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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백년의유산, 집착도 병이다. 거짓과 위선속 빛나는 중년 로맨스!

by 뷰티살롱 2013.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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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많으면 집착이 된다는 말이 있다. MBC의 주말연속극인 '백년의유산'은 사랑을 넘어선 집착증 종합드라마를 보는 듯하기만 하다.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말로 희석되어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타인의 삶을 억압하기만 한다. 집착의 도는 끊임이 없다.

마마보이 철규(최원영)는 엄마인 방영자의 음모에 이혼까지 하고 신분상승을 위해서 대기업 막내딸과 결혼한 케이스다. 그렇지만 전처인 채원(유진)을 잊지 못하고 결혼식이 있는 날까지도 술을 마시고 신랑입장을 했다.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이루어진 결혼이 아니라 하더라도 철규의 결혼결정은 마홍주(심이영)가 자신을 탙출시켜 달라는 간절한 부탁에 마음이 이끌려 하게 된 것이라고 하지만, 신혼여행까지 가게 되는 마당에서 전화로 오매불망 채원에게 전화를 건다는 것은 참으로 꼴볼견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여주인공이 고난을 겪으면 겪을수록 드라마 시청율은 올라가는 것일까? 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여주인공 민채원에게 한걸음 걸어가기 힘든 지뢰밭이기만 하다. 잘못 헛디디게 디면 산산이 부서져 버릴 듯한 위태로움이 산재해 있기만 하다.


철규의 부인이 된 마홍주가 어떤 변화를 보이게 될 것이라는 것쯤은 예상하고도 남음이 있어 보인다. 재벌가라는 타이틀, 비록 온전한 재벌가의 막내딸은 아니다. 엄마가 밖에서 낳은 딸이기 때문이다. 반쪽짜리 재벌가의 막내딸이라는 얘기다. 그렇기에 마홍주의 엄마는 딸을 시집보내 출가시키는 데에 급급했었다. 지워지지 않는 분흥글씨니까 말이다.

하지만 반쪽짜리의 막내딸이라 하더라도 재벌은 재벌이다. 철규가 채원을 잊지 못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채원에 대한 미움은 마홍주가 앞으로 채원에게 어떤 고난을 안겨다 줄지 훤히 엿보이기만 하다. 방영장게 혹독한 시집살이도 모자라 아들과의 이혼을 위해 불륜녀가 되었는데, 채원의 인생은 먹구름만 가득하다. 세윤(이정진)의 사랑이 있다 하지만 사랑만으로 젊은 청춘 남녀의 가시밭길 같기만 한 사랑은 본다는 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세윤을 향한 주리(윤아정)의 음모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회사 영양사가 된 채원이 세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주리는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 화이트데이 카드와 함께 영양사 사무실로 꽃다발을 보냈다. 주위의 시선은 당연히 채원이 재벌가의 아들에게 꼬리를 치는 격이 아닌가.

여주인공 채원의 주위는 오로지 집착증에 걸린 환자들만 득실대는 격이다. 한 남자의 사랑을 구걸하는 듯하기만 한 주리, 한 여자에 집착하는 철규, 아들에게 집착하는 시어머니.

단지 시집사람들만이 집착증이 있는 것일까? 아니다. 채원의 집 역시 집착증에 빠져있는 어른들이 즐비하기만 하다. 타인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 가족이라는 명분으로 당사자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 즐비하기만 하다. 민효동(정보석)에 대한 가족들의 집착은 대단하기만 하다.

 
민효동은 엄씨가문과는 엄연히 집안이 다른 사람이다. 그렇지만 오랜시간동안 장인인 엄팽달(신구)과 김끝순(정혜선)을 모시고 살아왔었다. 다정도 넘치면 집착이 된다는 말이 있는데, 데릴사위처럼 너무도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낸 탓이었을지, 김끝순 장모에게 민효동은 사위가 아닌 아들이 된 듯하기만 하다.

