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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유승호, 비밀병기 김춘추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

by 뷰티살롱 2009.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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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BC 선덕여왕>

인기 사극드라마인 <선덕여왕> 35화에서는 선덕여왕의 오른팔이자 동반자로 그려지고 있는 김유신(엄태웅)이 칠숙(안강길)과의 최종 비재대결에서 10합을 막아내며 15대 풍월주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김유신의 풍월주 등극은 선덕여왕인 덕만공주에게는 새로운 이정표가 되는 모티브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김유신이라는 든든한 아군을 얻는 동시에 김유신을 잃게되는 시발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김유신이 화랑이라는 자리에 있을 때에는 덕만공주의 호위무사격으로 오로지 덕만공주만을 바라보면 되는 자리에 있는 것이지만, 화랑의 수장격인 풍월주의 자리는 그동안 주군이었던 덕만공주에게 새로운 힘을 실어주는 권력을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맹목적 충성보다는 이해득실을 가려 덕만공주를 보좌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라 할 수 있다. 무작정 덕만공주의 편에 힘을 실기보다는 보다 광범위한 지략을 통해 덕만공주에게 보탬이 되는 역할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화랑의 최고수장인 풍월주라는 권력자로 등재됨으로써 자신의 적인 미실(고현정)과도 때론 타협이 필요하게 된 시점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한편으로는 이해득실을 가려 덕만공주에게 얻이 되는 경우를 따져 자신을 희생하면서 덕만의 뜻을 거슬려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어쩌면 이러한 모습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덕만(이요원)과 유신 사이에 흐르고 있는 애뜻한 사랑의 변신이라 할 수도 있을 법하다.


유신의 풍월주에 버금가게 35화에서 눈길을 끄는 사람은 다름아닌 김춘추(유승호)의 행보다. 사실 김춘추라는 인물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묘하게도 덕만공주와의 관계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없지않아 존재했었다. 마냥 천명공주(박예진)의 아들이라는 신분때문에 이모격으로 등장한 덕만에게 호의적일 것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예초 예상되었던 모습과 일치하게 김춘추는 덕만과의 상봉에서 기쁨보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천명공주의 죽음, 언니의 죽음에 슬퍼하는 덕만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김춘추는 슬픔의 표정을 짓기보다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 한편으로 애절함이 서려있는 모습이었다. 수나라로 떠난 김춘추는 이제 갓 5~6세 가량이 된 듯해 보였었고, 신라로 돌아온 것은 10여년이 지난 시간이 지난 이후로 보여진다. 그동안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라고는 남아있는 편지가 전부였다. 한편으로 어린 시절에 외국에서 보내야 했던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회상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속에 깊게 새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자신이 신라로 돌아와도 된다는 어머니의 말에 앞서 어머니의 죽음을 듣게 된 김춘추에게 과연 신라라는 나라는 어떠한 느낌이었을까. 자신의 신분에 대한, 귀족이라는 신분이나 아니면 신라라는 연합국가라는 거대한 의미보다 모든 것들의 의혹속에 빠져들게 만들었을 법하다. 대남보와의 동행으로 신라로 들어온 김춘추가 행보를 감추고 주변인물들에게 신라궁에 대한 정황을 파악하는 모습을 보면서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을 법하다.

김춘추라는 인물은 사실 신라라는 나라에서 어느누구하나 믿을 수 없는 불신에 쌓여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왜 자신의 어머니가 죽음을 당해야 했는지가 가장 큰 의혹이라 할 수 있고, 그 다음은 어머니가 자신을 수나라에 보낸 이유가 될 법하다. 또한 이러한 이유들에 대해서 알아내는 과정을 밟아감으로써 자신이 진정 대적해야 할 상대가 누구인지 밝혀내는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라 할만하다. 이모로 등장한 덕만공주는 김춘추의 기억속에는 자리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다. 그에 비해 미실은 자신이 어릴시절 보아왔던 사람으로 어찌보면 덕만공주에 대한 의혹을 품기에 충분하다.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과 때를 같이해 나타난 덕만공주, 즉 자신의 이모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선덕여왕은 김춘추의 추리극장이 점차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할수 있는 모습이다. 왕실의 권력다툼과는 상관없이 김춘추라는 인물은 새로운 세계에서 등장한 인물이다. 수나라에서 오랜기간동안 유학(?)하다 돌아온 인물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미실을 믿을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이모라 하는 덕만을 믿을 것인지, 김춘추의 입김하나로 덕만공주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또 한가지 주목되는 이유는 김춘추의 성향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죽음을 당한 신라라는 나라에서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아내야 하는 것과 또 한편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아내야 하는 입장에 있는 김춘추에게 믿을만한 사람은 사실상 아무도 없는 상황이다. 이는 신라의 왕인 진평왕(조민기)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실질적인 실권자이자 군권을 쥐고 있는 왕이었다는 점에서 본다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기에 진평왕에게 의지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겠지만,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은 왕의 권력이 허수하비임을 직감하고 있다고 할만하다. 이는 무작정 진평왕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김춘추 스스로가 의혹을 풀어야 하고 스스로가 길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잘못된 판단으로 미실의 편에 들어설수도 있지만, 이같은 모습은 훗날 무열왕으로 성장해나가는 성장통으로 그려질 수 있는 중요한 모습을 그려낼 수 있다. 자신의 감정과 의중을  철저하게 숨기고 위장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셈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최종병기라는 말이 새삼스레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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