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드라마리뷰

나인 5회, 시간여행. 축복인가 저주인가!

by 뷰티살롱 2013. 3. 26.
반응형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드라마에 비해 완성도와 긴장감에서 최고의 몰입도를 보여주고 있는 tvN의 '나인 : 아홉번의 시간여행'이 회를 거듭할수록 미스테리가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진욱과 조윤희의 달콤한 러브라인과 네팔의 이국적인 영상미로 초반 시선을 잡았던 '나인'은 5회에서는 시간여행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 긴장감 넘치게 전개되었다.

형이 히말라야에서 동사하면서 남긴 한자루의 향으로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갈 수 있는 타임머신인 아홉자루의 향을 손에 넣게 된 박선우(이진욱)은 무려 한회에만 4개의 향을 사용함으로써 20부작인 드라마의 흐름을 어떻게 이어갈지 의문이 들기도 했었다. 5회에서는 그 답이 엿보인 듯 했다. 20년전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됨으로써 박선우는 자신의 집안을 불행하게 만들었던 최진철(정동환) 회장을 만나고, 친구인 영훈(이승준)에게 카드한장을 보내고, 2012년에는 이메일을 보내기까지 했다.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20년전의 어머니를 만나 선물을 사주기도 했었지만 미래의 시간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하지만 네번의 시간여행 중 형의 행복을 위해서 사용했던 한자루의 향은 박선우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꾸어놓게 되었다. 5년동안 쫓아다니던 후배기자인 주민영(조윤희)가 형의 딸이 되었고 선우에게는 둘도 없는 조카의 신분으로 바뀌어졌기 때문이다.


1992년 12월 24일 어린 주민영은 선우에게서 받은 메모지, 정우(전노민)의 연락처가 적힌 전화번호를 걸게 되었고, 그 순간 미래는 순식간에 바뀌어졌다. 연인인 주민영은 조카가 되었고, 선우는 두개의 기억을 안고 살게 되었다. 20년동안에 일어났던 일들이 선우의 머리속에서 필림의 영상처럼 새롭게 생겨났고, 그같은 일은 선우뿐만이 아니라 친구인 영훈에게도 일어났다.

왜 였을까?
시간여행이 가능한 사람은 향을 사용한 선우 뿐이다. 의문스러운 점은 친구인 영훈에게까지도 2개의 기억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선우에 의해서 뒤바뀌어진 미래였다면 영훈은 자신의 뒤바낀 과거를 몰라야 한다. 단지 무의식적으로 선우의 기억을 공유해야 하지만 드라마 '나인'에서는 영훈이 선우가 된 듯한 모습으로 바낀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선우가 2개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친구인 영훈에게까지 전이되었다는 점은 아직까지는 이해되는 않는 미스테리한 부분이다. 한가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있다면 '향의 비밀을 공유했다는 점'이다. 선우는 20년전으로 돌아가 친구 영훈에게 카드를 전해주고 다시 현재인 2012년으로 돌아와 아침일찍 이메일을 보냈었다.

20년전에 받았던 정체불명의 카드를 받았던 영훈은 2012년 아침에 선우에게서 이메일을 받게 되고, 과거에 자신이 받았었던 카드를 기억해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자신에게 카드를 남겨주었다는 것을 기억해냈고, 소스라치게 놀라 병원에서 방송국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던 것이다. 아침일찍부터 찾아온 영훈에게 선우는 자신이 손에 쥔 향을 보여주며 과거로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공유했다.

수술도중에 영훈은 자신의 기억이 재조립되는 기이한 환각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그 시각에 어린 주민영은 정우에게 전화를 걸었던 시점이다. 기억이 재정렬된다는 묘한 환각을 느끼게 되면서 그것이 일종에 환각이 아닌 팩트라는 사실을 영훈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선우의 주변인물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하나의 꿈으로 생각하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악몽이나 기분좋은 꿈을 꾼 것이라 여길만하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뚜렷하게 하나의 기준점을 두고 있는 사람에게 환각은 사실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영훈과 선우가 바낀 미래와 바끼지 않은 미래의 기억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선우가 남긴 20년전의 메모쪽지 하나로 죽었던 정우는 현재인 2012년에 살아서 병원과장이 되어 있었다. 심하게 어그러져 버린 현재다. 선우는 형이 남기고 간 향을 찾아서 히말라야가 올랐던 적도 없었고, 형 또한 히말라야에 올랐던 적도 없는 현재가 새롭게 시작된 셈이다.

정우와 민영에게 현재는 단지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시간의 연장일 뿐이다. 20년전에 어렸던 민영은 정우에게 전화를 걸었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정우는 민영의 엄마 유진(이응경)과 결혼까지 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렇지만 바낀 현재에서 선우는 불행할 뿐이다. 자신이 사랑했던 주민영과의 로맨스는 자신에게는 기억이지만, 주민영에게는 한낱 꿈속에서나 나올법한 환타지가 되었으니 말이다.

드라마 '나인' 5회에서는 한개의 향도 사용되지 않았다. 이는 시간여행이라는 부작용에 대해서 보다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바뀌어진 현재의 변화를 보이기 위해서였다 할만하다. 필자는 5개밖에 남지 않은 향으로 15회를 어떻게 이어갈지 내심 궁금했었다. 하지만 그 답이 5회에서는 보여진 듯하다.

