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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신라의 뜻과 화랑도가 지닌 의미는 같은 것?

by 뷰티살롱 2009.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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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BC 선덕여왕>

인기드라마 MBC의 <선덕여왕>에서 15대 화랑의 풍월주를 뽑는 비재가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다. 풍월주라는 자리는 사실상 화랑들의 우두머리라는 자리라 할 수 있다. 국선 문노(정호빈)와 미실의 측근으로 등장하는 미생(정웅인)과 세종(독고영재), 하종(김정현), 설원(전노민) 등은 역대 풍월주 자리에 올랐던 인물들고 이전에 등장했던 사다함 역시 풍월주의 자리에 있었던 인물들이다.

역대 풍월주의 자리를 살펴보게 되면 사실상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장성해서는 신라의 군권을 맡게되기도 하고 정치적 결정권을 지니게 되는 화백회의에 참석하게 되는 기대주로 성장한다. 일종의 군사 정치를 막론한 사관학교나 다름없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15대 풍월주를 뽑는 비재를 주관하는 인물이 문노여야 하는 것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법하다.

과거 화랑이라는 집단은 한마디로 귀족자녀들이 심신을 수양하고 무예를 연마하는 청소년 집단에 속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화랑이라는 집단이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군사적인 성향을 띤 집단은 아니었다. 화랑세기에 따르면 화랑은 선도의 조직으로 그 기원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또한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지만 화랑으로 바뀌게 되면서 남성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서 화랑은 낭도를 거느리게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처음 화랑의 태생은 무술을 연마하는 준 군사적 성향을 띠고 있는 조직은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화랑의  수하에 둔 낭도의 편제를 바꾸어놓은 이가 바로 문노 즉, 8대 풍월주에서 시작된다. 즉 문노이전의 하종이나 세종, 사다함 등이 풍월주에 오르기는 했지만, 엄밀하게 말해 무술이 출중하다는 것은 아니었고, 수련집단의 성향을 띠지는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문노에 의해 준군사적인 조직을 갖추게 된 화랑으로써는 일종의 아버지격인 인물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15대 풍월주를 뽑는 비재를 주관하는 문노의 질문에서 두번째 질문이 신라의 뜻이 무엇인가 라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진흥왕의 원대한 꿈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32화에서 미실(고현정)과 거칠부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편찬을 통한 왕권강화를 의미한다는 대화가 오갔다. 왕권강화는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고 그보다 더 원대한 꿈이 숨어있을 법해 보이지만 우선 왕권강화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신라라는 나라는 말 그대로 주변의 부족국가의 문화들을 흡수함으로써 하나의 국가를 형성한 나라였다. 그 때문에 국가의 지배체제는 왕이 아닌 부족의 귀족들이 쥐고 있었다 할 수 있다.

화랑이라는 태초의 체제는 사실상 귀족자녀들의 수양을 위해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었을 듯해 보인다. 이를 통해 향후 미래의 정치인이나 장수들을 배출해냄으로써 귀족의 지배체제를 확고히 해 나가는 조직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체제를 바꿔놓은 인물이 문노라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심신수양이나 귀족들의 계급주의에 의 해 형성되어 있던 화랑의 체제를 준군사적 형태로 전환시켜 놓는 셈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문노 이후에도 귀족들의 권력에 좌우되는 도구로 남아있었다 할 수 있다.

15대 풍월주인 김유신(엄태웅) 시대로 넘어가면서 일종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이는 어찌보면 문노라는 인물에 의해 새롭게 편재된 화랑이라는 조직이 또한번 변화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물론 드라마이기 때문에 흥미를 끌기위해 포장된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문노라는 인물은 신라사회에서 최고층의 귀족집단에 속해있던 인물은 아니었다고 한다. 특히 권력적인 면보다는 인의와 충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었던 인물로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어찌보면 화랑이라는 쓰임새를 왕실의 권위강화에 힘을 쓴 인물이었다 할 수 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문노는 사실상 신라가 지니고 있는 세번째 뜻을 모르고 있는 상태다. 그것을 알고 있는 인물은 다름아닌 미실(고현정)과 세종(독고영재) 두 사람뿐이다. 그 뜻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장인인 거칠부가 국사를 편찬했지만, 실상 미실과 세종에 의해 역사는 조작되어지고, 뜻은 감추어졌다. 결국 문노가 찾으려는 답은 미실이 대답해 주지 못한다면 얻지 못하는 것이 되어버린 셈이다.

미실이 비밀에 붙이려 했던 것은 다름아닌 신라의 세번째 의미인 왕권강화에 있다. 이는 문노의 장인인 거칠부가 말하려던 것과 진흥왕이 품었던 원대한 꿈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화랑이라 할 수 있다. 기존 화랑이라는 조직이 세습적이고 귀족의 권위를 위해서 만들어졌고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볼때, 문노에 의해 준군사적인 형태로 발전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귀족집단의 권력을 유지시켜주는 도구로 전락해 있는 모습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화랑도의 윤리지침이라 할 수 있는원광법사가 전해준 다섯가지 수신계인 화랑도의 실천이념인 세속오계가 다름아닌 진평왕 시기에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우연으로 보기보다는 화랑도가 하나의 변환점을 맞게 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세속오계의 첫번째 항목은 다름아닌 사군이충, 즉 왕에게 충성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준군사적 조직체에서 왕위 호위부대로 바뀌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후일 화랑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루는 초석이 된다고 하는 만큼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말하는 원대한 꿈은 어찌보면 화랑도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문노가 알지 못했던 신라의 세번째 뜻을 알게 됨으로써 자신의 정립해놓은 화랑을 새롭게 변화시키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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