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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36화, 미실에게 무릎꿇은 김유신이 의미하는 것은?

by 뷰티살롱 2009.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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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36화에서 눈길을 끈 것은 단연 김유신(엄태웅)의 결심이라 할 수 있었다. 김유신은 곧은 성품으로 미실과의 대면에서 "자신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시신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결코 미실에게 가지 않을 것임을 밝혔던 바 있었다. 그런 김유신이 미실(고현정)에게 무릎을 꿇으며 미실의 품으로 들어갈 것을 간청했다.

이는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일까.
첫번째는 덕만공주(이요원)에 대한 배신이라 할 수 있다. 엄밀하게 말해 배신이라는 표현이 옳지 않을 것이라 여겨지지만 과거 김유신의 행적을 살펴보면 절대적인 충성을 보였었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결코  부러지지 않을 것 같았던 김유신은 덕만에게 있어서 드러내지 않은 연인이자 동반자와 같은 존재였다 할만하다.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다잡고 신라라는 나라에서 공주로 아니 군주로써의 모습을 찾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던 것은 김유신의 올곧은 성품과 고집이 한몫을 했었다고 보여진다. 그런 김유신이 미실의 곁으로 떠난다는 것은 한편으로 덕만공주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없어져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대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김유신이라 할 수 있지만, 덕만과 김유신의 관계에서 볼때, 아름다운 배신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다.

두번째는 자신을 버리고 큰것을 얻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유신은 칠숙(안강길)과의 비재대결을 통해 화랑의 수장으로 임명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위치에 있다. 그렇지만 설원공(전노민)과 미실의 계책으로 삼량주로 내쳐진 가야유민을 김서현 일가가 받아들인 이유가 발목을 잡고 말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따라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가야의 암살조직, 부흥세력이라 할 수 있는 복야회의 수장을 내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수장인 월야(주상욱)의 죽음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김유신은 복야회를 내어주기보다는 자신을 희생하는 방법을 택한다.
"굴욕은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사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즉 사람을 얻은 자가 천하를 얻는다"
맹목적인 충성보다는 대의를 생각하게 되는 시점을 맞게 되는 모습이라 할수 있다. 이는 철부지같던 유년의 모습에서 성인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법하다. 즉 덕만공주 한사람만을 향한 마음에서 사람 즉, 백성을 생각하는 큰 그릇으로 발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얘기가 된다. 물론 드라마에서 볼 때, 김유신의 백성(가야유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각별했었다 할 수 있지만, 자신을 희생하는 과정을 감수하면서까지 발전하지는 않았었다. 즉 미실에게 무릎을 꿇음으로써 김유신은 자신의 자존심을 죽여버린 것이다. 자존심의 죽음은 무사에게 있어서 죽음 그 자체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자존심을 버림으로써 세력을 얻게 되는 결정적 계기를 맞게 된다. 즉 자신을 버렸지만, 그 댓가로 가야세력을 완전하게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번째는 김춘추와의 만남을 예고한다. 김유신이 미실의 편으로 들어감으로써 실질적으로 맹목적인 덕만공주의 편이 아닌 덕만의 편도 그렇다고 미실의 편도 아닌 중간자적 입장에 놓이게 되는 상황이지만, 이같은 모습은 탕아로 돌아온 천명공주(박예진)의 아들인 김춘추(유승호)도 마찬가지다. 덕만을 버리고 미생(정웅인)과 색주가와 게임장을 드나드는 김춘추는 기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상황이다. 범의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는 형국이지만, 사실상 가장 안전한 방법중 하나가 등잔밑이 어둡다라는 표현이 생각나듯이 미실의 측근과 관계하는 것이 춘추에게는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분명 김유신과의 만남은 필연적이다. 김유신과 김춘추의 만남은  군사력과 외교력이 만나게 되는 신라의 부흥이 비로서 이루어지는 결과를 빗어낸다.

절대적인 충성에서 포괄적인 대의를 택한 김유신의 행보가 주목받게 되는 이유는 어쩌면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보여진다. 한 나라의 군주를 택하게 된 덕만공주는 그 선택권을 집어든 순간부터 김유신이라는 한 남자를 버렸어야 했었다. 그 버림을 덕만공주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김유신 스스로 답을 내렸다고 할 수 있다. 연모의 정은 남녀관계에 있어서 버릴 수 없는 정이라 할수 있겠지만, 김유신은 장차 군주가 될 덕만에게 무언의 뜻을 전하고 있는 셈이다. 남자의 사랑을 버리고 외로움을 택해야 하는 길이 군주이며, 군주는 백성의 안위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안타깝게 느껴지던 엄태웅의 연기가 물이 오르고 있는 모습이 반갑기만 하다. 과거 엄포스라는 표현이 다시금 고개를 쳐들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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