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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엄태웅-이요원의 합종연횡이 되어야 한다

by 뷰티살롱 2009.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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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초반전부터 섣불리 평가절하되고 있는 배우가 <선덕여왕>에서 김유신 역의 엄태웅이 아닐까 싶다. 성인으로 성장한 김유신은 용화향도를 이끌고 백제와의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 드라마 속에서 김유신은 아직까지 화랑이라는 참된 모습을 드러내 보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기만 하다. 특히나 서라벌에 자리를 틀고 있는 10화랑에 비해 김유신의 용화향도는 한낱 시정잡배와 같은 모습이 역력하기만 하고 강함에 있어서도 두려움에 떠는 오합지졸같은 군상들이다.

백제와의 전투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는 김유신이 아닌 비천지도의 알천랑(이승효)이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군대를 통솔하는 강건함, 죽음을 불사하는 알천랑의 모습은 드라마의 주요 인물이라 할 수 있는 김유신을 능가하는 인기를 한몸에 얻고 있다. 아직까지는 김유신의 성장통만으로 일관하고 있는 드라마 전개상 어찌보면 전쟁이라는 소용돌이속에 정면으로 처음 막닥드린 것이기에 두려움이 앞서는 김유신의 모습이 사실감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드라마의 인기요소에서 과연 엄태웅의 입지가 10화랑 중 하나인 알천랑에 뒤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히 따져보고 싶다.

<선덕여왕>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선덕여왕(이요원), 덕만이 주인공인 드라마이다. 그리고 보니 어찌보면 김유신이라는 장수의 부각은 자칫 선덕여왕의 몰락을 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통일신라를 이룬 장수로 후대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사람은 선덕여왕보다는 김유신과 김춘추로 대변하는 역사적 배움이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유신의 부각은 자칫 드라마의 전체적인 테마를 잇고 있는 선덕여왕이 아니라 김유신을 위시한 화랑과 미실의 대립, 혹은 왕실에서 아직까지 최대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천명공주(박예진)와 미실의 대결로 흐를 수 있다.

이 때문에 드라마 <선덕여왕>에서의 김유신은 아직까지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취한다. 그렇지만 자칫 엄태웅의 입지마저도 흔들릴 수 있어 보이는 위험스런 모습을 담고 있는 게 11회에서의 전쟁배경의 모습이라 할만하다. 김유신은 전쟁이 끝나고 서라벌로 입성하게 됨으로써 10화랑들을 규합하는 병권의 핵심에 서 있을 인물이나 다름없다. 선덕여왕인 덕만과 천명공주는 안으로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김유신은 병권을 손에 쥐게 됨으로써 미실파들과의 대립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렇지만 전투에서 김유신이 아닌 알천랑 이승효의 부각은 서라벌에서 앞으로 전개될 10화랑간의 대립에 적잖게 엄태웅에게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보인다. 전투내내 덕만에게 쓸리고, 알천랑의 카리스마에 밀려나 보이는 엄태웅의 김유신은 서라벌에서의 화랑들 속에서도 알천랑의 그늘에 가려져 보이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화랑이라는 조직은 신라시대에 있어서 일종의 청소년 집단이라 할만한 조직이다. 화랑의 수련의 마치고 주요 장수로써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10화랑을 막아내는 것은 향후 신라에서의 군권을 장악할 수 있는 교두보로 자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엄태웅의 김유신은 전쟁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채 덕만과 알천랑, 심지어는 청룡일도인 석품(홍경인)에게도 밀려난 모습이다. 성장기에 해당하는 첫 전투의 모습에서 너무 많은 기대를 한 것이 잘못일 수 있겠지만, 10화랑을 꺾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은 덕만이 아닌 김유신의 손에 의해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보여진다.

