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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박예진의 패떳 하차를 환영한다

by 뷰티살롱 2009.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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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낚인 기분이 든다면 우선 방문자분들에게 사과하는 일이 순서인 듯 싶다. 얼핏 보기엔 마치 <패밀리가떴다>에서 별다른 무게감도 없고 마치 꿔다놓은 보리자루 은 모양새의 박예진이라서 하차하는 일이 당연스런 일이다 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을 제목이니까 말이다.

사실 최근들어 <패밀리가떴다>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은 날들이 더 많기 때문에 박예진의 <패밀리가떴다>라는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요즘 월화 드라마로 화제가 되고 있는 <선덕여왕>이라는 사극드라마가 있다. 월화드라마로는 최고의 시청율을 보이고 있기에 출연 배우들에게 돌려지는 관심도 높다. 사실상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는 애초부터 제목대로라면 선덕여왕인 이요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당연하겠지만, 드라마 초반 천명공주(박예진)와 덕만공주(이요원)은 출생을 시작으로 아역으로 출발한 상태다. 그 빈자리를 미실(고현정)의 팜무파탈적인 연기가 압도해 나감으로써 초반 승부수에서 성공한 드라마라 할만하다.

성인 연기자들로 자리를 바꾼 <선덕여왕>은 천명공주역에 배우 박예진으로 바통터치를 한 상태다. 우연찮게도 박예진은 예능프로그램인 <패밀리가떴다>의 고정맴버로 활약해 온 연기자다. 더욱이 <패밀리가떴다>에서 살벌예진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해 냄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패떴의 하차가 박예진이라는 배우에게 독이 되는지, 그렇지 않고 득이 되는 것인지는 향후 시간이 지나봐야 할 일이다.

그렇지만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배우라는 직업을 예능인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배우로 팬들에게 사랑받을 것인지를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공교롭게도 박예진이 출연하는 <선덕여왕>은 일요일의 다음날인 월화드라마로 편성되었다. 일요일 저녘시간대에는 달콤살벌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특히 예능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배우 박예진은 연기와는 무관한 한마디로 사랑스런 여성의 이미지다. 간혹 코맹맹 소리를 하며 애교섞인 목소리를 내다가도 음식만들때에는 남자 출연자들도 거부하기 일쑤인 징그러운(?) 물건을 대수롭지 않게 해치우는 성격을 내보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주말저녘을 뒤로하고 월요일 밤에 등장하는 박예진의 모습은 전혀 다른 존재다. 당장이라도 칼에 베일 것 같은 싸늘한 눈빛을 보내기도 하고 자애로운 웃음을 보이기도 하는 팔색조역을 해야만 한다. 다름아닌 <선덕여왕>에서 미실과의 불꽃튀는 대결이 그것이다. 김서현과 김유신(엄태웅), 덕만이 전장에서 죽었을수도 있다는 말에 미실에게 정면으로김서현의 진골 품계와 화랑복권 등을 주문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패밀리가떴다>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는 전혀 다른 이미지라 할만했다.

과거 인기드라마였던 사극드라마인 <대조영>에서 대조영과 연인이자 원수의 관계로 끊임없이 부딪치던 초린이라는 역을 연기했을 때를 기억한다면 <선덕여왕>의 천명공주역의 이미지는 연기변신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법하다. 그렇지만 한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 <대조영>에서 박예진은 무술과 전쟁씬 등을 통해 액션이 드라마 전반에 깔려 있었지만, 이번 <선덕여왕>에서는 그렇지가 못하다.

천명공주 역으로 드라마를 찾은 박예진은 예전의 무술실력을 뽐내기보다는 왕실내부에서 미실과 대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배우에게 필요로 하는 내면연기에 더 무게를 두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천명공주와 대적하게 되는 미실역의 고현정은 어떠할까. 드라마가 시작되고 단 2회만에 미실이라는 캐릭터로 드라마의 흐름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이다. 가히 미실의 선덕여왕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고현정의 팜무파탈적 웃음과 싸늘한 분위기가 압도적이라 할만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드라마 초반 천명과 덕만이 아역이었을 때 얘기다.

성인으로 모습을 바꾼 천명역에 박예진은 고현정이라는 싸늘한 비수같은 존재를 감당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어찌보면 욕심일 수 있겠지만 박예진에게는 고현정을 뛰어넘어야만 하는 입장에 있다고 할만하다. <패밀리가떴다>라는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일을 환영한다는 말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의 교태와 싸늘함을 자아내는 연기는 합격점을 넘어선 연기라 할만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여배우가 되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만, 어디까지는 배우는 배우여야 한다.
월요일에 방송되는 <선덕여왕>을 보면서 박예진이라는 배우가 연기파 배우라는 확고한 입지를 얻기 위해서는 어쩌면 천명공주역을 통해 연기본색을 드러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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