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드라마인 MBC의 '7급공무원'의 막판 뒷심이 부족해 보이기만 하다. 마지막회를 남겨두고 국정원 오광재(최종환) 국장은 김미래(김수현)과 만나게 되었고, 국장을 살리기 위해서 서원(최강희)는 미래를 저격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목숨에는 지장이 없도록 팔과 다리를 연거푸 저격하게 되었지만, 시청자의 한사람으로 연속저격의 모습은 '미래를 살리기 위해서라기 보다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역효과' 만 만들어낸 최악의 저격씬이었다는 느낌뿐이다.

첩보물이기는 하지만 초반부터 최강희와 주원 두 남녀배우의 코믹멜로가 시선을 잡은 '7급공무원'은 예상했던대로 뒷심이 부족한 작품이었다. 그 부족함은 어떠면 경쟁채널인 KBS2와 SBS에서 방송되는 '아이리스2'와 '그겨울, 바람이 분다'의 후풍속에서 기인되기도 하다. 흡사 멜로물과 정통 액션 첩보물의 장점을 모두 수용해 놓고 있는 드라마가 '7급공무원'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코믹멜로의 수준은 정해져 있는 바운더리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시청율 하락의 원인이라 할만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7급공무원'의 시청율 하락에는 국가를 상대로 복수를 꿈꾸는 악당에 속하는 미래와 최우진(임윤호)의 존재감이 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쉽게 말해 복수에 대한 대상이 사라지고, 명문이 없다는 데에 공중에 떠버린 캐릭터가 된 셈이다.


여전히 드라마 '7급공무원'은 마지막회의 숨겨진 진실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 시청자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오광재와 김원석(안내상)이 과거 필리핀에서 최우진과 김미래의 부모들에게 어떤 짓을 했었던가에 대한 숨겨진 진실 말이다. 그 일로 오광재는 국정원에서 탄탄대로 승승장구하며 국장의 반열에 오른 캐릭터다. 국제적인 무기거래에 김미래와 최우진 부모가 개입되어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오광재는 자신의 성공과 명예를 위해서 일가족들을 몰살시키게 된 사건을 만든 것이었고, 살아남은 아이들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복수의 날을 세웠던 것이 아니었던가.

아쉽기만 하다. 초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최우혁(엄태웅)이라는 악당의 캐릭터에 비해서 남은 두 동생인 김미래와 최우진의 존재감은 결국 죽은 최우혁을 넘지 못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오광재의 말로는 김원석과 장영순(장영남)에 의해서 추락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예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국가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오광재 국장은 특허기술을 빼돌리려는 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수천억 아니 수조원에 달하는 국가재산이라 할 수 있는 건설기술을 국외로 빼돌리려는 오광재는 국가를 위한 행동보다는 자신의 실적을 위해서 권력을 이용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과거 최우혁과 최우진, 김미래의 부모님을 배신함으로써 일가족이 죽음을 맞았던 데에도 오광재의 숨겨진 계략과 명예욕이 있었기에 일어났었던 일이 아니었나 싶기만 하다. 그에 비해 함께 동조했던 김원석은 어린 아이들이 살아있을지 아니면 죽어있을지 죄책감에 세월을 보냈다. 명예욕을 앞세운 오광재에 비해 김원석은 타인의 불행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았다는 얘기다. 최우진으로부터 총을 맞고 병원에 있는 김원석은 어쩌면 자신의 양심선언으로 지난 과거의 일들을 밝히지 않을까?

결말에 대한 마지막 반전이 그리 기대되지 않는다는 게 '7급공무원'의 약점이다. 이는 로맨스를 부각시켜 놓았기에 상대적으로 스릴러 부분이 미약하게 되었다는 데에서 온다.


무거운 첩보드라마가 아닌 가벼운 첩보드라마를 처음부터 계획했기에 서원과 길로(주원)의 달콤한 로맨스는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었다. 초반엔 그랬다. 하지만 코믹멜로에 액션과 스릴러를 가미한 것이 가장 큰 실패의 요인이라는 느낌이다.

주원과 최강희의 달콤쌉쌀한 코믹멜로는 초반부터 시선을 끌었던 최강의 코믹커플이었지만, 국정원이라는 조직세계에서 두 남녀배우의 러브스토리는 오히려 불편함으로 자리했다. 국가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정보기관에서 상사의 명령에 불복하고 보고체계도 무시된 채 악당들을 조사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일까? 일개 중소기업의 회사에서도 직급에 따른 명령체계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국가라는 커다란 조직의 안보를 맡아야 하는 국정원에서 명령불복종과 잦은 불협화음에는 흡입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초반 코믹멜로 커플이었던 서원과 길로의 멜로에서 후반부는 신선미(김민서)와 공도하(황찬성)의 멜로가 힘을 보탰다. 오히려 신선미와 공도하의 러브라인은 명령과 체계라는 조직세계에서 서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비밀임무라는 점에서 상당부분 갈등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뒷심이 부족했다.

