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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선덕여왕, 덕만공주 첫 출정 전투씬 빛났다

by 뷰티살롱 2009.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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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의 완전한 부활을 알리는 것이랄까 싶을 만큼 드라마 <선덕여왕>은 성인연기자들로 세대교체를 하면서 종전보다 더 화려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덕만공주 역의 이요원과, 김유신 역의 엄태웅을 통한 주연배우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첫 백제와의 전투씬은 몰입 그 자체를 만들어놓고 있다.

백제의 침공(드라마의 설정으로 백제 무왕이 신라를 넘어서 공격하고 이에 신라의 중앙군이 설원랑(전노민)의 진두지휘로 출병한 모습이기에)에 신라는 설원랑이 군대를 이끌고 출병했다. 내용상으로는 그저그런 정도의 전투씬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할 수 있겠지만, 한 국가를 상대로 국가간의 전투를 사실적인 모습으로 그려낸 모습이다. 설원랑은 육참골단(肉斬骨斷) 전략으로 속함성을 치기 위해 군대를 양진영으로 나뉜다. 김서현(정성모)에게는 아막성을 공격하여 함락시키라는 밀명을 전한다. 득 성동격서의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속함성 초입에 다다라 김서현 군대가 아막성 제1관문을 공격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회군을 명한다. 속함성에 집결되어 있던 백제군은 속았다는 것을 느끼며 급하게 아막성으로 군대를 파병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밤이 되어 설원랑은 회군하던 군대를 다시 돌려 속함성으로 은밀하게 이동 단숨에 함락시킨다. 허허실실(虛虛實實) 전략을 세움으로써 적이 방심하도록 유도해 낸 셈이다.

사극 드라마를 보게 되면 흔히 전쟁의 스텍타클한 모습에 매료되기도 하지만, 그중에서도 등장인물간의 대립과 결속 사이에서 오가는 온갖 전략들을 들여다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라 할만하다. 10회에서 아막성과 속함성을 사이에 두고 백제군과 신라군이 대치하면서 벌인 전투씬은 그동안 사극드라마에서 보았던 흥미진진한 전투씬과 비교해 손색이 없이 화려하고도 치밀하게 제작된 모습이었다. 드라마 전투씬을 뽑으라 할 때, 개인적으로는 <대조영>에서 고구려 유민을 데리고 거란군의 추격이 백미였던 천문령에 이르는 대장정의 모습을 놓칠 수 없다. 전투씬의 스펙타클한 모습도 보는 묘미였겠지만, 전략과 전술을 보여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물러섬이 없이 정면돌파를 감행하기도 했었고, 기습전으로 적의 예봉을 꺾음으로써 진군을 늦추기도 했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아막성 전투와 속함성 전투의 전개는 그야말로 잘 짜여진 한편의 영화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적의 시야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의 모습을 취하기도 한 설원랑은 다른 한편으로 전투에서의 승리를 취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켜 놓았을 뿐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내부의 적이 될 수 있는 가야세력의 중심인물인 김서현을 제거할 수 있는 일거양득 [一擧兩得]의 취한 모습이었다. 전략의 신묘함을 보여주었던 모습이었다.

또한 주연배우들의 열연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초반 성인연기자로 바뀌고 난 후 덕만공주역의 이요원과 김유신역의 엄태웅은 사실상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되는 존재들이다. 서라벌 입성만을 시작한 김유신이나 무엇하나 아무런 힘이나 세력도 없는 덕만공주, 특히 덕만공주는 자신의 존재조차도 모르고 있는 상태다. 그런 그들이 카리스마만으로 무장한 채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처음부터 캐릭터의 불협화음이나 다름없는 모습일 것이다. 그렇기에 어딘가는 부족해 보기이도 하고 어수룩하게 느껴져야 정상이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자신의 세력들을 규합해 나가는 모습을 담아야 하는게 옳은 방향일 법하다.

덕만공주는 절제절명의 위기에서 원진을 펼침으로써 소수의 군사가 대수의 군사를 상대로 대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기에 첫 전투에서 덕만의 태도는 100% 공감가는 설정이었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전쟁이라는 참담함을 직접 경험한다는 의미에서 덕만공주는 전투내내 손을 떨며 오그라드는 모습을 버리지 않았었다. 그동안 당찬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요원의 연기는 전투속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그대로 표출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서도 여왕으로써의 자질을 내비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쟁의 스펙타클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성장해나가는 덕만공주와 김유신의 모습은 성장통 그 자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이요원의 살떨리는 연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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