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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리뷰

남자의자격, 지리산 산행은 박수 받을만한 모습이었다

by 뷰티살롱 2010.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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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령 40대를 육박하는 남자들의 도전기라고 해야 할까 싶습니다. KBS2의 해피선데이 <남자의자격-죽기전에 해야 할 101가지>에서는 국내 산행의 가장 험악한 등반이라 할수 있는 지리산을 택해 등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리산하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어쩌면 한번쯤 가본 사람이라면 고된 산행을 연상하게 될 것이라 보여지기도 합니다. 고되다는 의미가 단순히 산세가 험해서라기 보다는 지루하게 이어지는 산행코스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험악한 산행코스도 있기도 하겠지만, 봉우리까지 오르는 산행의 지루한 여정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여타의 험악하다 말하는 산들조차도 사실 지리산 종주에 비한다면 1박2일 여정의 비교적 짧은 산행을 계획하지만 지리산의 경우에는 오르는 산행코스를 잡는 데에도 2박3일을 잡는게 다반사입니다.

개인적으로 지리산을 처음 올랐던 때가 대학교 시절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젊음도 있었고 친구들과 여럿이 움직였기에 2박3일코스로 쉽게 올랐던 기억이 듭니다. 날씨도 좋았을 때 등산했던 터라 텐트와 먹을거리 등을 가지고 가는데에도 어렵지 않았다는 기억이 듭니다. 그리고 재작년에 다시 지리산을 찾았었죠. 4명이서 오르기로 했었는데, 10여년전에 오르던 때를 기억하고 비교적 어렵지 않을거라 예상했었지만, 오랜만에 들린 지리산의 산세는 나이를 먹어서인지 힘들기만 하더군요. 누군가 이런말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산을 얕잡아 보게 되면 절대 안된다 라는 말입니다. 젊은시절에 올랐던 지리산과 나이가 들어 오르는 지리산의 묘미는 달랐지만, 등산이라면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그 자신감이 무색하게 만들더군요. 그런데 두번째로 오르던 지리산 산행은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죠. 폭우로 인해 폐쇄조치가 내려졌었기 때문이었죠.

<남자의자격>에서 보여졌던 지리산 겨울산행 모습을 보면서 재작년 오르지 못한 아쉬움에 시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을에 떠났던 재작년에는 신록이 우거진 산이었는데, TV에서 보여진 지리산은 설산으로 변해버린 새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지리산의 참맛을 알려면 겨울산행을 해봐야 한다는 말이 있을만큼 겨울의 지리산은 절경으로도 유명하죠.

그런데 사실 <남자의자격>에서 지리산 산행을 보면서 무모한 도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만 했습니다. 7명의 맴버들 중에는 사실 2박3일 강행군과도 같은 산행을 감당해 낼 수 있을법한 맴버가 누가 있을까요? 이정진이나 김성민, 그리고 윤형빈 3인의 젊고 건장한 남자 맴버들에게서 우려감은 들지 않지만 그 외의 맴버들이라면 누구나 생각하기에 약골에 평균연령 초과라는 수식어가 붙을 법한 모습들입니다. 이경규 옹을 비롯해 국민약골 이윤석과, 김국진, 김태원은 <남자의자격>에서도 약골의 이미지를 보여왔던 맴버들이죠. 뭇 가까운 산에 오르는 것도 아니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가능하다던 지리산 산행은 그들에게 적잖은 벽이나 마찬가지로 보여졌습니다.


물론 산을 오르는 필요한 건 건강한 체력이 뒤받침되어야 하는것도 있겠지만, 무턱대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오르지 못하는 산은 아닙니다. 지리산을 오르게 되면 의외로 나이많은 중년의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습니다. 그만큼 산행에 대한 지식과 연륜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산행에 단련이 된 사람들이 많이 찾기에 그럴 것입니다. 단순히 국민약골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남자의자격> 맴버들이 지리산 산행을 하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겠지만, 지리산 산행은 호락호락한 산행은 아니죠. 건장한 남자들도 도중에 포기하게 만드는 곳이 바로 지리산 산행입니다. 운동과 체력적인 면에서 여러차례 <남자의자격> 방송에서 보여진 허약체질 3인방에게 보내는 우려는 그러한 기우때문이었습니다.

초반부터 그들의 산행은 쉽지않은 모습이었습니다. 2박3일이라는 기간동안 평지도 아닌 계속해서 올라야 하는 산행이라는 것이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 모습이었죠. 그렇지만 <남자의자격> 지리산 산행의 모습은 그 도전만큼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설산으로 변해버린 지리산의 모습은 솔직히 다큐멘터리 등에서나 볼 수 있었을법해 보였던 모습이었죠.


허락된 사람에게만 정상에 오르는 것을 허락한다고 하는 에베레스트 등정만이 산행의 전부는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지리산을 가본 사람이라면 종주를 한 사람이라면 지리산의 참된 산행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거라 여겨집니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 아니면 오르지 못하는 산이 지리산이지만, 산에서 만나게되는 사람들과의 소통도 산행의 맛을 느끼게 합니다. 장시간동안 오르게 되는 지리산의 경우에는 각 숙박소나 대피소마다 산행 도중에 스쳐지나가며 앞서거니 뒷서거리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산에서는 쉽게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얘기들을 들을 수 있는 것 또한 하나의 산행의 묘미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번 종주하지 못하고 도중에 하산하게 되었던 때에는 지방의 대학교 산악회 학생들과 교수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중간 숙박지에서 밤새도록 얘기를 나누던 것이 생각이 나더군요. 화제도 다양해 학생들은 교수에게 학점얘기도 스스럼없이 얘기하기도 했었고, 졸업하게 되면 취업하게 될 일들에 대한 걱정도 얘기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재작년 당시만해도 취업난이 심각했었던 만큼 대학생들은 졸업후가 오히려 걱정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었습니다.

산행이라 어쩌면 그런 것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산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없고, 오로지 준비된 사람만이 지리산에서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산행은 오로지 고지(정상)을 향해 걸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리산의 산행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친구중에 산행을 좋아하는 녀석이 있는데, 간혹 혼자 오르는 지리산 산행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남자의자격>을 시청하면서 내심으로는 약골맴버들이 과연 정상에 오르게 될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남자라면 꼭 해봐야 할 일들 중 하나인 일을 해나가는 모습이라고 느꼈습니다. 수려한 산세나 지루하게 여겨지는 걸음, 그리고 숨이 턱까지 올라오는 지리산 산행은 어쩌면 죽기전에 해봐야 할 일들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고 여겨집니다. 또한 평균이하의 체력을 가지고 있는 <남자의자격> 맴버들에게 조심스럽게 응원을 보냅니다. 낙오자 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함께 정상에 서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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