왜 코믹멜로가 마지막회를 남겨두고 몰락하게 되었을까?

외의로 답은 단순하다. 국정원이라는 특수한 국가 정보원을 소재로 드라마가 보여지기는 했지만, 그들이 활약하는 곳은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대테러대책팀이 아닌 산업정보팀이라는 점에 있다. 일례로 첩보드라마인 KBS2의 '아이리스2'에 등장하는 NSS라는 가상의 조직을 떠올려보게 된다면 산업보안과 대테러대책반의 분리된 조직체계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보여진다. 하지만 '7급공무원'에서 산업보안을 책임지는 국정원 요원들은 마치 테러리스트들과의 실전을 그려내고 있는 모습이다. 그들이 상대하는 이들은 김미래와 최우진이다. 그렇지만 테러리스트라기에 가족의 복수를 위해서 대한민국에 칼을 겨누었던 수현과 우진의 존재는 미약하기만 하다.


결국 김미래는 또한번 오광재에 의해서 희생양이 되었다.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수조원에 달하는 특허기술을 빼내 유출시키는데, 오광재는 김미래에게 증거자료를 던져놓게 되고, 공도하는 김미래를 저격하려 했다. 명령에 따라서 미래를 저격해야 하는 공도하와 국장을 막아서려는 한길로-김서원의 독립적인 비밀첩보는 체계가 잡혀있는 조직의 모습보다는 어느순간에 007 영화에서 제임스본드가 행하는 단독임무처럼 드라마를 장식하고 있다. 매끄럽지가 않다는 얘기다.

드라마 '7급공무원'을 시청하면서 부모의 원수를 갚겠다는 김미래와 최우진을 차라리 무정부주의자인 '아나키스트'로 만들지 않은 것에 아쉬움이 들기만 한다. 인간의 본성을 중요시하는 아나키스트는 흔히 테러리스트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나키스트는 관습과 권력에 의해 타락한 것이 인간들이라 여기는 무정부주의자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가장 큰 폭력의 조직이라 말했었던  최우혁의 국가관은 강력하기만 했었다. 일종에 아나키스트적인 발상이 아니었던가. 아나키스트는 이론과는 달리 자신들의 주장이 사회에 수용되지 않게 되자, 폭력적 수단을 내세우게 되었고, 혁명가라기보다 오히려 테러리스트로 낙인찍히게 되었다. 설득력이 부족했기 때문인데, 최우혁의 국가관이 그러했었다.

WPA라는 거대조직에 의해서 대한민국으로 들어오게 된 미래와 최우혁 최우진 형제의 초반 모습은 복수를 꿈꾸기보다는 오히려 국가전복을 위해하는 복수심으로 뭉쳐있었다. 그 중심에 최우혁이라는 캐릭터가 있었다. 부모의 복수를 위해서 WPA라는 거대조직을 등에 업었지만, 최우혁은 반국가적인 성향이 강했던 캐릭터였다. 하지만 최우혁이 죽고, 남은 두 사람인 미래와 최우진은 어떠했나. 자신들의 부모를 배신한 세사람을 향한 복수심밖에는 보여지지 않았다. 개인의 복수는 국가라는 이름앞에는 너무도 미약하다. 어쩌면 선과 악의 대립이 중요한 첩보드라마에서 개인의 복수심만을 내세운 미래와 최우진의 모습은 시청자들이 등을 돌린 가장 큰 원인인가 싶기도 하다.


김서원에 의해서 김미래는 자살하는 것조차도 허락되지 않은 모습으로 19회가 끝났다. 마지막회에서는 어떤 변수가 남아있는 것일까? 예측가능한 것들은 하나둘이 아니다. 그중 하나가 양심선언이라는 부분일 듯하다. 병실에 누워있는 김원석은 미래와 우진에게 미안하다며 가족을 불행으로 만든데 대한 사죄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오광재는 어떠할까? 가장 큰 변수라 할 수 있겠지만, 미래와 우진의 복수는 귀결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들기도 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응당의 죄값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었을끼? 자신이 가진 권력은 결국 또다른 조력자에 의해서 보호받게 된다. 천성일 작가의 전작인 '추노'에서도 그러한 모습은 권력의 이전과 보호는 보여졌었다. 마지막회에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게 될지 기대해보자.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수목드라마 '7급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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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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