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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마의 40회 김소은, 두창 감염 숙휘공주 '마의는 왕실수난사'?...최고의 1분은!

by 뷰티살롱 201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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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침과 뜸, 탕약에 의존하던 한의학과는 달리 환부를 직접적으로 수술하는 '외과술'이라는 영역이 선보이고 있는 드라마가 MBC의 '마의'라 할 수 있다. 백광현(조승우)는 세자의 얼굴에 발생한 부종을 외과술로 제거하고 치료하며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 위험하지 않음을 민간에 전파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의 사지를 절단하고도 생명이 위태롭지 않다는 것은 이미 양반이었던 오규태 대감의 탈저에 의한 괴사로 다리를 절단함으로써 외과술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백성들에겐 두려움이 드는 의학분야였다. 하지만 세자를 살려냄으로써 외과술이 비로소 민간 백성들에게까지 신뢰성을 얻게 되었다.

50부작인 사극드라마 '마의'는 청국에서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 백광현에게 라이벌이 없어진 듯 보였다. 외과술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조선에서는 생소한 의학이었을 뿐만 아니라, 혜민서 최고의 의관인 이명환(손창민) 수의마저도 더이상 적수가 되지 않은 듯하기만 하다. 드라마상에서 라이벌 없는 전개는 왠지 김빠진 사이다를 마시는 기분이 들기만 할 듯할 것이다.

백광현에게 새로운 라이벌이 출현한 모습은 무척이나 시선을 빼앗는 대목이었다. 특히 백광현이 사부인 사암(주진모)과 함께 환자들을 대상으로 외과술을 하나씩 습득해 나가가는 성장을 겪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왜란때에 소실된 '치종지남'을 들고 나타난 최형욱(윤진호)의 등장은 기존 이명환과의 라이벌 구도보다 더욱 흡입력을 보이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외과술에서 최형욱과 백광현의 대립구도는 '성장'과 '완성'의 대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법하다.

최형욱은 사암의 제자였지만 환자들을 살려야 한다는 의원의 기본적인 소양보다는 명예욕과 의술에 대한 욕심으로 채워져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왜나라로 건너가 잃어버린 '치종지남'을 들고 다시 조선을 찾아 외과술로써는 백광현과 스승인 사암을 뛰어넘는 지식을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백광현과 최형욱의 차이는 무엇일까?


필자는 두 사람의 대립을 시청하면서 '잠재력과 가능성'이라는확률을 들여다보았다. 치종지남 의서를 바탕으로 외과술을 익힌 최형욱은 분명 외과술로써는 최고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 그에 비해 백광현은 외과술을 환자들을 치료해가면서 스승인 사암과 사제인 소가영(엄현경)과 함께 외과술을 하나하나씩 배워나가며 습득해 나가는 처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서 실패할 확률이 오히려 최형욱보다 낮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환자를 대하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의서의 이론으로만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제 아무리 무적의 신생의학인 외과술이라 하더라도 종기치료에는 사람마다 근본적으로 약재의 쓰임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한의학에서 말하는 사람들의 체질에 따라 약재를 달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치종지남의 의서에만 기록된 것만으로는 완벽하게 환자를 소생시킬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자의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백광현은 몇차례의 위기를 맞았다. 부종을 제거하고 지혈을 하려 했지만, 지혈제가 듣지 않아 다량의 피를 흘려 세자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기도 했고, 사용된 약재가 듣지 않아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백광현의 실패를 최형욱은 모두가 파악하고 있었다. 마지막 탕약으로 올려야 할 약재배합까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이는 명백히 치종지남에 열거된 밝혀진 이론에 의한 치료일 뿐이다. 치종지남에 열거되지 않는 새로운 종기부위가 생겨나거나 부종이 발생한다면 최형욱은 어떠한 조치를 취하게 될까? 환자를 생각하는 백광현과는 달리 최형욱은 환자의 상태보다는 상처를 없애는 데에 급급해 어쩌면 환자의 상태를 살피지 않고 무리수를 둘 것은 뻔한 이치다. 이것이 백광현과 최형욱의 극명한 차이로 보여진다. 비록 치종지남 의서를 손에 넣어 최고의 외과술을 가지고 있는 최형욱이지만 환자를 대하는 마음가짐부터가 백광현과는 극과 극을 보인다.


이병훈 감독의 사극 드라마는 주인공의 성장과 하나하나씩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미션 컴플리트' 기법이 시선을 끈다. 세자의 병증으로 한바탕 백광현의 위기를 만들며 시선을 끌었던 '마의'는 계속적으로 왕가에 위험이 닫쳤다. 이번에는 공주인 숙휘(김소은)공주가 두창에 걸렸다. 두창은 천연두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이다. 조선시대에 두창의 발생은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으로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과 같은 급이기도 하다.

