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이 얼마남지 않은 MBC의 주말연속극인 '백년의 유산'은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떠올랐다. 드라마에서 가장 화제가 되어야 할 이세윤(이정진)과 민채원(유진)의 로맨스는 어딘가 모르게 빈틈이 너무 많아 보이기도 했다. 도리어 젊은 남녀 주인공들의 멜로라인보다도 양춘희(전인화)와 설주(차화연)의 갈등이 남자 주인공 이세윤보다 더 가슴아프게 그려지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세윤이 지닌 출생의 비밀을 막고자 했던 설주는 보육원에서 양춘희에게 보낸 원장수녀의 일기장를 빼돌리려 했지만 인연의 고리는 깊기만 했다. 도도희(박준금)를 매수했던 설주는 도도희가 빼돌린 일기장을 손에 넣지 못했다. 세윤을 사랑하게 된 딸 채원의 행복을 위해서 양춘희는 설주를 찾아가 화해를 하고자 했었는데, 도도희가 빼돌린 소포를 설주의 집앞 우편함에서 발견하고 가지고 왔다.

흔히에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 공개되는 순간에 다다르게 되면 작품의 클라이막스를 이끌게 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주인공의 오열이 중점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백년의 유산'에서는 어떠한가. 민채원과 이세윤의 연인관계가 출생의 비밀에 막혀 러브라인이 이루어지지 못한 위기를 만났지만, 남녀주인공들보다는 오히려 두사람을 둘러싼 다른 출연자들의 열연이 시선을 끌기도 한다.

민채원의 아버지인 민효동(정보석)과 결혼하게 된 양춘희는 자신의 아들이 이세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자신의 딸이 된 민채원과 이세윤의 결혼이 틀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민효동과의 재혼이 민채원이라는 여주인공이 성장하고 성인이 된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이세윤과 민채원의 결혼은 사실상 완전한 걸림돌이 되는 것도 아닌 모습이기도 하다.

양춘희는 자신이 젊었을 때,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과 둘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었다는 것을 남편인 민효동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추후에 벌어질 막장스러운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 어느정도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복선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었는데, 민채원을 이세윤과의 결혼이 불가한 이유를 설명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가능성이 열어놓은 전개라 할만하다.

30년전에 보육원에서 태어났던 자신의 아들이 죽은 줄 알았었는데, 살아있다는 얘기를 해준 양춘희는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 생모의 자격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이 들기도 했다. 가난한 자신보다는 오히려 부자인 설주의 아들이자 대기업의 아들로 자라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라 마음먹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세상에는 비밀이란 없는 법이다. 양춘희와 설주의 암묵적 합의관계는 도도희(박준금)가 김철규(최원영)에게 고자질하게 됨으로써 비밀이 폭로되어 버렸다. 드라마 '백년의유산'을 통해서 가장 캐릭터로 성공한 케이스가 이세윤이 아닌 김철규라 할많다. 물론 캐릭터의 진정성면에서는 둘도없는 정신병자에 사이코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가장 인상깊은 이미지를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마홍주(심이영)와 더불어 드라마 '백년의유산'에서는 소위 못되고 비정상적인 캐릭터들의 열전으로 시청율이 높아진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에 비해 주인공들의 인기는 높지가 않았다는 점은 특이한 모습이기도 한 드라마다.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출생의 비밀에서도 여전히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보다는 설주와 춘희 그리고 김철규에 의해서 주도되는 현상인지라 한편으로는 심금을 울리기도 하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코믹이라는 장르의 경계에 서있는 구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철규의 캐릭터가 제아무리 특이하고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하더라도 병적 집착과 사이코 스토커 수준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강하게 부정하고 싫어하는데도 집요하리만치 민채원의 주위를 배회하고 심지어 국수공장의 기계까지 청소할만큼 집착하는 모습은 사랑이 아닌 스토커 수준이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민채원이었다면 정신분열을 일으키게 할만한 캐릭터가 아닌가. 제아무리 귀엽고 순박해 보인다 하더라도 한번 사랑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의사표현을 한 민채원에게 계속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모습이기만 했다.

이세윤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이세윤과 민채원의 러브라인이 이루어질 것인가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기는 하다. 이세윤의 출생의 비밀이 모든 사람들에게 밝혀지게 된다면 가장 고통받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물론 당사자인 이세윤이다. 하지만 이세윤과 함께 가장 큰 상처를 입게 될 사람은 세윤을 아들로 키워준 아버지 이동규(남명률)가 아닐까.

설주는 자신의 결혼을 위해서 양춘희의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 최소한 이세윤이 누구의 아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양춘희는 자신의 아들이 죽은 줄 알았지만, 설주에 의해서 키워졌다는 것을 알았다. 다행스럽게도 아들은 훌륭하게 자랐다. 자신이 키웠다면 건장하고 훌륭한 성인으로 키워졌을까? 하는 위로심리가 작용해 설주를 용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세윤의 아버지인 이동규의 경우는 어떨까?

30년을 자신의 피붙이로 알고 키웠다. 특히 회사의 후계자리를 물러줄 아들이라 여겼었는데, 한순간에 아들이 다른 사람의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막막함은 어느정도일까. 한차례 충격으로 쓰러지기까지 한 이동규는 아들의 비밀을 듣게 되고 죽음을 맞지 않는다면 다행스러운 충격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다. 뻐꾸기 아빠도 아니고 30년을 아들이라 생각했던 아들이 한순간에 남이 되는 상황을 맞게 될 순간에 아버지 이동규의 절망감은 어느정도일지 벌써부터 걱정스럽기만 하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mbc 주말드라마 '백년의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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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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