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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미실의 난으로 비담의 출생이 밝혀질까?

by 뷰티살롱 2009.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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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에 대한 본색을 드러낸 미실은 가장 저열하고도 치졸한 방법을 통해 군사정변을 일으켰습니다. 다름아닌 신라의 최고 결정기권인 화백회의를 통해 덕만공주파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김유신과 알천이 동요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상대등 이하 미실의 세력권 아래에 있던 화백들이 모인 가운데 밀실상정이나 다름없이 진행된 화백회의 안건은 다름아닌 덕만공주가 정무에서 완전히 손을 놓도록 결정하는 법안이었습니다. 이에 격분한 김유신과 알천은 자신들을 따르는 시위부 화랑들을 모아 열성각을 쳐들어갑니다. 그렇지만 미실이 노렸던 것은 화백회의에서의 덕만공주의 정무권한 박탈이 아닌 덕만공주파가 스스로 무력을 사용하도록 종용했던 것이었습니다.

계획되어진 미실(고현정)의 전략은 서라벌 인근에까지 군대를 이끌고 진군하며 주도면밀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열성각에서의 화백회의에 난입한 김유신의 무력진압은 명백히 명분상으로 먼저 무력을 사용했으며, 더 나아가 신라역사상 전무후무하게 화백회의가 열리고 있는 열성각에 칼을 가지고 들어섰다는 점은 반역으로 몰리기에 충분한 모습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사실상 미실의 완벽한 시나리오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먼저 무력을 사용했던 바도 없었거니와 김유신(엄태웅)의 아버지인 김서현(정성모)과 용춘공(도이성)에게 화백회의가 열리는 것을 알렸으니까 말이죠. 일사천리로 진행되어진 미실의 난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44화에서 보여진 미실의 난은 치졸하고 비겁한 수 였습니다. 그렇기에 덕만공주도 "미실이 이렇게까지 망가질리 없다"며 의아스러워합니다. 군사정변을 통해 미실은 자신의 속내를 행동으로 보임으로써 덕만-미실 이라는 두 사람의 대립을 최고조로 만들어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존까지 덕만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미실에게 물어보기도 하며, 속내를 알아내려는 모습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마치 공주의 입장에서 미실의 행동과 생각을 배워나가며 군왕으로써의 자신을 키워가는 듯한 모습이 많았었다 할 수 있었죠. 그렇기에 미실과의 대화장면은 드라마 <선덕여왕>의 또 하나의 묘미를 선사해 주기도 했었습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 마치 무력이 아닌 세치 혀로 덕만-미실의 긴장감을 극도로 높여주었다는 얘기죠.

그런데 상황이 바뀌어 더이상의 문답은 필요치 않는 상황이 되었죠. 미실의 난은 그동안 문답식의 대립이 아닌 행동의 대립으로 극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실과 왕실 복도에서 마추친 덕만은 미실에게 질문을 하자 미실은 과거와는 달리 덕만의 물음에 대답하는 듯 했으나 대답을 회피합니다. 오히려 덕만의 물음에 대해서 "이제부터는 정면승부입니다. 그까짓 질문들은 필요치 않아 보입니다. 공주님도 이제는 너무 많이 성장하셨습니다"라는 속내를 드러내듯이 덕만의 질문에 대답할 뻔 했다고 조소를 보냅니다. 과거 미실이 덕만에게 가졌던 생각은 아직도 배워야 할 어린사람으로 보아왔지만, 어느새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 있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더군요.

미실의 난이 있기에 앞서 미실은 스스로에게 "오늘밤은 가장 긴 밤이 될 것같다. 마치 오랜전 그날처럼"이라며 과거를 떠올립니다. 한편으로 김춘추의 묘사꾼인 염종을 찾아가 이틀동안 비담이 세상밖으로 나오지 못하게끔 위협합니다.

이틀동안의 시간

미실이 염종에게 말한 이틀이라는 시간은 다름아닌 자신 스스로가 군사적 정변을 일으켜 신라를 뒤엎을 시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드라마에서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단순하게 미실이 정변을 일으켜 왕위에 오르게 되는 시간적 모티브라 볼 수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미실과 비담이라는 모자로써의 관계를 부활시키는 시간이 아닐까 싶더군요. 다름아닌 자신이 정변을 일으킴으로써 대권을 찾을 수 있다는 뭐~ 그런거.

그렇지만 한가지 눈에 띠는 것은 미실과 설원공(전노민)과의 대화입니다. 미실이 앞으로 어떤 일을 행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직감하고 있음에도 설원공은 미실의 행동에 석연치 않음을 밝견하는데, 미실은 과거의 자신은 이에 맞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았었고, 사다함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회상합니다. 44회를 기점으로 권력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미실에 대한 평가일 법해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개인적인 야욕에 대해서라기 보다 자신의 아들인 비담에게 보내는 마지막 모정으로만 보여졌습니다.

