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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42화, 미실에게 비담은 어떤 존재일까?

by 뷰티살롱 2009.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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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 있다면 미실이라는 인물이다. 이해되지 않는다기보다는 그녀의 정체가 너무도 극대화되어 있어 깊이를 헤아리지 못한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진흥대제 후비로 간택되어 미색으로 신라의 실권을 잡아버린 사람이 다름아닌 미실이라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국지색이라는 말로 표현될 정도로 미실은 과연 나라를 대표하던 여인이었을까 싶다.

드라마 <선덕여왕>에 등장하는 미실(고현정)은 도저히 그 깊이가 어디까지일까 궁금하기만 하다. 눈꼬리 한번 올라가는 것만으로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기반을 받고 있는 미실은 신라, 계림에서 절대적인 권익을 지니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단 하나 그녀가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면 황후의 꿈이다. 그렇기에 적잖게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하는 덕만(이요원)의 말에 상처입고, 자신의 처지를 개탄해 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한때다. 김춘추(유승호)의 발언으로 일대 파란을 일으키며 신라뿐 아니라 미실 자신에게까지도 신분에 대한 벽이 보여주는 두려움을 스스로 깨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름아닌 스스로 여왕이 되고자 하는 새로운 도전이 꿈틀거린 셈이다.

42화에서 보면 김춘추의 발언으로 골품제가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미실에게까지도 적잖게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해 보이기만 한다. 하루종일 일체의 행동을 삼가며 잠을 자는 모습에서 흡사 김춘추의 계략은 보기좋게 적중하고 미실은 마치 종이호랑이가 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잠에서 깨어난 미실이 택한 것은 다름아닌 청유.... 한가로이 가을나들이라도 가려는 듯이 비담(김남길)과 칠숙(안강길)만을 데리고 청유를 떠났다. 미실이 사라지고 난 계림에는 온통 김춘추의 발언으로 난리법석을 겪는다. 미실세주의 세력들이 사분오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춘추가 보량(박은빈)과의 혼인을 함으로써 미실세주 사후에 있을 세종(독고영재)과 설원공(전노민)의 생존구도에 따른 위협으로 서로간에 불신이 높아져가는 모습이었다.

어찌보면 미실파의 절대절명의 위기라 할 만했다. 개인적으로 미실이 새로운 무리수를 던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짐작했었다. 다름아닌 세종, 즉 현재의 화백회의의 수장인 세종을 버림으로써 김춘추를 새로운 사람으로 인정하게 되는, 즉 김춘추의 계략이 맞아떨어짐으로써 미실-덕만의 대립이 아닌 덕만-춘추의 시대가 오는 듯한 모습으로 예상했었다. 그렇지만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간 모습이었다. 김춘추의 신분제도에 대한 발언으로 그동안 미실은 자신이 그토록 꿈꾸었던 여인으로써의 최고점, 황후의 꿈이 초라하게 여겨졌을 뿐이었다. 결국 김춘추의 계략은 오히려 적의 사기에 불을 집어넣은 것이나 다름없는 모습이다. 드디어 미실은 자실의 꿈을 울타리를 넘어서 더큰 희망을 바라보게 된 시점에 서게 된 모습이다. 

그런데 42화에서 미실과 비담의 관계가 석연찮은 모습을 보인다. 다름아닌 둘 사이에 오가는 대화로 나름대로의 미래에 대한 구상을 언급한다. 또한 미실역시 비담이 자신의 버린 아들임을 인정하고 있는 눈빛을 비담에게 보낸다. 즉 비담에게 자신과의 꿈을 함께 나아갈 것을 제안하는 듯 하지만, 비담의 대답은 확고하다. 인정하지 않은 아들이라는 점, 미실에게 버려진 자신을 인정하지 않은 미실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고집스러움이 드러나 보였다. 그러한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 다름아닌 경국지색과 오리의 비유다. 미실에게 있어서 지금까지의 자신은 나라를 대표하는 미를 가진 여인의 모습으로만 비춰지고, 남자들에게 있어서 그러한 여인의 미는 나라를 망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담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실의 말에 화답하듯 비담은 자신을 오리라 한다. 처음 태어나 보는 사람을 자신의 어미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 다름아닌 오리라는 동물이다. 즉 한번 마음을 준 사람, 덕만에게 비담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는 얘기가 된다.

