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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마의, 의사가 갖춰야 하는 최고의 덕목은 무엇인가

by 뷰티살롱 201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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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로써 최고의 실력은 무엇인가. 사극드라마 '마의' 33회는 백광현(조승우)에게 죄인의 신분으로 쫓기는 운명이 된 처지였지만 조선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명분을 얻은 외과술이 보여졌다. 청국 황실의 황비를 외과술로 치료해냈기 때문이다.

조선 내의원의 명의인 이명환(손창민)에 의해서 집도된 처방은 황비의 병증을 완화시켜 주는 듯하면서 쾌유되는 듯해 보였다. 청국 전역의 내놓라 하는 의원들을 불러모아 임상처방까지 동원된 황비구출작전은 그야말로 대규모로 이루어졌고, 동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이 동원된 것이었으리라. 하지만 태의감에서는 두가지 선택을 해야만 했다. 한방에 의해서 병증이 호전되었던 이명환의 처방과 외과술을 통해 병을 완치시킨 백광현의 시술을 선택해야만 했었다. 그런데 백광현의 처방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병이 낫기는 했지만 황비의 몸에 칼을 대는 시술이었고, 무엇보다 외과술에 의해서 발생된 파상풍에 대한 병증이 완전하게 완치되지 않았기에 태의감에서는 이명환의 처방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명환의 처방은 황비의 병증이 잡아낸 듯 보였다. 부골저의 병증이 호전되는 듯였고, 조선의료단이 다시 돌아가게 되었을 때에는 황비의 상태가 다시 악화된 결과를 보이게 되어 백광현을 다시 불러들였다.


탕약과 뜸을 통해서 치료했었던 황비의 몸상태는 과거보다 더 악화되어 쉽게 고쳐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엄밀히 말해 황비의 병증은 부골저에 의해서 생긴 종기의 원인이 더 큰 문제였는데, 신장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병증의 원인이었다. 그런데 청국의 어느 누구도, 이명환마저도 황비의 병증에 대한 원인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고의 명의라 자부하는 조선 내의원의 수의영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명환의 실력이라며, 아니 청국의 태의감에서는 황비의 병증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었다. 황비를 만나기도 전에 백광현은 황비의 병이 부골저라는 단순한 종기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태의감에서도 백광현의 짐작에 적잖게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환자를 대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환자의 병이 오장육부 내장에서부터 온 병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다는 것은 명의와도 같은 신묘하기만 처방전이었기 때문이다.

백광현은 황비의 부골저를 치료하기 이전에 신장의 기능을 다시 되찾아야만 외과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간파고 탕약으로 신장을 강화시키는 데 1차적인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황비의 병에 대한 원인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함구했다. 왜냐하면 황비로써 금해야 하는 행동이었기에 황비의 오라비에게까지 병에 대해서 함구했었고, 소가영(엄현경)에게까지 그 원인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다.

황비는 병의 고통을 참아내기 위해서 서각이라는 약재를 장기간으로 복용하고 있었는데, 서각은 일종의 취음제로써도 사용되는 약재였다. 장기간 복용은 몸을 차갑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고, 급기야 부골저를 일으키게 되었던 것이다. 진통제로써 사용되는 서각의 효능이 있기는 하지만 장기복용으로 황비는 서각을 다른 용도로 장기복용하고 있었던 것이고, 그러한 목적에 대해서는 황제나 다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후비들과 후궁들에게 둘러쌓여있는 청나라 황실에서 황제의 총애를 얻기 위해 황비는 늘 위기감과 긴장을 지니고 있어야만 했다. 여인으로써 황제의 사랑을 잃게 될까봐하는 노심초사는 서각에 손을 대게 만들게 되었고, 그 중독으로 인해 신장의 기능이 악화되었던 셈이다. 황비로써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지만 여인의 인생이라는 것이 남자의 사랑을 잃게 되는 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은 과거 역사속에서 늘상 존재하던 모습이기도 하다. 그 위기감이 황비에게는 독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백광현이 황비의 병증에 대한 원인이 최음제로 사용한 서각에 있음을 알리게 되는 순간, 황제의 사랑은 잃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일종에 마약과도 같은 것을 사용했기에 어찌보면 여인으로써의 치기가 밝혀져 황비로써의 존재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백광현은 황비의 마음을 읽었던 것이다. 황제의 사랑을 잃게 될까 노심초사하는 여인으로써의 마음을 알고 있었는데, 이는 조선에 두고온 강지녕(이요원)에 대한 자신의 마음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광현은 자신의 처지가 아닌 기다리고 있을 정인의 마음을 들려주며 황비의 마음을 돌러세워며 치료를 받을 수 있게끔 했다. 더군다나 외과술에 의해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여인으로써 큰 상처를 몸에 지녀야 하기에 더더욱 황제의 사랑을 잃어버릴까 하는 염려를 지워버린 것이다.


