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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45화, 드라마속 미실의 난은 칠숙의 난일까?

by 뷰티살롱 200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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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인 미실의 깨어난 신라궁을 장악했습니다. 완전한 장악이라기보다는 쉽게 말해 현대사에서 본다면 방송과 언론을 장악한 셈이나 다름없는 모습입니다. 미실의 사람들에 의해 채워진 신라궁은 왕명이 존재하지 않는 듯 합 허수아비꼴로 진평왕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웅크리고 있던 미실의 반격을 보고 있노라면 왜 그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점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이전에는 미실의 꿈은 다름아닌 왕후가 되는 것이었지요. 나라의 절대자가 되기보다는 그 배후에 자리하고 있는 인물, 여인으로써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꿈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실을 깨운 것은 다름아닌 덕만(이요원)과 김춘추(유승호)였습니다. 왕위에 스스로 도전장을 던지며 여인이 왜 왕이 되면 안되는가 하는 모습을 보인 덕만과 골품제도라는 신분제도의 부당성을 설파한 김춘추의 논리가 그간 미실의 계급과 여인이라는 단점을 일거에 깨뜨린 셈이지요.

그렇지만 한가지 왜 미실(고현정)은 진평왕을 살려두게 되었을까요. 사실상 쿠테타나 다름없는 군사정변을 일으킨 마당에 굳이 진평왕(조민기)을 왕의 자리에 그대로 존속시켜 놓는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할 수 있을 법합니다. 특히 신라궁을 장악하고 반대세력인 대등들을 잡아둔 마당에 덕만공주를 역모로 몰 까닭이 있었을까요. 진평왕을 죽이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다면..... ....

미실에게는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스스로 왕위에 오를 것이라고 선언한 마당에 역반역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미실에게도 최대의 적은 있습니다. 덕만공주도 아니고, 그렇다고 김춘추 또한 아니겠지요. 다름아닌 신라의 백성이 그 최대의 적이라 할 수 있으리라 보여집니다. 피신한 왕을 잡아둘 정도로 군사력과 정치적 인맥이 높다 할 수 있지만, 신라를 지탱해주는 것은 여전히 신라의 백성입니다. 그런데, 화백회의 난입이라는 명목으로 군사를 동원하고 김유신(엄태웅)과 알천(이승효) 그 배후의 인물인 덕만을 지목하고 있지만, 정작 명분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들이 화백회의장에 무기를 소지하고 들이닥쳤다 하더라도 대등(김서현(정성모)과 용춘공(도이성)은 명실공히 신라의 귀족세력이자 지배계급)을 포박하기 위해서는 왕의 재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것이죠. 즉 왕의 명령없이는 쿠테타라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가 됩니다.

왕의 권위는 옥새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겠죠. 옥새의 행방이 묘연해진 틈에 김유신과 알천이 탈출에 성공하지만 하나둘씩 붙잡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덕만공주를 궁에서 빠져나가게 하고 김유신마저 미실에게 붙잡히게 됩니다. 그 찰나의 시간동안에 덕만이 궁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은 왕의 칙명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천하의 미실조차도 명분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은 민심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 셈인가 싶더군요. 

그렇지만 배후의 세력인 덕만공주가 궁을 빠져나가고 사로잡힌 김유신 알천 등은 추국을 할 것입니다. 스스로 죄를 자복함으로써 미실이 군사를 일으키게 된 정당성을 세우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김유신과 알천이 덕만을 배후로 지목한다면 덕만은 역적이 되는 결과가 되는 것이고, 미실은 왕권위에 굴림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셈이되겠지요. 그렇지만 결국 그렇게는 되지 않을 듯 보여집니다. 추국을 해도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됨으로써 미실은 어쩌면 왕권은 살려두고 미실만의 권좌를 만들어낼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 새로운 권좌는 사실 한 나라에 두개의 태양이 서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모습이니 민심뿐 아니라 귀족계들도 등을 보이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진평왕의 폐위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니까요. 결국 미실의 난은 명분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 되는 역반역에 해당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은 미실의 난을 최대 하이라이트로 만들어놓고 있는 듯 합니다. 즉 미실의 고현정과 덕만의 이요원 투톱체제의 종결을 미실의 난으로 고착화시켜놓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미실의 난? 들어보지 못한 이같은 신라시대의 난에 대해서 한가지 유추해낼 수 있는 것은 칠숙(안강길)의 난입니다. 진평왕 제위 말기에 일어난 귀족계의 난으로 진평왕은 미리 그 사건을 알아채고 난을 평정했다고 한 기록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진평왕이 심장병에 걸려 얼마 못갈 상황인듯 보여집니다. 시기적으로 재위 말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칠숙 석품의 난은 보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백회의가 열리던 열성각에서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상대등인 세종(독고영재)가 시해당하는 장면이 연출되죠. 그 배우가 다름아닌 석품이죠. 또한 석품(홍경인)에게 사람의 명치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 이가 다름아닌 칠숙입니다.


그리고 그 상대등 시해장면을 바로 옆에서 목격하는 이는 다름아닌 덕충(서동원)입니다. 상대등 시해사건과 결부되어 있는 칠숙과 석품. 상대등은 죽지 않은 상태에서 미실의 난이 진정된다면 그 배후의 인물로 지목될 사람은 다름아닌 칠숙과 석품이죠. 귀족들의 움직임이야 실리를 따를 공산이 큽니다.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며,.... ....역사서에 그 이름조차도 남겨놓지 않으리라"

마야부인(온유선)이 한때 미실에게 저주를 퍼붓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신라의 역사서에 미실이라는 이름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단지 화랑세기 필사본에만 미실이라는 이름이 언급되어 있다고 할만큼 그녀가 실제 신라에서 영향력이 있었던 것이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지극히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 미실인 셈이지요.

나라의 대역죄인은 흔히 구족을 멸족하는 형벌을 받게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그에 버금가는 형벌은 다름아닌 역사서에서 그 이름을 삭제함으로써 존재자체를 없애는 것이 역모의 수괴에게 내려지는 형벌중에 하나죠. <이산>이라는 드라마에서 세초하는 장면이 보여졌습니다. 실록의 초본을 없애는 일이었죠. 사도세자의 기록을 재 정비하는 장면이었는데, 이같이 대역죄인은 역사서에서 아예 이름을 삭제하는 일이 있기도 하더군요. 드라마 <선덕여왕>은 사실 알려져 있는 <칠숙의 난>을 그려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칠숙의 난이 아닌 미실의 난이었다면, 미실은 대역죄인으로써의 수괴로 역사서에 이름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결과가 된 꼴이 되는 셈이고, 그것을 실행시켰던 칠숙과 석품은 구족을 멸하는 행벌로 남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더군요.
과연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난은 칠숙의 난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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