대장금이라는 드라마에서 지진희의 종사관은 이영애를 매순간 위험속에서 구해주며 애뜻한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대장금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장금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지진희라는 배우의 배려가 없었다면 높은 인기는 가능했을까?
또한 인기 사극드라마에서 종종 보여지는 주인공들의 주위에는 항시 남녀배우들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된다. 적군이거나 혹은 아군이거나. 이에 대해서는 이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순왕후라는 최대의 라이벌이 자리하고 있는 드라마가 <이산>이었는데, 정순왕후의 몰락이후 드라마는 어떠했을까. 홍국영의 체계로 돌아서기가 무섭게 인기도 또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아무리 초반이라 하더라도 덕만에게는 이렇다할 아군은 없는 상태다. 여기에 승려로 가장한 천명공주가 있다 할 수 있지만, 사실상 주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덕만은 전쟁에서 홀로 외롭게 싸움을 계속한다. 김유신이라는 화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천랑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은 다름아닌 덕만이요. 항시 목숨이 위태로운 것도 덕만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위협받는 것에 대한 자체적인 자생력이 있는 모습일 수 있지만, 자신의 직속상관이나 다름없는 김유신마저도 일개 낭도의 신분으로 목숨을 구해준다.

솔직히 김유신, 아니 엄태웅에 대한 태동이 너무도 느리게 전개되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아버지인 김서현과 함께 전장에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유신은 이렇다할 전공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보다 큰 세상을 보기 위해서 알을 깨고 태어나야 하는 아픔이 김유신에게는 전혀 없는 셈이다. 전우애에 대해 소리치며 명령불복종을 일삼는 모습도 없고, 그렇다고 통솔력에 있어서도 이렇다할 전략을 세워놓지 못한 모습이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전장속에서 무사는 성장해나가는 것이 사실이다.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이라면 이등병과 병장에게서 배어나오는 포스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핏 고루하고 게으르게 보이는 병장일지라도 훈련에서만큼은 누구못지 않은게 병장이다. 바로 훈련을 통해서 얻어지는 경험의 축적이다.

덕만과 김유신은 같은 용화향도에 있었고, 전장에 첫 출전한 상태였다. 그렇지만 아역시절에 뽐어져 나오던 드라마상에서의 김유신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져버린 채 엄태웅이라는 배우의 모습만 카메라에 열심히 담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김유신의 아역으로 단 2회가량의 짧은 등장만으로도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던 김유신(이현우)은 성인연기자로 바뀜으로 그 활약의 기대감이 반감되어 아예 자취를 감추어버린 듯한 모습이다.

오히려 비천지도의 알천랑에 눈길이 집중되기만 하다. 화랑의 세속오계에 물러섬이 없고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계명이 있듯이 알천랑은 부상자들을 미련없이 베어 죽임으로써 살아남은 군사들에게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그렇지만 김유신은 어떠했을까. 덕만의 불평스런 말에도 군령이라는 말 하나로 입을 열지 못하고 있는 불안감만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에서의 캐릭터는 배우에 의해 만들어지기는 것이지만 그 환경을 만들어놓은 것은 바로 작가라 할 수 있다. 김유신 역의 엄태웅이라는 배우가 내뿜은 연기력은 아직까지 수위에 올라와 있지도 않은 상태다. 과거 방송되었던 드라마 <마왕>이라는 드라마에서의 엄태웅이라는 배우를 떠올려본다면, 사실상 김유신이라는 배역에 대해 우려의 생각은 들지 않지만, 대본에 의해 만들어져만 가는 현재의 김유신의 모습에서는 엄태웅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아역으로 등장했던 이현우의 단 몇번의 목검수련이나 대쪽같았던 화랑의 길을 읖조리던 모습과는 상반되는 모습이기만 하다.

여기에 자신의 출신성분을 알게 된 덕만이 향후 자신의 최대 아군이 될 수 있는 김유신과의 관계를 놓고 생각해본다면, 현재 덕만에게 스포트라이트된 이미지을 고수하는 것은 고루하기만 하다. 덕만의 성장통에 따라 김유신도 성장해 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미실파로 구축되어 있는 서라벌의 10화랑을 깨기위한 싸움은 덕만이 아닌 김유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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