취음제로 서각을 장기복용한 사실을 숨겨주었던 백광현은 황비의 신장이 호전되었다 여겨 외과술을 시도하려 했지만 상처가 남게 된다면 황제에게 사랑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황비의 마음을 이해해 상처부위를 절개하는 외과술을 중지하고 새로운 처방으로 병을 잡아냈다. 절개법과는 달리 몸에 구멍을 뚫어 수술자국을 없애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신장이 기능을 회복하고 몸이 호전되었기에 부골저에 대한 처방은 약으로써도 능히 잡아낼 수 있었다는 판단이 섰던 것이었는데, 태의감에서나 이명환마저도 서각의 장기복용으로 인해 발생된 부골저의 병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외부로 드러난 병증에만 국한된 처방에 몰입했었기에 황비의 병증을 완전히 치료해 내기 못한 결과이기도 했다.

천공을 뚫어 부골저를 치료하는 방식은 이미 조선에서 고주만(이순재) 수의를 치료하던 방법이기도 했던지라 백광현에게는 새로운 외과술은 아니었다. 하지만 고주만은 천공을 통해서 머리에 난 부골저를 치료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파상풍을 얻어 목숨을 잃었다.

두번의 똑같은 실수는 되풀이 될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자신이 따르던 스승의 죽음을 경험한 백광현으로써는 부골저 치료를 위해서 외과술을 시전하는 과정에서 파상풍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사전적 지식이 있었고, 더군다나 황비에게는 최소한의 흉터를 준 것이었기에 여인으로써 병이 낫게 되더라도 마음아파해야 하는 아픔을 어루만진 것이다.


천공을 통해서 부골저를 치료한 백광현의 의술은 황비로써도 만족스럽기 그지없는 결과였다. 몸에 구멍을 내어 직접 약재를 투입하는 방식이었던지라 몸에 흉터를 남기기는 했지만 오히려 황비의 몸에 난 천공 흉터는 일곱개의 별자리인 북두칠성을 연상케하는 것인지라 흉터가 아닌 일종의 특별함으로 남았다.

죄인의 신분으로 청국으로 건너가게 된 백광현은 황비의 병증을 치료함으로써 조선으로 돌아갈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되었는데, 33회에서는 비로서 다시 조선땅을 밟게된 백광현의 모습이 보여졌다. 어쩌면 청국황실로부터 받은 병에 대한 치료책이 소상히 적힌 문서가 사신단을 통해서 조선 왕궁으로 가져갔을 것이고, 이명환에 의한 처방이 아니라 조선의 백의생이라는 의원에 의해서 황비가 완치되었다는 사신문서가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이 든다. 아니면 직접 백광현이 황비로부터 받은 서신을 몸에 지니고 있을 것이라 여겨지기도 하는데, 조선으로 돌아온 백광현의 차림새로 본다면 왠지 직접 서신을 지니고 있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백광현의 유랑기는 끝이 난 듯하다. 고주만을 죽였다는 죄목으로 현종(한상진)에게 죄인의 신분이 되기는 했지만, 숙휘공주(김소은)의 도움으로 조선땅에서 빠져나가게 되었는데, 과거 고주만을 치료했던 외과술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이 청국의 황비를 살린 것으로 해결된 것이라 볼수 있다. 조선땅을 밟게 백광현은 스스로 자신의 치료법에 대한 정당성을 찾아낸 것이다.

그렇지만 조선에서는 강지녕이 약계를 조직해 약재를 통해 사리사욕을 탐하는 벼슬아치들과 보이지 않는 대립이 한창이다. 더욱이 내의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장인주(유선)까지 가세한 상태다. 시료청을 통해서 이명환과 정성조(김창완) 등의 서인세력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해 나가고 있었지만 무료로 환자를 시술할 수 있는 약방을 냈던지라 서인세력들과의 정치적 대립이 이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종은 은밀히 사헌부에서 조사하던 약계에 대한 조사를 의금부로 이관시켜 조사를 계속해 나가고 있는데, 약재를 통해서 양반들이 부를 축적하고 있음은 알고있던지라 약계의 정체를 밝혀내게 된다면 도리어 자신의 개혁에 대한 도구로 사용할 것이라 미뤄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백광현의 귀환은 현종의 개혁에 중심을 이루게 될 것이라 짐작된다.

청국의 황비의 병을 고쳐내며 조선으로 돌아온 백광현과 이명환의 2차 대립이 이제는 초읽기로 들어간 듯하기만 하다. 현종이 지시한 약계의 발본색원은 어쩌면 숨겨진 현종의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 보여지는데, 고주만을 통해서 이루려던 현종의 개혁의지는 꺾였지만 다시 부활하는 약계의 활약은 현종의 새로운 2차 개혁을 알리는 것이기도 해 보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월화드라마 '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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