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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7급공무원 12회, 후련했던 폭로전과 신랄했던 현실풍자!

by 뷰티살롱 201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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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인 '7급공무원'에는 두개의 세상이 공존한다. 국정원을 중심으로 기업재산을 빼돌리려는 WPA와의 대립되는 첩보세계가 하나이고, 또다른 세계는 어느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해프닝과도 같은 세상이다. 분명 국정원과 WPA간의 대결, 그 안에서 한길로(주원)와 김서원(최강희)의 코믹로맨스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코믹멜로를 전해주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 많은 없는 드라마가 '7급공무원'이다.

한길로는 훈육관인 김원석(안내상)의 비밀지령을 받고 아버지 한주만(독고영재)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버지를 보호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엄밀히 말해 한주만의 주위를 감시함으로써 언제 누구와 만나게 되는지를 주시하는 임무였다. 이는 국정원으로써도 한주만이 국가로써는 치명적인 재산을 국외로 빼돌리려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었고, 거기에 가장 적당한 인물이 아들 한길로였다.

하지만 비밀임무를 부여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한길로는 진짜 국정원 요원일까? 아니면 김원석으로부터 이용당하는 피해자일까 하는 점이었다. 12회에서는 2중으로 계획되어졌던 김원석의 공작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었는데, 한길로의 단독임무와 김서원이 포함되어 있던 부서간의 대립이 해결된 모습이었다.

 
JJ(임윤호)에게 붙잡힌 한길로를 구출하기 위해서 김서원은 단독으로 한길로가 붙잡힌 장소로 출동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의문점은 의외로 쉽게 풀린다. 전화기의 위치추적을 통해서도 손쉽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한길로가 가지고 있던 열쇠집에 한길로 모르게 김서원이 위치추적기를 장착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파악할 수 있을 법하다.

한길로와 김서원의 코믹멜로 첩보전은 드라마 '7급공무원'의 독이 될수도 약이 될수도 있었던 요소였다. 코믹멜로가 강하면 강할수록 긴장감 넘치는 첩보라는 장르는 밀려나게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초반 최강희와 주원 두 배우의 환상적인 코믹멜로는 시청자들을 붙잡는데 1등공신이 되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악당들의 존재감은 반감되었다.

더욱이 계속적으로 한길로와 김서원은 서로를 의심하기만 했다. 한길로는 기업합병 계약서를 홈치려던 김서원과 JJ가 같은 편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고, 아버지를 위해하려던 세력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국정원 요원이라 얘기하는 힌길로는 엄밀히 국정원 사칭죄에 해당하며, 김서원으로써는 황딩한 그 자체였다.

코믹멜로는 아직 끝나지 않은 계속되는 진행형이지만 확실한 것은 12회를 기점으로 두개의 공작노선은 하나로 통일되었다는 점은 속시원한 전개였다. 한길로를 마치 이용하려는 김원석의 공작방식은 과거 JJ와 미래(김수현), 최우혁(엄태웅)의 부모들을 이용했던 국정원 요원들의 모습과 일맥상통하는 모습으로 보여기도 하다. 그렇기에 계속적인 김원석의 2중 공작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했었다.


국정원 요원이냐 아니냐에 대한 명확한 선을 그은 12회에서는 한길로와 김서원, 공도하의 삼각로맨스도 일단락을 지은 모습이기도 해 보였다. 훈련생 시절에 김서원을 사이에 두고 한길로와 공도하는 애뜻한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아버지 한주만의 회사로 들어간 한길로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공작임무를 펼치던 김서원은 서로의 마음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JJ를 뒤쫓으면서 부상을 당한 한길로를 밤새도록 유치장에서 두손 잡고 밤을 지새는 김서원의 모습을 보면서 공도하는 자신이 들어갈 자리가 없음을 느끼는 듯한 쓸쓸함을 보여주었다. 삼각로맨스가 사라진 세 남녀의 관계는 앞으로 또하나의 기대되는 라인이 숨어있다. 바로 김원석을 중심으로 한 공작라인과 오광재를 중심으로 한 국정원 파워게임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공도하(황찬성)는 김서원과 한길로의 관계가 불편히 팀을 이탈했다 다시 합류했다. 하지만 팀으로 복귀한 데에는 과거 같은 편으로써가 아닌 오광재의 심복이 되어 새로운 불편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코믹멜로를 뺀다면 드라마 '7급공무원'에서 볼거리는 중견연기자들의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파워게임을 보는 잔재미가 등장한다. 오광재(최종환)와 김원석 사이에 알게 모르게 벌어지는 2중 공작이 그것이다. 핫라인으로 직접 보고받는 오광재는 WPA의 위협보다 어느샌가 드라마 '7급공무원'에서 무서운 존재로 급부상한 상태다. 한길로와 김서원이 쫓는, 김원석이 쫓는 미래와 JJ의 실체보다 오광재가 노리는 것은 더 큰 대어다. 이는 김원석 또한 마찬가지 목표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목표점을 향해서 가는 두 거물의 행보는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양상이다.


