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정치적 근간은 화백제도라는 귀족들의 합의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취한다. 왕권보다 더 위에 있는 것이 화백, 즉 귀족임을 시사한다. (사진 = MBC 선덕여왕)

인기드라마인 <선덕여왕>이 40회를 넘기면서 본격적인 권력의 줄다리기를 시작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간 의문투성이로 보임직하던 김춘추(유승호)가 드디어 알에서 깨어나듯이 권력투쟁의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덕만공주에서 덕만여왕으로의, 아니 선덕여왕으로의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러한 권력의 줄다리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부분이 40회에서부터라 할만하다.

기존까지 덕만(이요원)에게는 최대의 난적이라 할 수 있는 미실(고현정)이 있었다. 공주로 복권되면서 미실과의 대화로 공주의 임무와 화백제도를 이끌어나가는 진골, 즉 귀족들을 다스려나가는 법을 터득해 나갔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귀족들을 다스려나가는법을 터득해 나갔다기 보다는 그들의 습성과 그들의 야망, 왕실에 대한, 정치에 대한, 신라의 정세에 대한 학습의 과정이었다고 해도 타당할법하다. 그 때문에 미실과의 대적을 우회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성골로써의 자기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할만하다.

그 때문에 덕만에게 있어서 최대 적수는 아직까지는 미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미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단계로까지 성장해 나갔다. 그러한 모습은 미실이 덕만에게 일침을 당한 "나라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일갈로 판가름이 난 모습이다. 덕만의 성장으로 미실과 덕만은 성분적으로 정상적인 위치에 올라서게 된 모습이다. 성골과 진골이라는 극명한 신라의 신분제도에서 덕만은 신분적으로뿐만 아니라 미래나 지략에서도 미실을 누룰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서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덕만이 쉽사리 왕위에 오를 수는 없는 일이다. 그 과정이 이제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같은 모습은 충신으로 기록될만한 김유신(엄태웅)의 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기존까지는 맹목적으로 헌신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가야의 월야(주상욱)가 딴지아닌 딴지를 걸기가 무섭게 덕만공주의 치세가 잘못된다면 자신이 쿠테다를 일으킬 것이라고 발언한다. 그 말의 뜻이 월야의 의심을 종식시키기 위한 말이었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덕만에게 이미 위정자로써의 위치에 올라섰음을 암시하는 말이나 다름없어 보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입지또한 권력의 상층부에 올라섰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거기에 쇄기를 박은 것은 다름아닌 김춘추라 할 수 있다. 주군으로써의 자신의 입장을 밝힌 덕만공주지만, 미실파에 의해 진골인 김춘추와의 혼인을 화두로 내세우며 왕실안으로 들어선 김춘추는 "골품제"에 대해 맹 비난 발언을 한다. 김춘추라는 인물은 사실상 진골이라 하지만, 엄밀히 말해 성골의 입장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그런 김춘추의 발언은 사실상 진골에게도 성골에게도 적지않은 파란이다. 그렇지만 그에 비해 김춘추에게는 이쪽에도 실리가 있을 수 있고, 저쪽에도 실리가 있는 입장이다. 골품제가 신성한 제도였다 모아진다면 자신의 입지, 즉 출신성분으로 인해 입지가 굳혀지는 셈이고,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진골이라는 성분으로써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삼한지세를 통해 일거에 왕으로 굴림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총명함으로 친다면 사실 가장 두려워해야 할 인물이 바로 김춘추이기 때문이다.

김춘추의 발언은 진골귀족들에게 적잖게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어보인다. 누구나 왕이 될 수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즉 성골이었던 기존의 왕위 계승에서 진골도 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에 미실도 여왕으로 굴림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또한 세종또한 마찬가지다. 이는 비담도 예외는 아니다. 그 때문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일이다. 즉 분열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미실에게는 어떨까. 미실은 사실 신분적 스트레스에 갇혀있는 캐릭터다. 그 때문에 덕만의 말한마디에 녹다운되기도 했다. 김춘추의 발언은 어찌보면 미실에게는 자신도 왕이 될수 있다는 야망보다는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의지가 더 발현될 것으로 보여진다. 즉 권력의 진짜배기 싸움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이러한 분석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고 있는 개인적인 의견일 뿐 작가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40회를 시청하면서 미실과 덕만의 힘겨루기만으로 일관하던 모습에서 일거에 화살이 시위에 있을 때의 팽팽하던 모습에서 마치 시위를 떠난 것처럼 과녁이 어디일지 모를만큼 혼돈스러움을 느낀다. 과연 김춘추의 말의 의미는 어떤 것이었을까 궁금하다.
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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