청유를 떠난 미실과 비담의 대화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그들의 미래를 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들이 어머니와 자식으로 마주하게 되는 때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며, 단지 반대편에 서서 각자의 꿈을 향해 질주하게 될 모습이 연상된다. 미실과 비담은 서로의 의중에 대해 얘기하다 결론적으로 각자의 꿈을 이야기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세주의 꿈은 접으시는게 어떻습니까."
"내가 왜 그래야 되지?"
"내가 있으니까요"
"그렇게는 안되겠군"
"왜 그래야 합니까"
"그야 난 미실이니까"

미실은 비담이 자신이 버린 자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손을 내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청유를 떠난 미실과 비담의 모습에서도 얼핏 보기에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듯 하다. 그렇지만 작가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실이라는 인물은 무섭다는 느낌이 많다. 자신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어떤 길인지를 알고 있다. 미실을 찾아온 덕만(이요원)이 말한 것처럼 미실답지 않은, 지금까지 얻은 모든 것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수 있다는 것은 다름아닌 덕만이 꿈꾸는 것을 미실도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가장 단순한 생각일 법하다.

하지만 더 나아간다면 미실의 행보가 단순히 자기의 꿈을 향한 행보였을까 하는 점이다. 여기에는 한가지 의문점이 든다. 다름아닌 비담이라는 인물이다. 아무리 자신이 버린 자식이라 하더라도 미실에게 있어서 비담은 단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자식에 불과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비담을 보았을 때부터 미실은 비담에게 사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 자주 얘기를 했었다. 그리고 청유를 떠난 모습에서도 비담의 손을 잡아 부추김을 받았다. 자신들의 꿈에 대해서도 각자의 새로운 야망에 대해서 얘기했다. 비담은 덕만을 통해 천년의 대업을 얻을 것이며, 후대에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미실에게 말했다. 미실은 여기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실이니까.

자식과 부모가 아닌 각자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미실은 비담에게 있어서 사람들을 굴복시키는 법에 대해서 가르쳐주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자신이 버린 자식이었지만, 자식인 비담이 꿈을 이루기위해 어찌보면 자신은 역사에 이름이 없어질 반역을 꿈꾸는 모습을 비담에게 보여주고자 함은 아닐까 싶기만 하다. 왜일까. 첫째는 비담이라는 인물이 신라에서 비담의 난이 일어났을 당시까지 화백회의의 수장인 상대등의 지위에 올라설만큼 막강한 권위를 지니게 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결국 비담이 꿈꾸는 미래를 위해서 미실은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즉 자신의 희생이다. 황후가 아닌 왕이 되고자 하는 불가능한 도전은 허상일 뿐이다. 그 허상은 불가능하고 이루지 못하는 꿈이다. 그것은 1차적으로 미실이 성골이 아닌 진흥대제의 후비였다는 점에서 기인할 수 있고, 세력이 막강하다 하더라도 한편으로 쿠데타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신라궁에는 미실의 세력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성공할 확률은 높다 할 수 있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미지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미실을 찾은 덕만은 미실에게 자신은 미실을 닮아간다고 말하며 김춘추에게 놀아난 미실의 행동은 미실답지 못하다고 말한다. 즉 언제나 최고의 적은 미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한다면 덕만 스스로가 여왕이 되고자 선언했다면 미실또한 그에 맞게 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미실에게 덕만이 그리고 있는 원대한 꿈에 대해 자신은 도저히 넘볼 수 없는 상황이다. 성골이라는 신분의 차이가 그러하다. 그렇지만 미실은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 다름아닌 김춘추와 덕만에 의해 깨어진 위정자로써의 꿈이다. 그런데 과연 그 원대한 꿈이 덕만과 김춘추에 의해 깨어난 것이었을까?

개인적으로 다른 모습으로 바라보게 된다. 미실의 변화는 다름아닌 비담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비담을 버리지 않았다면, 덕만과 혼인하게 되고 자신은 왕의 어머니가 되는 셈이니 신라의 모후가 되는 셈이 아닌가. 즉 자신이 바라는 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결과가 되는 셈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비담은 미실과 같은 길을 걷지 않고 각자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 내비쳤다.

미실이 청유를 나선 것이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였을까? 어쩌면 비담이라는 자신이 버린 자식을 위해 자신이 마지막으로 희생함으로써 비담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마지막으로 행한 행보가 아닐까 싶다. 독하게도 어린 아이를 버린 미실이지만, 비담을 버렸을 때에는 오로지 욕망과 욕심이 많았던 어린시절의 미실에 지나지 않았다. 나이가 먹고 세월이 지난 미실에게 있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어쩌면 인생이라는 시간일 법하다. 그렇기에 버린 자식인 비담을 대등하고 청유를 떠난 것은 아니었을까?

앞으로의 전개는 어찌될지는 작가만이 알 수 있다. 미실의 진위가 정말 자신이 왕이 되고자 한 욕심때문이었다면 보기좋게 이 포스팅은 또다시 빗나간 예측이 될법하지만, 자신이 버린 자식 비담을 위한 마지막 행보를 걷기위한 길이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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