 알고 있는 가수 본인들의 노래가 아니라 귀에는 익숙한데, 달라진 느낌의 노래들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그 예감은 맞아떨어졌었구요. 7인의 가수 이소라와 백지영, 윤도현, 김범수, 박정현, 김건모, 정엽이 부르는 노래는 '실력이 아닌 신곡을 발표하는 자리' 같아 보이더군요.  


재도전 무대를 시청하면서 김영희 PD또한 애초에 가수들의 탈락이라는 점을 크게 염두에 두고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탈락이라는 명제를 출연자들에게 부여함으로써 한번 탈락한 가수가 재도전을 하게 됨으로써 가중되게 되는 압박감과 명예회복이라는 점으로 전 무대보다 더 폭발적인 무대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었지 않았나 싶기도 해 보였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165분이라는 시간을 할애하면서 긴 시간동안 방송하게 된 한가지 이유이기도 해 보였구요. 그렇지만 프로그램이 제시했던 의도가 너무도 서바이벌이라는, 탈락을 통해 새로운 가수합류라는 점을 강하게 내세웠기에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던 것이겠죠. 김건모의 재도전 무대는 어쩌면 새롭게 신설된 재도전이라는 시스템이 보여주는 이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던 무대였다고 보여집니다.

시청자들에게 사과안내문까지 두차례에 걸쳐 보여주면서 4월 한달의 공백기를 거치고 새롭게 맞게 될 <나는가수다>가 보안된 모습으로 하루빨리 찾아왔으면 하네요. 인기가수들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그들이 부르게 될 노래들은 모두가 신곡이나 다름없는 것들이었기에 한주한주 새로운 신곡들이 7개가 만들어지는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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