과거를 바꿀 수 있는 선우지만, 2012년 자신의 처지가 심하게 어그러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선우는 쉽게 시간여행을 할 수 없다. 더욱이 향으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은 20년전 같은 시간이다. 어린 주민영이 형 정우에게 전화를 거는 과거로는 이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주민영과의 사랑을 찾기 위해서는 형이 유진과 결혼하지 못하게 막아야만 한다.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 형의 행복을 빼앗아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주민영은 조카가 되어 크리스마스 이브에 외롭게 혼자서 술을 마시다 쓰러진 자신을 간호하기 위해서 집으로 들어왔다. 그것이 바낀 현재다. 자신이 형 정우의 행복을 위해서 사용했던 한자루의 향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 것이라 할만하다.

미래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선우에게는 고통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개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바끼지 않았던 2012년에 선우는 주민영과 행복한 신혼을 즐기고 있었다. 네팔에서 꿈같은 신혼여행의 기억까지도 고스란히 머리속에 남아있는 선우로써는 바낀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이 저주나 다름없다.

기억을 공유하게 된 친구 영훈은 유일하게 과거를 바꿀 수 있는 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선우는 다섯개의 향 중에서 두개의 향을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사용하려 했었다. 하나는 뇌종양이라는 사실을 일찍 알아내기 위해서 자신에게 사용하려 했었고, 다른 하나는 가족의 불행인 아버지의 죽음을 막으려는데 사용하려 했었다. 하지만 뒤바낀 현재를 바로잡기에 남은 3개의 향으로는 부족함이 든다. 무턱대로 과거의 시간으로 거슬러 타임슬립을 해서 형 정우와 유진의 관계를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미 과거의 시간속에서 주민영은 정우를 만났었고, 주민영과의 관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과거의 어느시점 특정한 사건으로 돌아가 되돌려야한다. 이것이 드라마 '나인'에 숨어있는 긴장감을 만들고 있다.


삼촌과 조카관계가 되어버린 주민영과 박선우의 로맨스는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선우의 시간여행으로 인해서 주민영은 자칫 과거에 불행한 삶을 살수가 있다. 이는 형 정우의 불행을 의미하기도 한다. 주민영이 CBM 기자로 들어오게 된 데에 대한 새로운 단서가 되는 듯하기도 해 보였다. 1992년의 과거로 타임슬립을 통해 형과 유진의 관계를 방해하게 된다면 그 와중에 주민영은 불행 혹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시간여행에 대한 부작용은 거대한 나비효과를 보는 듯하기만 했다. 연인이었던 주민영은 영훈의 소개로 다른 남자친구와 교제하는 현실을 맞게 되었고, 조카의 신분으로 병간호를 위해서 선우의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주민영은 선우에 대한 기억이 없다. 단지 1992년 어린 자신이 정우의 전화를 받게 되었고, 엄마의 결혼과 함께 외국에서 행복하게 살아왔었다. 단지 그것이 주민영이 가지고 있는 기억의 전부였다.

하지만 박선우는 다르다. 두개의 기억이 머리속에서 함께 공존하고 있다. 네팔에서 주민영과의 꿈같은 신혼여행과 조카로써의 주민영이라는 두개의 기억이 존재한다. 이는 친구 영훈도 마찬가지다. 방송국에 입사한 주민영에게 영훈은 후배의사를 소개팅해주었다. 그 일로 주민영은 다른 남자와 교제하고 있지만, 영훈에게도 선우와 같이 똑같은 두개의 기억이 존재한다. 하나는 박선우의 애인으로써의 주민영과 또하나는 현재의 사실인 후배의사와 교재하는 주민영이다.


바낀 현재에 존재하지 말아야 할 물건들 또한 박선우의 주변에 있다. 보디가드의 레코드 판과 20년전 자신이 사용했었던 삐삐, 그리고 가장 중요한 타임머신인 향은 여전히 박선우의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복잡하기만 하다. 미래를 바꾸게 된다면 분명, 현재의 시간에서는 존재하지 말아야 할 물건들이 여전히 박선우의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의혹의 연속이다. 박선우가 어린 주민영에게 써주었던 메모쪽지의 파급효과는 거대하기만 했다. 과거의 시간에 현재의 선우가 개입되게 된다면 더 큰 영향이 미칠 수가 있는 상황이다. 형 정우와 유진의 결혼을 막기 위해서 선우는 어떻게 할지 궁금하기만 하다. 출생의 비밀이나 이해불가의 막장전개로 눈총을 사고있는 공중파 드라마보다 완성도와 긴장감에서 뛰어난 드라마가 '나인'이라는 드라마다. 선우는 자신의 사랑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6회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시청자들을 똥줄 태우겠다던 송재정 작가의 제작발표회의 말이 생각난다.

<유익하셨다면 쿠욱 추천버튼(손가락)을 눌러주세요~~ 글쓰는데 힘이 된답니다. 아래 구독버튼으로 쉽게 업데이트된 글을 보실수도 있답니다^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