드디어 비밀이 풀렸다. 김원석은 유치장에 갇힌 한길로에게 '국정원 요원이 아니다' 라며 분명하게 못박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요원자격을 상실한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한길로가 아버지 한주만을 보호하던 일련의 비밀임무는 분명 국정원 요원으로써 행한 행동이었지만, 엄밀히 한길로는 요원의 자격을 갖추지 않았다고 말해주었다.

마지막 선서를 하기 이전에 훈련원에서 퇴출당했기에 요원자격이 없다고 말했지만, 자신이 지시한 비밀임무를 수행한 국정원 요원. 요원도 요원이 아닌것도 되는 한길로의 명확한 존재를 각인시켜 준 것은 정식으로 국정원 요원으로 앞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김원석은 한길로와 마지막 훈련과정을 위해 캠핑을 떠나게 되었고, 동료들이 모두 모인 상태에서 국정원 요원으로써의 선서를 하기에 이르렀다.


김원석의 폭탄발표는 그동안 한주만 주위를 감시하던 팀원들을 멘붕시킨 발표이기만 했다. 김서원에게 총을 겨눈 한길로를 전기충격으로 정신까지 잃게 만든 신선미(김민서)는 왕짜증이다. 같은 편끼리 총을 맞대고 거기에 전기충격에 경찰 유치장까지 보냈으니 오죽 짜증이 났을까.

하지만 2중 공작이 하나의 공작으로 재편성된 모습은 단일체제로 WPA에 맞서게 되는 첩보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도 국정원에서는 WPA 조직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아낸 것이 없었다. 단지 김서원이 빼내려했던 한주만의 정식계약서를 한길로가 갖고 있다는 점에 위안이 될 뿐이었다.

미래와 존재나 JJ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김원석과 팀원들은 달리 방법을 동원할 방법이 전무하다. 드라마 '7급공무원'에서 악당의 존재가 무색하다는 점은 첩보드라마로써는 최대 약점일 듯하다. 이미 정보전에서 미래와 JJ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작은 절반이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KBS2의 '아이리스2'에서 모습이 감추어져 있는 '블랙'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적의 실체가 밝혀지게 된다면 첩보드라마는 그만큼 기대감이 상쇄된다. 그렇기에 어쩌면 코믹로맨스가 더 눈길을 끄는 요소가 된 것은 아닐까 싶다.

미래와 JJ의 존재를 알고 있는 김원석과 팀원들의 정보는 오광재 역시 알고 있다. 두개의 노선은 상부의 거대한 실체를 체포하려 하고 있다. 거기에서 김원석과 오광재의 보이지 않는 대립은 한편의 권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국정원과 WPA간의 대립은 큰 그림을 보여주고 있는데 반해, 김서원의 고향 작은 시골마을은 또다른 권력의 세계를 풍자하고 있다. 녹색성장 시범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김서원의 아버지인 김판석(이한위)은 딸의 신분을 마음껏 이용한다. 그 과정에서 마을 이장 선출은 가장 큰 이득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녹색성장 시범사업' 구상에는 마을에서도 이권이 개입되는 모습들이 보여졌었다. 시범마을 만들기 위해서 불도저와 포크레인이 동원되어야 하는데, 김판석에게 마을주인들은 갖은 청탁을 들이밀었다. 아들이 포크레인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로 한우고기세트를 김판석에게 건내며 사업의 일부를 자신에게 양도해줄 것을 청했다. 권력형 비리의 전형적인 모습을 풍자한 것이 아닌가 말이다. 특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과거 장관들의 비리들이 하나둘씩 매스컴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 요즘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기도 하는 장면이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시범마을 만들기 사업은 웃고 넘길수만은 있는 일일까? 천성일 작가의 작품에서는 권력의 풍자를 작품속에 그대로 노출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작인 인기드라마 '추노'에서도 양반들의 세계를 풍자적으로 묘사했었던 바 있었다. '7급공무원'에서도 날선 풍자는 여김이 없다. 국정원을 통해 첩보세계를 다루면서 또다른 작은 세상을 통해 날이 선 권력의 풍자를 보여주었던 '7급공무원'의 12회는 새로운 전환점이 된 회이기도 했다. 2중 공작이 하나의 공작으로 통일된 전개였지만, 오광재와 김원석의 대립이 수면위로 떠오른 모습이기도 했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 MBC 수목드라마 '7급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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