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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혼 7화, 킬러 김광규-그가 주목받아야 할 이유

by 뷰티살롱 2009.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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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혼에서 백도식의 킬러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김광규는 기존 크크섬의 비밀과 환상의커플에서 코믹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드라마의 인기공식을 살펴보면 주인공에 의해 주도되는 드라마가 있는 방면, 조연배우들의 톡톡티는 열연에 인기를 얻는 경우도 많다. 다수의 배우들이 주연배우들로 등장하는 드라마에서 흔히 나타나는 조연배우들의 열연은 주연급 배우들이 연출해내지 못하는 색다른 묘미를 선사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주연이 다수가 출연하는 드라마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이다.

드라마 <혼>을 보게 되면 몇 장면 등장하지도 않았지만 강한 임팩트를 선사한 배우가 눈에 띤다. 바로 킬러로 등장하며 하나(이주은)와 프로파일러 신류(이서진)을 위협하는 김광규라는 배우가 그러한 모습일 법하다. 애드리브의 황제인 임현식이나 최근 인기 드라마인 <선덕여왕>에서 조연배우로 덕만의 측근으로 등장해 감초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류담과 이문식은 극의 반전을 일으키는데 손색이 없는 조연급 배우들이다. 반전이라는 표현이 다소 과할 수 있을 법한데, 다름아닌 긴장되는 순간이나 혹은 지루하게 흐를 수 있는 단계에서 등장해 웃음을 선사하며 흐름을 반전시킨다는 의미다.

드라마 <혼>에서 킬러로 등장한 김광규는 다소 지루하게 이어질 수 있을 때 등장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특히 드라마 혼은 기존 호러물이나 괴기드라마 혹은 영혼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장르와는 달리 주인공이 마치 동화책을 읽어주는 듯한 묘한 전개방식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빙의된 하나에 의해 죄지은 자들이 단죄받고 죽음을 맞는 장면이 보여지며 잔인하고도 섬뜩스런 모습이지만, 정작 주변 인물들을 이어놓고 있는 주인공은 다름아닌 신류라는 범죄 프로파일러다. 약간의 긴장감을 주기 위해 연쇄살인범과 격투를 벌이기도 한 신류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범죄가 일어나고 살인범이 모습을 나타내지만 정작 주인공 신류는 범죄에 대한 데싱을 하기에 여념이 없다. 범죄가 일어나고 살인자가 어떻게 도망을 쳤는지, 연쇄살인범이 변화될 수 없다는 혹은 살인자들을 찾아내 일반인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게 의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대학강단을 종횡무진 누빈다. 이러한 화자적 설명은 단지 강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살인현장으로 이어져 시청자들에게 범죄가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설명하는 듯한 인물 설정을 취한다. 이는 추적60분에서 프로그램을 설명해주는 진행자의 모습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최고의 난적이라 할 수 있는 백도식(김갑수)과 그의 아들을 창고에 감금하며 단지 두발의 총알이 든 총을 들여놓고 백도식의 손에 의해 자식이 죽음으로써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 말하고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드라마 혼에 대한 진부한 설명을 하는 듯한 모습"을 취한다. 그런 신류와 통렬한 맞짱을 뜬 사람은 유일하게도 드라마가 7화까지 이어지면서 한사람, 킬러가 전부다. 백도식과의 긴장감 넘치던 액션을 혹시라도 기대하고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아무런 저항없이 백도식의 두려움을 찾아내 인생을 두려움이라는 감옥에 갇혀살아야만 할 것이라는 묘한 여운을 남겨줄 뿐이었다.

킬러로 등장한 김광규는 신인배우가 아니다. 지금까지 흥행드라마에서 흔히 열연했던 중견배우라 할만하다. 한예슬과 오지호가 출연해 공전의 히트를 쳤던 <환상의커플>에서 공실장 역으로 출연해 코믹연기를 선사했으며, 시트콤인 <크크섬의비밀>과 올해 방영된 바 있는 <그저바라보다가>에서도 출연해 코믹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배우다.

<혼>에 출연한 배우 김광규는 기존 드라마에서 보여지던 이미지와는 완전 180도 달라진 새로운 캐릭터였다.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로 웃음을 자아내던 모습을 벗어버리고 잔인한 살인마로 돌변해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드라마 <혼>이 신인배우들로 채우져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나레이터형 전개와도 같은 드라마 형식에서 유일하게 주인공 신류와의 긴장감을 던져주고 있다. 범죄에 대한 프리엔테이션에 집중하고 있고, 빙의된 하나는 원혼들의 억울함에 이끌려 사람들을 죽이며 괴기스러움과 공포스러움을 자아내기도 하고, 알쏭달쏭한 퍼즐맞추기와도 같은 형태로 이어져 있는 드라마 <혼>은 말 그대로 어디까지 와 있는지조차도 모를만큼 3차원적 입체속에서 당황스럽게 만든다. 그런데 킬러의 등장으로 일순간 드라마 자체가 긴장감에 휩싸인다. 이는 빙의된 상태로 사람들을 죽여나가는 하나보다 더 큰 임팩트마저 선보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귀신보다는 사람이 더 무서움을 느끼는 것일까, 손에 들고 있는 칼이 지닌 공포가 더 체감되는 것이었을까.

드라마 <혼>에서 킬러의 정체역시 신류와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는 인물이다. 첫 등장에서는 단지 백도식의 하수인으로 청부살인자 쯤으로 쉽게 넘어갈 법한 인물이었지만, 신류와 정면으로 부딪치며 난투극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킬러의 정체가 밝혀지고 순간적으로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라는 공식을 갖는 심리 서스펜스류로 급작스럽게 선회했다. 완전한 연기변신과 드라마에서 긴장감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한 배우 김광규의 모습이 주목받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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