미실은 설원공과의 대화에서 '저급하고 치졸한 술수'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계획이 어쩌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이는 자신의 행보가 성공하지 못할것이라는 것을 미리부터 알고 있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의 미실이라는 인물은 모든 일들에 대해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행동으로 옮기는 캐릭터에 속합니다. 불가능한 일이라도 미실이라는 인물은 한가지 일을 계획하고 다음 수순에서 실패하게 됨을 알게 되면 미리 그 수까지 간파하고 대피하는 인물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실의 난을 계획하면서 미실은 정작 자신의 안위에 대해서 대피하지 않는 모습이더군요. 이같은 모습은 덕만공주(이요원)의 모습었습니다. 온몸으로 대적하고 죽음을 불사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던 덕만공주의 무모한 행보가 바로 미실에게서 엿보이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덕만공주는 미실이 되어버린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열성각 앞에서의 김유신과 알천의 행동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를 직감하게 되는 모습은 다름아닌 덕만공주가 아닌 미실의 모습이었다는 얘기죠. 드라마에서 덕만-미실의 행동과 생각이 어느순간 뒤바껴있는 모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 달라진 모습은 다름아닌 완전한 자리바꿈, 즉 원래 공주여야 했을 덕만과 후비로 남아있어야 했을 미실이라는 과거의 시간속, 진지왕 폐위 이전에 이미 비담을 잉태했던 미실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시간으로의 역순환을 거침으로써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서게 되는 시간적인 터널, 즉 이틀이라는 시간이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그 이틀동안 비담은 세상에 존재하지도 존재해서도 안되는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실의 난, 비담을 세상에 알리다

미실이 정변을 일으키기에 앞서 찾아간 사람은 다름아닌 덕만공주도 아니고, 진평왕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담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다름아닌 염종이라는 인물입니다. 염종이 미생(정웅인)과 알고 지내는 사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김춘추의 사람임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왜 염종을 찾았을지 의문스러움이 들더군요. 염종에게 비담을 묶어두라는 엄포를 놓습니다.

드라마 자체가 미실의 난을 작가적 상상에 의해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미루어본다면, 그 해답은 의외로 단순해질 법해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덕만공주가 선덕여왕으로 올라서게 됨으로써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사람은 다름아닌 비담이라는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평왕 시대를 보여주고 있는 선덕여왕에서 최고의 권력을 가진 것은 다름아닌 화백회의라는 제도입니다. 그 화백회의의 수장은 다름아닌 상대등이라는 권위를 지니고 있는 귀족이죠. 그런데 선덕여왕 제위시기에 상대등으로 다름아닌 비담이 등극해 있는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담은 아직까지 세상사람들에게 그 존재여부에 대해서 미스테리적인 인물입니다. 즉 출생의 비밀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얘기죠, 덕만공주나 김유신, 알천, 화백회의의 수장인 세종공에 이르기까지 어느누구하나 비담이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단지 미실.... ... 그리고 설원공.

어느날 갑자기 비담을 진지왕의 자식이라고 공표한다면 그 진실을 믿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한사람 있다면 문노(정호빈)인데, 이미 죽음을 당했죠. 그렇기 때문에 비담의 출신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셈이지요.


미실의 압박으로 염종은 비담에게 약을 먹이고 포박해 놓는데는 성공했습니다. 그렇지만 비담은 미실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즉 정변을 통해서 왕위에 오르게 되는 극단의 사태가 벌어질 것임을 간파하게 된 것입니다.

비담은 염종에게 자신이 가지 않으면 안된다며 으름장을 놓고 결박을 풀라하지만 염종은 그럴 수 없다고 합니다. "풀어야 할 이유를, 비담을 풀어주고 미실을 적으로 돌려야 되는 상황을 설득해 보라"며 화를 냅니다. 자신의 목숨을 시시탐탐 위협하는 비담이나 신라라는 나라에서 발붙이며 살고 있는 사람으로써 미실을 적으로 돌리면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뜨릴 수 있는 상황을 얘기해보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비담에게 "도대체가 넌 누구야? 왜 미실이 직접 그런 명을 내린 거야"라며 되묻습니다.  드라마가 44화까지 이어지면서까지 비담에게 누구하나 출생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단 한사람이 바로 염종이라 할 수 있죠.

미실, 군사정변으로 그녀가 지목할 사람은?

미실이 군사정변으로 난을 일으킨 상황으로 그려지고는 있지만, 과연 미실이 신라를 통치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들더군요. 그녀의 꿈은 다름아닌 왕후가 되는 것이었지 왕이 되는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춘추와 덕만에 의해 왕후가 아닌 왕의 꿈을 꾸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변을 통해 권력을 잡게 되었을 때, 그녀가 왕의 지위에 앉게되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름아닌 그녀가 선택한 단 한사람 비담을 신라의 새로운 왕으로 추존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까 싶더군요. 어쩌면 설원랑이 가지고 온 비첩에는 비담의 출생을 확인시킬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들어있지는 않을까 싶습니다. 즉 진지왕 즉위를 문서조작을 통해 이루었듯이 진평왕 이전인 진지왕와 후비인 미실과의 관계를 확인시킴으로써 자신의 아들인 비담의 존재를 알리게 되는 중요한 단서가 들어있지는 않을까 싶더군요.

그렇지만 미실은 한가지 빠뜨린 것이 있었습니다. 다름아닌 비담(김남길)의 마음이었죠. 덕만을 향한 비담의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실은 군사정변으로 실권을 장악하며 자신의 아들을 세상에 알리는데 성공하지만, 정작 자신의 정적인 덕만을 없애는데는 실패하게 될 듯 보여집니다. 다름아닌 비담의 견제로 말이죠. 세상에 출신이 알려진 비담은 그렇게 진지왕의 아들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되고, 역사적으로 전해진 바와 같이 화백회의의 최고 지위인 상대등에까지 오를 수 있게 되지는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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