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유쾌하고 코믹한 로코물이 등장한 모습이다. MBC의 수목드라마로 시작된 '그녀는예뻤다'가 황정음의 다소 오버스러운 캐릭터 연기가 만들어내고 있는데, 두고볼만한 요소가 많아보인다. 어릴적 학교 반에서 가장 예뻤던 김혜진(황정음)이 성인이 돼 어린시절 친구인 지성준(박서준)을 만나면서 시작된 웃지못한 코믹로코물이라 할만한 1~2회였다.
다소의 오버스러운 모습이기도 하지만 배우 황정음에게서 시작되는 연기력이 뒷받침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한데, 첫회에서는 외모지상주의적인 모습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은 우려스러움도 드는 드라마였다. 하지만 사실 현재 대한민국의 참모습이기도 할 듯 해 보인다.
청년실업이 높아지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지만, 현대인들에게 '예쁜'이라는 말은 달리 '성형'과도 같은 맥락일 수 있지 않을까?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출발하는 사람들이 마주해야 하는 관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회사 면접은 빼놓을 수 없다. 과거 대기업으로 입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력이 우선되던 시대가 있었다. 그리고 실력, 즉 능력위주에서 새롭게 인맥의 시대로 넘어가게 되었고, 점차 스펙위주로 전환되는 시대를 맞았다.
요즘에는 어떨까? 완전 100%는 아니지만, 외모지상주의로 변해버린 사회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같은 스펙을 갖고 있더라도 더 예쁜 직원을 채용하는 건 당연하다. 이런 말도 안되는 사회라 반박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남자지만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김혜진과 민하리(고준희)의 관계도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렇기에 김혜진과 절친이면서도 소위 예쁜짓(?)으로 남자들을 유혹하는 민하리가 밉지는 않다. 외모는 예쁘지만 그래도 혜진과의 절친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었고, 자기가 더 예쁘다는 우월주의보다는 친구라는 입장에서 혜진과 친구관계에 있으니 말이다.
헌데 앞으로 지성준과의 관계가 진척이 되면 어찌될지가 관전포인트 중 하나일 듯 하다. 민하리는 호텔리어로 잘빠진 몸매에 얼굴까지 예쁜 그야말로 상위 2%의 예쁜여자(?)에 속하지만, 김혜진은 어릴적 예쁜 외모는 성인이 되면서 온데간데 사라진 캐릭터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만나자고 연락한 어릴적 친구 성준의 약속장소에 친구인 민하리를 내보내고 성준의 추억을 보호해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성준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MOST 부편집장으로 오게되면서 혜진과 악연의 밀당으로 만나게 되는데, 이름또한 자신이 좋아한 그녀와 같아서 더더욱 싫다. 어떻게 해서라도 그만두게 만들고 싶은 외모에 성격까지 이상한 혜진에게 막말까지 거침이 없다.
어렵게 회사에 취직하게 된 혜진은 자꾸만 얼굴을 마주치는 성준을 피하기 위해서 사직서를 냈지만, 점점 자신에게 심하게 대하는 성준의 태도에 돌변하고는 '어떻게 해서라도 끝까지 가볼 고집센 여사원'으로 돌변했다.
영국으로 유학간다던 혜진(사실은 민하리)을 호텔에서 다시 만나게 된 성준으로 김혜진-지성준-민하리 세 남녀의 거짓 밀당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고돼있다. 지성준은 과거 자신이 좋아했던 혜진의 진짜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지만, 또 하나의 반전은 지성준의 몸상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릴적 비오는 버스안에 갇혀있는 것을 두려워했던 지성준이었는데, 성인이 되어서는 예고없이 정신을 놓고 기절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지성준에겐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
민하리에게도 숨겨진 비밀은 다분해 보인다. 괜찮은 외모에 호텔리어라는 좋은 직업을 갖고 있지만, 민하리는 연애나 남자에게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인생은 현재를 즐기는 것이 최고라 여긴다. 헌데 김혜진의 거짓밀당으로 시작된 민하리에게도 어쩌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이 찾아오게 될수도 있어 보일 듯하다. 서로가 보지못하면 생각나는 남자가 생기게 될수도 있어 보이는데, 그것이 지성준일까 아니면 MOST의 코믹한 포토에디터인 김신혁(최시원)이 될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캐릭터가 각기 살아있는 드라마라 할만하다. 자칫 오버스러워 보이는 김혜진-민하리-지성준-김신혁 네명의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1~2회에서의 이들 4명의 캐릭터가 상충보완돼 끌어당기는 매력을 선사한 느낌이 강하다. 더욱이 곧 폐간될 위기에 처해있는 모스트 편집국의 조연들까지도 제각기 캐릭터들이 살아있어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거짓으로 시작된 김혜진의 모스트 편집국에서의 생활은 마치 '악마는 프라다는 입는다'라는 영화를 연상케 하는 편집장 김라라(황석정)의 모습이기도 했는데, 드라마속 캐릭터들 전부가 오버의 극치를 보이고 있지만, 그 오버스러움이 오히려 드라마를 살리고 있으니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영국으로 공부하러 떠났다던 김혜진을 다시 만나게 된 지성준으로 인해 이제부터 진짜 김혜진과 민하리의 거짓말 밀당이 시작될 듯 보여진다. 자칫 들킬지도 모를 두 여자의 거짓말 말이다. 그런 와중에서 민하리는 지성준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일 듯 하다.
외모로는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는 김혜진이지만, 역시 '그녀는 예뻤다'처럼 백조로 다시 탄생하게 될 것은 뻔한 전개일 듯해 보이기도 하다. 모두가 놀라는 김혜진의 모습이 반전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얘기다. 물만 묻으면 꼽슬머리에 얼굴은 홍당무지만, 여자가 예뻐지는건 무죄가 아닐까? 제대로 된 옷가지와 메이크업으로도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승천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예뻐지는 그녀보다는 그녀의 렛미잇을 기대해 보자.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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