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10월이다. 요즘엔 특히 알록달록 단풍이 물들어 있어 가까운 산행길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을거라 여겨진다. 하지만 올해 단풍은 작년과는 달리 초록의 잎이 급격히 고사한 갈색의 낙엽으로 변해있는걸 보는것도흔해 아쉬움이 들기도 하다.

작년 초봄인가 싶다. 온천으로 유명한 충북 수안보를 찾았던 때가 말이다. 일년이 지나고 나서 다시한번 수안보를 찾았다.

요즘들어 머리아픈 일들이 자꾸만 생겨나 스트레스를 해소할겸 미륵리에서 출발하는 하늘재 트레킹 코스를 찾았다. 흔히 미륵사지로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 미륵리다.

'재'와 '령'의 구분이 정확한 지식일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령은 산맥, 한반도의 주요 뼈대를 이루는 백두대간을 넘는 험한 통로가 아닐까한다. 그에 비해 '재'는 비교적 완만한 고개길이 아닐까...

충주 수완보 미륵리에서 출발하는 하늘재 트레킹 코스는 10월 단풍철을 맞아 산행 나들이를 나온 주말인파로 북적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미륵리는 유명한 대광사가 위치하고 있어 평일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한국의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특히 10월로 접어들어 주말이면 단풍이 한창인 산행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이곳 미륵리에는 미륵사지로 유명하다. 대체로 오래되고 커다란 사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찰의 터가 있기에 '사지'라는 말을 쓰는가 싶다.

미륵사지에는 은행나무들이 즐비하다. 노랗게 물들은 잎사귀들이 바람이 불 때마다 마치 물감을 떨어뜨리듯 흩날리는 모습에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에는 노란 은행잎들로 나무 주변이 물들어 있는 모습에 시선을 빼앗긴다.

미륵대원지를 발굴복원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미륵사지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하늘재를 오르는 트레킹 코스로 들어선다. 작년 봄에는 겨우내 차가운 바람과 날씨를 이겨내고 앙상하던 나무가지에는 파란 싹이 돋아나던 때였는데, 이제는 그 반대의 자연현상을 보면서 새롭기만 하다.

계절이 완전히 반대로 바뀌고 지난 계절에 찾았던 하늘재 트레킹 코스는 탄생의 계절에서 이제는 수확의 계절로 변해있었다. 비가 많았더라면 가을 산행길이 5색 색깔들을 만들어내며 풍성함을 보였을거라 여겨지지만 올해는 신통치않은 가을날씨가 전부였던 지라 화려한 자태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아니면 단풍시기를 놓쳐버린 탓에 늦은 구경에 합류한 때문이었을까...

기억을 되돌려 지난 봄에 찾았던 하늘재를 떠오려보니 새록새록 기억의 주머니가 열어제쳐지는 듯하기만 하다.

그리 급한 경사면을 갖고 있지 않은 완만한 평지를 걷는 듯한 트레킹 코스가 이곳 하늘재이니 늦가을의 정취와 산에서 느끼는 여유로움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여겨지기도 하다.


미륵사지에서 하늘재로 향하는 트레킹 코스는 그리 험난한 여정은 아니다. 복잡한 머리속을 비우고 싶다면 더할나위없이 괜찮은 산길을 오른다. 구불구불 이어진 트레킹 코스를 따라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접할수 있다.

거리는 대략적으로 하늘재 정상까지 2.5킬로 남짓 되는 완만한 산길이라 할만하다. 짧은 산길을 따라 조성되어진 트레킹 코스이기는 하지만 산길은 역시 산길이다. 산을 접했을 때에는 그것이 낮은 언덕이라 하더로도 얕봐서는 안된다.

정상부근에서 익숙한 이름과 묘하게 생긴 나무 하나가 눈에띈다.
마치 갈라쇼를 하던 피겨의 김연아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소나무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기도 하고 오묘하게 자라난 모습에 신기하기까지 하다.

하늘재까지는 미륵사지에서부터 대략적으로 오르는데만 한시간 가량이 걸리는 코스다.
아침일찍 서둘러 미륵사지 주차장에서 걸음을 시작한다면 점심전까지는 충분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빠른 걸음이 아니라 천천히 걷는 걸음으로 말이다.


한시간 가량을 걸어 하늘재 정상에 다다랐다. 고개정상인지라 하늘재산장은 이곳 하늘재에서 유일하게 등산인들을 환영하는 산장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어 지쳐있을 법한 여행자들의 땀을 식혀주기도 하고, 잠시 숨을 돌릴 수 있게 해준다.

특이한 점 하나를 더 설명해볼까? 이곳 하늘재는 충북 미륵사지에서 시작한 충북도의 경계이기도 하다.

하늘재는 충북이 아닌 경북 문경시에 속하는 곳이다. 하늘재 정상에 문경시 안내판이 알림판으로 걸려있는 것을 보게 되면 사뭇 묘한 기분마저 든다. 단지 한시간여의 산길을 걸어 고개를 올라왔을 뿐인데 새로운 문경시로 접어들었다니 말이다.

물론 해외여행, 특히 유럽여행을 했던 분들이라면 기차하나를 탔을 뿐인데 두개의 나라를 지나는 경험을 한 여행자도 있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마치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듯하기도 해서 반가움마저도 든다.



야트막한 고개에서 하늘재는 나무계단이 조성된 계단을 따라 올라가게 되면 2009년에 세워진 '하늘재' 판석을 볼 수 있다.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에게는 대표적인 촬영포인트이기도 하다. 모두들 하늘재에 올라오게 되면 다녀간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인증샷을 한방씩 날린다.

하늘재 꼭대기에서 반대편인 경북 방향을 바라봤다. 문경새재.

고개길이 험해서 날아드는 새들도 쉬어간다는 고개길이 문경새재인데, 이곳 하늘재를 오르는 길과 맞닿아 있다니 자꾸만 걸음을 걷게 만드는 흥분에 쌓이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늘 한마디를 날린다.

"왜 산에 오르는 걸까? 이 힘든 길을"

글쎄다. 어쩌면 오르고 올라 힘든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발아래 세상을 눈안에 담고 다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자신이 본 것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닐런지...

생각보다 단풍은 예쁘지는 않은 모습이다. 비가 많지 않았던 올해에는 오색으로 물들어야 하는 단풍 잎들이 그대로 검붉은 낙엽으로 변한 나무들이 눈에 띈다.

깊어가는 가을이다. 가을이라는 계절을 보내며, 힘든여정이 아닌 가벼운 트레킹을 떠나보는건 어떨까. 두개의 도를 한꺼번에 밟을수 있는 미륵사지 하늘재 트레킹 코스는 특별함을 만나볼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한발자국으로 충북에서 경북으로 넘어가는 것이니 생각하기에 묘한 흥분마저 들게 만드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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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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