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수목드라마인 <혼>이 8화를 지나면서 마디막 엔딩을 남겨두고 있다. 배도식(김갑수)이 경찰에 붙잡히고 하나(임주은)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모습으로 전환되었지만, 공교롭게도 주인공 신류(이서진)은 변화를 맞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8화의 마지막 엔딩장면은 섬뜩한 모습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이쯤되면 누구나 신류가 악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아니 살인마로 변화되고 있다는 예측이 맞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럼에도 왜 신류에게 악마적 본성, 정확하게 말하자면 살인본성이 살아나 화이트 칼라를 잔인하게 죽이는 심판자라는 의심이 들지는 않는다. 왜일까?
신류가 살인범이 아닐 수도 있다는 예측은 어찌보면 두가지로 귀결될만하다. 하나는 신류의 다른 인격체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인격체로 볼 수 신류에게는 정석과도 같은 것이 존재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사고라는 것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만물의 영장이 지니고 있는 사고의 개념, 즉 생각하는 것, 감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얘기다. 그 때문에 분노보다는 감정조절을 극대화시켜 자신의 감정을 억누룰 수 있는 인간형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격은 분리될 수 있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한편으로 분노하고 화를 내는 인격체가 무의식적으로 한쪽 인격이 잠들어있을 때, 깨어나게 된다는 이론이다. 흔히 인격분리라고 불리는 도플갱어라는 것이 그것이다.
오래전 영화인데, 헐리우드 배우인 드류베리모어 주연의 <도플갱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는 평소 상냥하고 조용하던 주인공이 잠이 들면 다른 인격체가 생겨나 사람들을 죽이게 된다. 인격의 완전분리를 통해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같은 몸을 가지고 있기에 같은 곳에서 의식이 깨어있는 곳에서는 마주치지 못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 <혼>의 8회에서 보여진 모습으로는 신류가 악몽에 시달리는 장면이 비춰진다. 그리고 그 꿈속에서 자신이 사람들을 죽이는 장면이 보여지게 된다. 빙의가 일어나는 하나에게 지난밤의 일들이 마치 꿈속의 일어난 것처럼 느껴지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렇지만 어디에도 신류가 정말 사람들을 죽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은 보여지지 않았다. 하나에게 동생 두나(지연)의 혼이 들어와 사람들을 죽인다는 점에서 볼때, 신류가 꿈속에서 사람들을 죽이는 모습은 분명 하나가 저질른 살인과는 다른 모습이다. 일종의 다른 인격체에 의해서 저질러진 살인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드라마 <혼>으로 돌아가 신류의 인격분리에 대해서 의문점이 남는다. 자기자신에 의해서 살인하게 되는 즉 심판자가 되는 경우에는 인격분리에 의해 다른 성향을 가진 신류가 세상밖으로 나와 살인을 하게 된다. 그런데 드라마상에서 비춰진 신류는 사고의 절제를 할 줄 아는 인간형이다. 그 절제력이 일반인들보다 더 높게 그려지고 있다. 도플갱어 식의 심판자가 될 수는 없어보인다는 얘기다.
한가지 절제력과 이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최면에 빠지기 쉽다는 사실을 놓고 볼때, 과연 심판자가 누구일지를 가름하게 하는 부분이다. 살인을 한 심판자의 정체가 신류가 될 법해 보이지만 사실상 신류라는 인물의 내면에 존재하고 있던 악마가 깨어난 것인지 적잖게 의심스러운 모습이기도 하다. 하나의 반전이 예상되는 모습이라는 얘기다.
수목드라마로는 높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혼>은 지적 심리학과 호러의 심령술이 만나 일부의 마니아층을 모으고 있는 드라마로 보여진다. 시나리오도 탄탄한 모습이고,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너무 깊게 생각해서일까?
반응형
'일반드라마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 9화, 신류가 된 백도식, 백도식으로 변해가는 신류 (3) | 2009.09.03 |
---|---|
솔약국집아들들, 수진-진풍의 순애보와 OST가 시청자를 울렸다 (5) | 2009.08.31 |
혼 8화, 마니아층을 부르는 3가지 이유 (16) | 2009.08.28 |
혼 7화, 킬러 김광규-그가 주목받아야 할 이유 (12) | 2009.08.27 |
납량특집 혼, 유난히 많은 수중촬영 왜일까? (2) | 2009.08.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