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악역이 눈길을 받는 경우는 많다. 존재감을 키워놓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존재감이 주인공을 넘어서는 경우도 흔다. 하지만 악역이 부각되어 동정론까지 얻게 되는 경우는 흔하지가 않다. 주인공을 넘어서는 존재감을 넘어서 응원까지 보내게 되는 동정론은 대체 어떤 경우일까?

MBC의 주말연속극인 '백년의유산'에서 이세윤(이정진)과 김철규(최원영)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심각할 지경이다. 여주인공 민채원(유진)에 대한 집착의 끝을 보이고 있는 김철규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응원이라니 이것이 말이 되는 일일까? 3년동안에 온갖 시집살이에 남편 김철규는 걸핏하면 다른 여자와 외도까지 했었다. 그결과 이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혼하고 나서야 민채원에 대한 김철규의 집착은 극도로 높아졌다. 문제는 김철규의 집착적인 사랑에 대한 이해를 동정하고 나선다는 점이다. '순수하다'는 점 때문이다. 한 여자에게 향한 남자의 마음이 한결같다는 의견들이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니 남주인공인 이세윤의 존재가치는 제로라 할만하다.

한 여자에 대한 사랑이 순수하고 한결같은 전남편 김철규의 사랑에 응원을 보내는 이유는 단순하다. 남자주인공의 존재감이 그만큼 부각되지 못하고 아예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명석한 두뇌회전의 모습을 보였던 초반과는 달리 주리(윤아정)와 방영자(박원숙)의 연극에 속절없이 속아넘어가는 형국이다. 한때 불륜남으로 만들어버렸던 전례가 있지만 까마귀 고기를 삶아먹었는지 모녀의 연극에 속절없이 속는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기에 주인공으로의 매력이 사라져 버린지 오래다. 그래서일까 이세윤의 존재감없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아예 김철규의 한결같기만 해 보이는 민채원의 사랑에 동정론을 보내고 있다.


엇갈린 반응이 보인 까닭은 당연하다 할만하다. 김철규와 이세윤 사이에 이처럼 시청자들의 반응이 엇갈린 까닭은 돌직구 스타일의 튀는 캐릭터가 김철규이기 때문이다. 김철규는 앞뒤 생각이 없이 자신의 기분대로 행동하는 유형이다. 남들 눈치는 상관하지 않는다. 

민채원이 뇌물을 받았다는 소식에 전남편인 철규는 세윤의 회사로 찾아가 감사실에 들이 닥쳤다. 대기업의 감사실이 어떤 곳인가.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들 수 있는 곳도 아니거니와 취조중인 곳에 내부인도 쉽게 들나들 수 있는 곳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철규는 외부인인데도 들이닥쳐 민채원을 옹호하고 나선다.

백마탄 왕자 스타일의 이세윤보다 저돌적이고 집착증에 가까운 김철규에 대한 관심이 바뀌어지고 있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드라마속 남자주인공은 대체적으로 돌직구성 캐릭터가 인기를 얻는다. 공식이다. 생각이 깊은 남자주인공 스타일은 그다지 인기가 없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생각이 깊은 남주가 인기를 억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에 비해 김철규는 완전히 주인공과는 비교되는 캐릭터다.


저돌적이고 집착증에 가까운 사랑을 구걸하는 김철규에 비해 이세윤이라는 캐릭터는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초반에 엿보여지던 철두철미한 성격에 명석한 두뇌회전까지 더해 민채원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 주변상황을 정리해 나갔다. 오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농간에 의해서 뇌물을 받았다는 것을 밝혀내게 되었는데, 그마저도 상당히 조심스럽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그동안의 답답함이 엿보이던 남주로써의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은 환영받을 만하다. 허나 조심스러운 이세윤의 접근은 계속해서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들기만 하다.

민채원에게는 아군이 없다. 오로지 가족이 전부다. 방영자와 주리를 비롯해, 이세윤의 부모님에게까지 단단히 미운털이 박혀있는 상태다. 모두가 방영자의 연극으로 인해서 오해를 만들어버린 상황이지만, 민채원이 남자나 꼬시고 된장녀로 각인시켜 놓았기에 이세윤과의 로맨스 라인은 산넘어 산이다.


주리에의해서 계획되어진 계략은 여지없이 이세윤에 의해서 공중분해 되었다. 뒷거래를 통해서 민채원을 억울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고, 이세윤은 주리의 이중적인 모습에 의심가는 눈빛을 던지기 시작했다. 부모님인 백설주(차화연)의 앞에서는 더할나위없이 나약하고 살갑게 대하는 주리였지만, 두개의 가면을 쓴 연극이라는 것을 짐짓 의심하는 눈치다.