딸이 죽고 사위와 한집에서 살아가다 보니 김끝순의 사위사랑은 차고도 넘쳐 그 수위가 막장을 보는 듯하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장모와 사위의 집착에 가까운 사랑은 봐줄만하다. 외손녀인 채원의 사랑에 비하면 말이다. 민효동을 지지하는 집안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좋은 여자를 만나서 재혼하길 바라는 것이야 이해가 되고도 남지만, 카페 마담인 양춘희(전인화)를 극구 반대하는 장모 김끝순은 사위사랑은 집착에 가까운 모습이기만 하다.

양춘희는 채원과는 다르다.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었기에 장모 김끝순의 결사반대가 있기는 하지만, 기세는 동등해 보인다. 채원이 주위의 여자들로부터 거센 모략과 음모에 노출되어 있는 반면에 양춘희라는 캐릭터는 당찬 모습이여서 덜 걱정이 되기도 한다. 민효동과의 중년의 로맨스가 청춘의 사랑인 이세윤과 민채원의 로맨스를 압도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백마탄 왕자 이세윤의 채원바라기 사랑만으로도 험난해 보이는 청춘의 로맨스가 돋보이게 될 것이라는 설정은 사실 80~90년대에 줄기차게 등장하던 멜로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여주인공은 지독히도 못살고, 착하기만 하다는 캐릭터 설정은 과거의 멜로드라마에서 줄곧 등장하던 것이 아닌가?

오로지 한 남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여주인공의 나약한 모습보다는 차라리 양춘희의 사랑이 더 눈길이 가는 까닭이다. 현대 여성들이 과연 민채원과 같은 나약하고 착한 여성상일까? 전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서 음모를 꾸미는 주리라는 캐릭터가 더 설득력이 있기도 하다. 지독히도 잘못되고 음모론적인 모습이기는 하지만 남자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서 여자는 애교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가식적이지만 귀여움을 보이는 게 정상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백년의 유산에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들은 어딘가 상처받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남자에게 상처받거나 혹은 남자의 사랑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철규와 결혼한 마홍주의 변신은 어디로 튈지 모를 가장 큰 분란의 주인공일 듯하다. 철규의 집안으로 들어가 아들에게 집착하는 방영자와 어떤 식으로 갈등을 유발하게 될지 흥미로운 캐릭터라는 얘기다.

마홍주와 방영자간의 대립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비록 반쪽짜리 재벌가의 막내딸이지만 기세만큼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은 캐릭터에 가문까지 두지 않았는가. 결혼생활에 간섭하는 시어머니를 마냥 착한 며느리로 응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시누이였던 주리는 오빠의 아내에게 '땡'이라는 별명까지 붙이며 무시했었지만, 마홍주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다. 쉽게 말해 방영자 집안을 발칵 뒤집을 수 있는 존재라는 얘기다.

민채원과도 마홍주의 관계역시 불편하기만 한 관계일 수밖에 없다. 철규의 전처에 대한 집착이 높아질수록 마홍주는 민채원에게 향한 미움은 높아질 것은 뻔한 일이다.


온통 거짓으로 위장되어 버린 민채원과 이세윤의 사랑보다 오히려 민효동과 양춘희의 사랑이 더 눈길이 가기만 한다. 민채원은 오로지 이세윤 한 남자의 사랑이 전부로 보여지지만 민효동과 양춘희의 사랑은 자신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장모인 김끝순의 맹렬한 반대가 있기는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을 밀어주는 아군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둘째 아들인 엄기춘(권오중)과 공감숙(김희정)은 카페여사장인 양춘희에 대해서 맹렬한 반대론자들은 아니다. 거기에 삼각관계였던 옥탑방 오빠야인 강진(박영규)은 두 사람의 사랑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남녀의 로맨스는 밸런스가 맞아야 재미가 있는 법이다. 한쪽으로 일방적인 기울림은 짜증을 유발하기 마련인데, 이세윤과 채원의 로맨스가 그러하다. 아군은 없고 온통 적군들 뿐이다. 그것도 지독히 음모와 거짓으로 위장되어 있는 적군들 뿐이다. 드라마가 무슨 춘추전국시대의 모사꾼들의 향연도 아닌데, 민채원이라는 여자 하나를 불륜녀에 꽃뱀으로 만들려는 사람들로 차고 넘쳐나고 있으니 오죽할까.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주말연속극 '백년의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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