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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천사와악마(2009), 원작의 느낌과 비교해서 본 감상평

by 뷰티살롱 2009.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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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하워드 감독의 두번째 작품(댄브라운 작품을 영화화한 것을 의미)인 천사와악마(2009)가 개봉되었다. 개봉전부터 <천사와악마>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았던 게 사실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바이럴블로그 초대로 예매권을 얻어 극장을 찾게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 천사와악마라는 작품은 전작인 <다빈치코드>를 능가할만한 스펙타클한 부분이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서 알려지기로는 <다빈치코드>가 먼저 출간되어 사람들에게는 다빈치코드-천사와악마 순이라는 인식이 높을 수 있겠지만 엄밀히 말해 댄브라운 작품순으로 본다면 <천사와악마>가 먼저 세상에 알려진 작품이다.

다빈치코드가 작품속에 등장한 레오나르드다빈치의 작품인 최후의만찬에 등장하는 예수와 12제자의 이야기를 통해 숨겨진 진실을 찾아나서는 내용이었다면, <천사와악마>는 종교와 과학의 대립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수세기동안 과학과 종교는 공존이 아닌 대립이라는 극면을 맞고 있었고, 그 때문에 로마 교황청과 과학적 지식사이에는 반목이 쌓여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생겨난 것이 <일루미나티>라는 반종교적인 단체라 할 수 있다.


영화 <천사와악마>는 이러한 일루미나티와 로마교황청을 두고 벌이는 서스펜스 작품이다. 한 입자가속연구소에서 처음으로 반물질이라는 에너지원을 발견하고 생성하게 되지만 애석하게도 반물질은 외부인에 의해 도난당하고 때를 같이하며 교황이 서거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새로운 교황의 선출을 앞에 두고 유력한 후보들이 납치당한다. 그리고 마치 추리학자를 연상케하는 인물 로버트랭던 교수가 교황청으로부터 초대를 받는다. 사건의 시발점은 일루미나티로 추정되는 암호문이 발견됨으로써 랭던교수가 사건에 개입되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사건의 전말에는 음모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2시간 러닝타임, 시간가는 줄 모를 전개

<천사와악마>는 보편적으로 일반영화들이 보여주는 100분 가량의 시간보다 휠씬 긴 시간을 가진 러닝타임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2시간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만큼 상당히 긴박감이 나타난다. 4명의 교황후보가 납치되고 시시각각으로 죽음이라는 것이 예고되어 있음에 벌어지는 살인의 시간때문인지, 아니면 반물질이라는 과학적 결실의 소산물 때문인지, 그로 인해 로마 교황청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릴지도 모른다는 긴박감이 있기 때문인지 상영시간이 길다는 느낌이 들지않을만큼 상당히 빠르게 전개된다. 한편으로 로버트 랭던 교수의 퍼즐풀이에 시선이 잡혀있었던  까닭일지도 모르겠다.

책으로 이미 <천사와악마>를 읽어보아서인지 숨가쁘게 돌아가는 시건의 전말에 대해서 복잡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예전에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긴박감은 교황의 후보들을 놓고 어떻게 살인이 일어날 것인지, 그 살인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는지보다는 과학이라는 것과 종교라는 것에 대한 대립에서 어떤 결말이 이루어지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궁금증이 증폭되었기 때문이었다. 종교와 과학이라는 관점에서 영원한 화두가 아닐까 싶다. 마치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라는 문제와도 같은 논제일 듯 하다. <천사와악마>는 이러한 과학과 종교에 대한 화두에 대해서 던지는 댄브라운의 논지라 할만큼 이야기가 탄탄하고 전개상으로도 상당히 긴박감 그 자체라 할만한 작품이었다.

스크린으로 올려진 <천사와악마>는 어떨까하는 기대감은 이러한 책을 통해 받았던 느낌을 어느정도 소화해낼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어서였기 때문이었다. 또 하나 스크린을 통해 장중하게 펼쳐질 교황청 주변에 있는 고딕풍의 사원들과 역사적 산물인 교회를 직접 보게되는 희열을 느낄수 있었을까 하는 기대감이 높았었다. 시스티나 교회나 천사의 궁 등 작품세계에 등장하던 교회의 모습이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영화에서 본 로마 교황청의 모습과 교회들의 장중함은 사실 기대이상이었다고 할만하다.

광장을 가로질러 스크린에 수놓은 로마의 모습은 상상만으로 <천사와악마>라는 책에서 느꼈던 것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할만하다. 어찌보면 처음부터 영화 <천사와악마>를 보기전부터 사건에 대한, 서스펜스 장르가 전해주는 치밀한 긴박스러움보다는 로마교황청과 그 속에 있었던 교황청 서고에 대한 비밀스러운 모습이 어떤 것이었을까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긴박스러움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영화 <천사와악마>에 대해서 완전히 10점만점에 10점이라는 점수를 안기기에는 아쉬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책을 통해 원작에서 느꼈던 감흥을 끌어내기 위해 아름답게 수놓은 모습에는 더할나위가 없는 모습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사건에 대한 전개는 미흡한 점이 없지않다. 이를테면 교황후보자들에 대한 긴박스러움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드라마들을 들여다볼때, 치밀하게 짜여진 전개는 마치 불필요한 플롯을 과감하게 없애버리고, 복선을 통해 불필요한 부분이 거의 없을만큼 치밀함을 들 수 있다. 그러한 구성때문에 미드를 보게되면 매 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을 발산한다.


그런 반면, 영화 <천사와악마>에서 보여지던 사건과 살인은 마치 한편의 책을 읽는듯한 모습이다. 전개상에서 보여지던 모습에서는 사실 긴박감이 책보다는 덜하다는 게 전체적인 느낌이었다. 톰행크스의 매력이 녹아있기는 하지만, 그에 비해 톰행크스는 화자에 불과해보일뿐 직접적으로 사건속에 들어가 있는 인물이라는 느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천사와악마>는 잘 짜여진 영화였다는 점에서는 두말할 가치가 없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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