이제 기껏 민채원-이세윤이 러브라인에 대한 걸림돌이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다. 주리의 방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전남편인 김철규의 돌직구같은 집착은 계속해서 이어져 나갈 듯해 보인다. 작가가 쉽게 놓아버릴 것같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민채원과 이세윤의 러브라인에는 주리나 김철규의 집착보다 더한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다. 이는 이미 시청자들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듯하다. 하나는 거대기업간의 경쟁이라 할만한 태산그룹과의 경쟁이라 할 만하다. 바로 김철규의 부인 마홍주(심이영)의 똘끼 충만한 방해가 들어설 것이고, 이세윤의 부모인 백설주와 이동규(김명렬)의 연애반대가 두번째 난관이 될 듯하다.


사람에게 한번 각인된 인상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회사에서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상납을 받았다는 의심을 받게 된 민채원, 결혼을 신분상승쯤으로 여기고 돈많은 재벌집 아들을 꼬셔서 결혼에 성공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민채원에 대한 인상은 이세윤의 부모인 이동규와 백설주가 가진 전부다.

아들인 이세윤이 민채원과 진짜 연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가장 큰 걸림돌이자 대립각을 세우게 될것은 뻔한 이치다. 남자 주인공인 이세윤의 비중이 높아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들 이동규와 백설주와의 갈등이 깊어질 것이 엿보이기에 필요한 시점이다. 계속적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결정해야 할까?

이제는 김철규가 지닌 저돌적인 면이 서서히 등장해야 한다. 민채원에 대한 자신의 감정또한 확실하게 수면위로 올려놓아야 한다. 좋아하는 것인지 아닌지 아리송한 남자주인공 이세윤보다는 보다 확실한 러브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철규의 부인인 마홍주라는 캐릭터는 벌써부터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마홍주에 의해서 방영자와 김철규, 주리의 응징이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전개인 듯 보여지기도 하는데, 사고는 외의로 터져버린 듯하다. 태산그룹 막내딸로 등장한 마홍주 캐릭터는 처음부터 강렬하게 시청자들을 붙잡았다.

마홍주에 의해서 속절없이 당하는 방영자와 철규에게 시청자들은 열광하기도 한다. 도리어 주인공 민채원과 이세윤의 러브라인을 바라는 반응보다 방영자와 마홍주의 분량을 원하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라 할만하다. 그런데 남편 철규가 아직도 전부인인 채원을 잊지 못하고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김철규와 방영자-이세윤의 기업전쟁이 아닌 마홍주-이세윤의 기업전쟁으로 번진 가능성이 높아만 보인다. 모든 갈등의 원인이 바로 민채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은 바로 중심을 이루고 있어야할 민채원과 이세윤의 존재감이 마홍주나 방영자, 김철규의 캐릭터 존재감보다 못하다는 데에 있다. 물론 이야기는 예상대로 전개되겠지만, 주인공의 존재감이 사라져버린 상태에서 시청자들은 남주 캐릭터에 대한 기대심리는 반감되어있는 상태다.

 
더욱이 마지막 히든카드일 법해 보이는 이세윤의 출생의 비밀은 어떠한가. 이세윤과 민채원의 러브라인에 가장 강력한 걸림돌이자 방해가 될 듯한 양춘희(전인화)와의 관계다. 춘희는 민채원의 아버지인 민효동(정보석)과 결혼했다. 민채원은 양춘희의 딸이 되었다. 극적 반전이라기엔 너무도 치명적인 아픔이 될 민채원과 이세윤의 관계는 양춘희와 이세윤간의 비밀스러운 관계로 벌써부터 먹구름이 끼여있다.

백년의 유산이 과연 몇부작일까? 알고 있기로는 50부작인데, 이처럼 각종 의혹이 산재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세윤의 존재감이 부각되어야 할 시점을 맞은 것이라 할만하다. 책상에 앞아서 깊게 생각하는 셜록홈즈 스타일의 백마탄 왕자보다는 로프에 의지해 담벼락을 타고 넘나들며 사건을 파헤치는 도둑 루팡의 저돌적인 모습이 보여야 할 시기가 되었다.


드라마 '백년의 유산' 28회에서는 그동안 자행되었던 주리의 거짓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재료 납품업체 사장이 은밀하게 민채원에게 건넨 뇌물건을 단 하루만에 밝혀냄으로써 민채원의 억울함을 풀어주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세윤이 상대해야 할 대상은 증거들로 상대해야 할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

마홍주라는 캐릭터는 방영자를 넘어서 집안의 권력을 무기삼아 김철규 집안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더욱이 김철규가 바람을 피게 될 경우에 재산의 절반을 위자료로 준다는 결혼각서까지 받아내어 쉽게 이혼조차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마홍주는 이성적인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다. 남편 김철규가 전부인인 채원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마홍주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남편의 전부인이었던 민채원에게 적대감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이는 주리와는 또다른 형태이다.

그나마 주리는 말이 통했다고 할만하다. 허나 마홍주라는 인물은 한술 더 위에 있는 캐릭터로 엿보인다. 사색에 잠겨있는 남주에서 벗어나 행동하는 유형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 증거들을 추리에 의해서 모으는 홈즈가 되려 하는가. 사건의 한복판으로 치고 들어가 민채원에게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는 도둑 루팡이 필요할 때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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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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