현종(한상진)은 세자의 병증이 치유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나서 대전에 모여든 대신들과 어두운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된다. 오랜 흉년이 백성들을 고단하게 했는데, 이번에는 두창이 발생하다니 하는 탄식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오랜 흉년으로 백성들은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 못했을 것이고, 두창의 발생은 수많은 인명을 앗아갈 것은 뻔한 이치다. 먹지 못해 쇠약해질데로 쇠약해져 있는 백성들이 고열과 발진을 이겨낼 기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은 현종의 한탄해하는 장면을 보니 예상이 가고도 남음이 있어 보였다.


세자의 병증으로 최형욱의 등장을 알리며 백광현과 첨예한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놓은 '마의'는 숙휘공주의 두창감염으로 본격적인 대결을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되어 기대감을 높기만 했다. 강지녕(이요원)과 백광현의 혼례를 발벗고 나서며 주선하던 숙휘공주는 늦은 밤 노숙하던 걸인이 아픈 것을 발견하고는 급히 치료하도록 했지만, 환자의 병증이 두창이라는 것이 밝혀지게 됨으로써 또 다시 긴장감을 만들어놓았다.

40회를 시청하면서 사극드라마에서 왕가의 수난시대를 보는 듯하기만 하다. 세자에 이어 공주에 이르기까지 왕족의 핏줄은 모두가 외과술이라는 새로운 의학의 희생자로 전락한 듯한 모양새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혜민서에서 직장의 벼슬을 얻게 된 백광현은 어쩌면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는 최고 권력자인 현종(한상진)을 사이에 두고 최형욱과 진검승부를 펼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예상이 들기만 한다.

조선시대 역대 왕들의 병증에서 종기에 의해 고생하거나 사망한 사례는 있었고, 특히 현종 또한 번번한 병치례를 앓았다고 전해진다. 이는 어쩌면 정해져있는 이병훈 감독의 사극 드라마 전개공식과도 같아 보이는 느낌이다.


숙휘공주가 두창에 걸려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 '마의' 40회에서 최고의 1분은 무엇이었을까?

필자는 세자를 치료해낸 백광현의 긴장감 넘치던 치료과정이나 혹은 숙휘공주의 두창 발병장면이 아닌 최형욱과 대면하게 되는 부분을 꼽고 싶기만 하다. 환자를 대하는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는 두 의원인  최형욱과 백광현의 만남은 '인의'와 '명의'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대목이었다.

세자의 병증이 치료되고 혜민서 의관으로 들어오게 된 최형욱은 고주만(이순재)의 방을 사용하고 있는 백광현과 마주하게 되는데, 환자에 대해서 아니, 백광현이 앞으로 닫치게 될 운명에 대해서 간담이 서늘한 말을 건넸다. 비록 세자를 살리기는 했지만 앞으로 백광현의 추락을 예견한 최형욱의 말이었다.

"애착도 미련도 많고 그래서 어리석어. 아마 마의가 된것도 인의가 된것도 그래서일거야. 짐승이든 사람이든 저 불쌍한 것들이 죽어가는데, 뭐든지 하고싶었겠지. 하지 못하면 미칠 것 같았겠지... 고주만이 죽었을 때 심정이 어땠을까? 그런일이 또 없을 것 같은가? 자네한데 소중한 그 누군가가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또 보게 될 일이 말야. 그리고 장담하는데 그때가 되면 넌 미칠거야, 고주만이 때하고는 또 달라. 이만큼까지 왔는데, 이젠 알것 같은데, 그런데도 고칠수 없는 병이 있다니, 아무것도 할수 없다니, 그러니 그때가 되면 백광현 넌 무슨 짓이든 하고 싶어질거야. 나처럼 무슨 짓이든 말야!"

최형욱의 간담이 서늘한 말에 백광현은 아무런 말도 할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최형욱이 말한 것이 곧 백광현의 성품이자 인의가 되고자 했던 까닭이었으니까 말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병으로부터 고쳐내고 싶었고, 죽음으로부터 해방시키고자 했던 백광현의 욕심이었으니 어떻게 반문할 수가 있었겠는가.

백광현을 꿰뚫어본 최형욱의 말은 40회에서 필자가 뽑은 최고의 1분이었다. 환자에 대한 서로 다른 두 명의의 대면이기도 했었고, 백광현과는 달리 사람의 목숨에 대한 연민을 갖지 않는 최형욱의 싸늘함이 돋보였던 장면이었다.


두창은 종기와는 달리 급성 전염병의 일종으로 외과술에서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특히 숙휘공주의 전염은 강지녕과 백광현의 결혼성사 매파의 모습에서 순식간에 중심적인 캐릭터로 급부상시켜놓은 모습이기도 했다. 백광현이 어떻게 두창을 잡아나가게 될지 기대된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월화사극드라마 '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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