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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43화, 조세개혁에 숨어있는 반전과 또다른 반전

by 뷰티살롱 2009.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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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용 미실이 깨어나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하는 야욕에 맞서기 위해 김춘추와 덕만공주가 손을 잡았습니다. 수나라에서의 유학에서 돌아온 김춘추는 미실새주를 속이기 위해 보량과의 정략적인 결혼을 통해 미실의 손발을 잘라버리려 했었습니다. 다름아닌 미실의 최측근인 세종(독고영재)와 설원공(전노민)이 그 먹이감이었죠. 그렇지만 덕만공주(이요원)의 섬세한 통찰력은 오히려 춘추(유승호)의 계략과 자신의 부군선언으로 인해 잠자고 있는 미실이 지기개를 편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합니다.

미실(고현정)새주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드라마 <선덕여왕>에서의 미실이라는 캐릭터는 왕조차도 넘보지 못하는 지략가로 묘사되고 있는데, 그 권위와 영민스러움은 누구의 접근도 불허하는 절대 무소불위의 인물인 듯 보여집니다. 미실이 힘을 잃고 미실세력이 와해될 것이라 여겼던 김춘추는 미실을 너무도 얕보았던 것은 아니었나 싶더군요.

청유에서 돌아온 미실새주는 자신이 직접 왕위에 오를 것이라 공언하며 세종과 설원간애 벌어진 이간책을 손쉽게 돌려세웠습니다. 그리고 춘추에게 자신과 대적하고자 한다면 새치 혀에서 나오는 말보다는 온몸을 다해서 승부하라고 충고합니다. 미실새주의 위엄있는 말에 어린 춘추는 몹시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하더군요. 그리고는 자신의 어머니의 초상앞에 앉아있는 덕만공주를 보게 됩니다. 덕만이 내민 손을 잡지는 않았지만 무언의 승락을 한 모습이 아니었나 싶은 두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춘추와 덕만이 손을 잡게 된 모습은 미실의 실제 세력이라 할 수 있는 귀족세력을 와해시키기 위한 전략이 구상되고 있을 즈음이었습니다. 미실의 세력을 분열시키기 위한 방법은 다름아닌 조세개혁이었죠. 진흥대제 이후 귀족들에게 하사되어온 땅에 대해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조세법안은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이라 여기며 그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기준점을 잡기에 골목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점에 대한 목적을 김춘추가 알아맞추게 되죠. 자연적으로 춘추와 덕만이 한배를 타게되는 결정적인 장면이 보여졌습니다. 김춘추가 신라로 돌아오면서 생각했을 것에 대해 덕만이 말하자 그때까지도 의연하고 전략가의 기질을 보였던 춘추가 눈물을 흘립니다.
[공주님도 어머님이 돌아가셨을때 저만큼 눈물을 흘리셨습니까....]

43화에서는 미실새주를 견제하기 위해 새롭게 시도되는 조세개혁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조세를 거둬들이는 기준에 대해서 조세비율을 정하는 공표가 있었고, 화백회의를 통해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미실새주 측과 덕만공주 측은 화백회의에서의 조세개혁안에 대한 각각의 대책에 분주했습니다. 첫눈에 보기에는 대귀족세력을 등에 업고 있는 미실의 승리가 된 듯 보였습니다. 다름아닌 만장일치제로 통하는 화백회의에서 10명중 9명이 찬성하고 한명만이 반대의 표를 던짐으로써 덕만의 조세개혁은 물거품이 되는 듯 보였으니까요.

그렇지만 덕만이 숨기는 있는 마지막 히든카드는 조세개혁이 아니었습니다. 조세개혁은 마지막 히든카드를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백성들과 중소귀족들과 지방 호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백회의가 무위로 끝나게 되는 순간에 덕만은 화백제도의 부당성에 대해서 다시 이의를 제기합니다. 신국, 신라를 지탱해왔던 화백회의였지만, 귀족들은 자신들의 이를 위해서 덕만의 조치가 합당하다고 여기며 화백회의의 만장일치제에 대해서 부당성을 보입니다. 완전하게 미실새주의 세력으로 굴림하던 화백회의 참가 귀족들에게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었고, 이는 미실새주의 세력을 와해시킬 수 있는 진패나 다름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나의 과제를 통해서 반전을 이끌어내던 모습에서 한단계 업그레드된 반전에 반전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즉 덕만의 이간계에 미실새주 측이 맞대응으로 오히려 덕만의 계책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려 한 모습이었지만, 덕만은 한발 더 나아가 미실의 세력이라 할 수 있는 귀족회의, 즉 세종이 상대등 수장으로 있는 화백회의를 화해시켜 놓은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였다면 아마도 덕만의 완전한 패배이었을 모습이 조세개혁에 대한 화백회의의 모습이었을 듯 보여집니다. 한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덕만의 패를 간파하고 미실이 대처했을 테니까요. 최소 세 수를 내다보고 일을 꾸민 덕만공주의 계책앞에서 미실의 어쩌면 서서히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점점더 강해지는 덕만과 자신을 잃어가는 미실.... 조세개혁은 미실의 몰락이 시작되는 듯 한 모습이었다 할 수 있었습니다. 선덕여왕에서 자주 회자되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을 얻는자 천하를 얻는다]라는 말이죠. 덕만공주는 조세개혁안으로 지방호족들의 신망을 얻는 데 성공하고 있으며 자신의 세력을 넓히고 있는 반면, 미실새주는 덕만의 계책을 깨뜨리는 데에만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여기에 진골귀족의 최고층으로 불릴만한 김춘추가 덕만과 손을 잡았으니 덕만공주는 고요한 물결위를 순항하던  배가 순풍을 받고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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