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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39화, 덕만의 영원한 멘토 미실의 대화가 흥미롭다

by 뷰티살롱 2009.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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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BC 선덕여왕>

사극드라마의 장르는 과거의 시간을 들이켜 보는 묘미가 있다. 그것이 비단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이라 하지만, 드라마에서의 역사적 허구는 늘 존재한다. 역사학자의 눈에서 기술되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이러한 역사적 왜곡은 있기 마련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듯 하다. 특히나 선덕여왕에서는 그러하다. 개인적으로 선덕여왕에 비추어진  역사왜곡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바라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드라마의 왜곡된 부분은 여러 문서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역사적인 지식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의 시대상에 대한 정보에 대해서도 사실 드라마를 통해 알아가기 보다는 드라마를 시청함으로써 "정말 그랬을까?"라는 의혹이 생겨나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각종 정보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 때문에 한편으로는 새롭게 역사지식을 습득해 나가는 모습이다. 사극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한편으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귀추해냄으로써 알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사극 드라마는 과거를 가름해 재현해나간다는 것이기에 현재의 생활상에 대해서 적잖게 비교해 나갈 수 있는 모습을 담는다. 그 때문에 현재의 사회에 대한 이슈를 꼬집어 풍자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간혹 눈길을 끌곤 한다. 사극이라는 장르는 이러한 풍자와 해학의 묘미를 과거의 시간대로 돌림으로써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취하기도 한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인기가 월화드라마로는 사실 견제의 대상이 없을 정도로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40%대를 넘김으로써 필적할만한 드라마가 없다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선덕여왕>의 재미는 높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덕만(이요원)과 미실(고현정)의 대화법에 흥미를 가지고 시청하는 편이다. 유신(엄태웅)의 낭도시절에야 미실과의 대면이 적었었다 하지만 공주로 복권되면서부터 덕만은 미실과의 회합을 자주 가지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사람을 다스리는 법과 권력이라는 것에 대해 서로의 이견을 달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인지를 가름하기는 실상 어려운 일이다. 구구절절 서로가 주장하는 이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위정자가 되기 위한 첫 단계라 할 수 있는 덕만에게 정치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배워나가는 교육과도 같은 모습이 바로 미실과의 대화법에서 드러난다.

백성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도 39화에서는 적절하게 드러나 보이고 있다. 즉물적이냐 아니면 희망이냐를 놓고 백성을 가름하는 미실과 덕만의 대화는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인지를 가름하기 어렵다. 그 때문인지 덕만은 자신의 의지가 옳은 것이라 굳게 믿어왔지만, 안강성 주민들이 덕만이 나누어준 곡식과 농기구를 가지고  도주하는 모습에 미실의 말을 떠올린다. 그리고 촌장을 죽이면서도 미실의 말이 계속적으로 반복되어 덕만을 옥죄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하고 희망을 버거워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이는 어찌보면 미실이 겪고 있는 신라를 지배하는 자, 주인이 아니라 소속되어 있는 사람만이 느끼는 비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미실은 권력을 지니고는 있지만 신분적으로 나라의 위정자라 할 수 있는 통치자는 전혀 무관하다. 끊임없이 자신은 통치자의 반열에 올려놓으려 했지만, 미실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에 반해 이미 신분적으로 통치자의 반열에 올라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덕만공주다.

권력을 가지고 있는 미실은 사실 힘없이 자신들의 손아귀에 쥐어진 곡식과 농기구를 들고 달아난 농민들과 같은 처지라 할 수 있다. 농민들에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걱정거리이며, 최종적인 목표인 곡식과 땅이라면 미실에게는 통치의 자격이 주어질법한 왕후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손아귀에 틀어쥘 수 없는 미실에게 지배자가 되는 것은 하나의 꿈이라 할 수 있다. 통치 혹은  정치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실에게 부족함이 있다면, 신분의 벽이라 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덕만은 미실의 정치적 견해에 대해서 항시 경청하며 뒤를 쫓는다. 아니 뒤를 쫓는다기 보다는 오류를 집어냄으로써 새롭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표현이 옳을 법하다. 덕만은 과거에 미실이 경험했던 잘못을 답습하기 보다 정치적 입문을 위해 자신의 꿈을 완성시키는 최적의 멘토를 미실로 정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또한 자신의 사상을 미실의 의지와 견주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는 모습을 그려나가고 있다. 그 때문에 미실은 덕만의 최대 적수이기에 앞서 최적의 멘토가 아닌가 싶은 모습들을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덕만과 미실의 대화법이 흥미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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