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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마의 엄현경, 감초연기 끝판왕 제2의 임현식을 꿈꾸는가?

by 뷰티살롱 201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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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 '마의'를 시청하고 있노라면 이병훈 감독의 대표작인 '허준'을 떠올르지 않을 수 없다. 한류열풍을 불러온 '대장금'보다 필자는 '허준'이라는 드라마를 더 좋아하기도 한다. 동의보감의 주인공인 허준의 일대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던 이병훈 감독을 일약 '사극의 마이더스'로 만들기도 했었는데, 국내 드라마의 사극이라는 장르를 그처럼 재미있게 만든 연출가는 찾을 수 없으리만치 존재감이 크다. 허준을 만들기 이전부터 이병훈 감독은 조선왕조오백년 시리즈를 연출하기도 했었는데, '허준'과 '상도'를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이병훈PD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 뒤 대장금의 빅히트와 이산, 서동요, 동이 등의 사극드라마를 연출해 그야말로 '사극의 마이더스'같은 불패신화를 이루기도 했었다.

이병훈 감독의 '허준'은 주인공인 허준역의 전광렬을 가장 먼저 떠올리기도 하지만 임오근(임현식)이라는 캐릭터를 빼놓을 수 없다. 극중 홍춘(최란)과의 로맨스로 인기를 끌었던 존재감 높은 조연이었는데, '홍춘이~'와 '줄을 서시요~'라는 짧은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억울하게 고주만(이순재) 수의영감의 죽음에 대한 죄로 청국으로 몸을 피한 백광현(조승우)은 사암(주진모)울 만나게 되어 외과술을 배우게 되는데, 소가영(엄현경)과도 인연을 맺게 된다. 지난 35회차를 시청해보면 마치 백광현의 화타같은 외과술이 펼쳐지게 되는데, 조선으로 돌아온 백광현은 자신이 돌아갈 곳으로 가기 위해서 마지막 한수인 남인의 오태규 대감의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이명환(손창민)이 신설한 특별 시료청에서 포기한 환자들을 모두 살려낸 외과술을 선보이며 일약 민간에서는 '화타가 살아돌아온 명의'라 칭송받기에 이르렀지만 서인세력과 이명환의 계략으로 사술로 스승 사암은 추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명환조차도 포기했었던 오태규 대감의 쾌유로 인해서 이명환 뿐만 아니라 서인세력들 모두가 멘붕시킨 외과술은 임금인 현종(한상진)까지도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치료를 포기하고 목숨이 얼마남지 않을 거라던 오태규 대감이 관복을 입고 입궐해 현종앞에 외다리로 서서 알현하고 있으니 어느 의원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인가 말이다.

그동안 쌓아왔던 이명환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든 한장면이기도 했었는데, 조선에서는 외과술이라는 의술이 유교사상에 의해서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시대적 배경이라면 백광현의 의술은 실로 감탄해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자신의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백광현의 선언은 혜민서로의 입성이라 할 수 있을 법하다. 이명환이 만든 시료청의 부패와 의료쳬계의 부당성에 맞서게 되는 결정적 전환점이기도 한데, 백광현에게는 결정적으로 자신의 의술을 인증할만한 무기가 있다. 바로 청국 황제에게서 받은 칙서가 그것일 것이다. 오태규 대감의 증언으로 외과술이 목숨을 살렸다는 얘기를 듣게 되겠지만, 이명환 대감과 서인들의 간계는 '사람 몸에 칼을 대는 것은 사술일 뿐'이라 주장할 것은 뻔한 일이고, 백광현은 그들의 주장에 청국 황제으 칙서를 내밀게 되지 않을까 짐작이 든다.

허나 무엇보다 이러한 모든 일들에 대해서 임금인 현종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어쩌면 드라마 '마의'의 반전을 가져오게 될 인물은 백광현이나 오태규가 아닌 현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현종은 민간으로 암행을 나가서 시료청에 대한 패단을 직접 들었던 바가 있었고, 약계에 대한 조사를 의금부로 이관시켰었다. 어쩌면 약계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것도 현종의 숨은 노림수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특히 청국으로부터 이미 백광현에 대한 우희의 치료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예감이 든다.

   
드라마 '마의'의 35회를 시청하면 백광현의 원맨쇼에 가까운 외과술이 눈에 띈다. 백광현의 존재감으로 인해서 모든 캐릭터들은 마치 감초연기에 몰입하게 되는 웃지못할 기현상이 엿보이기도 하는데, 그중 백광현과 서제지간인 소가영(엄현경)은 첫 등장부터가 눈에 띄는 감초연기를 펼치고 있다.

강지녕(이요원)과 혜민서 의관들이 민간에 새로이 만든 치종청을 찾은 소가영은 숙휘(김소은)공주를 모시고 온 곽상궁(안여진)에게 다짜고짜로 '아줌마'라는 칭호로 부르며 치종청이 어디냐고 묻는다. 사실 '마의'에서 소가영의 행동은 그리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 어른을 대하는 말투는 언제나 반말에 가깝다. 하물며 스승인 사암에게까지 반말을 사용하는 소가영의 태도를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지기는 한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눈길가는 캐릭터임에는 분명하다. 소가영의 아줌마 표현에 숙휘공주까지도 사용해 깨알같은 코믹을 선사하기는 한 모습이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빛나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조연들의 모습은 과거 '감초연기'를 하는 코믹스러운 연기가 눈길을 받았었다. 그렇지만 최근들어 주인공을 능가하는 '존재감'이라는 단어로 부상한 상태다. 이병훈 감독의 대표작인 '허준'에서 감초연기의 달인은 단연 임현식과 최란 두 조연배우였었다.


어느새인가 드라마 '마의'에서는 감초연기의 조연이었던 배우 임현식의 모습이 너무도 많이 엿보인다. 소가영은 청국에서 백광현과 사암을 찾아왔던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을 서시요~'라며 마치 '허준에서의 임오근을 연상케하는 모습이 엿보이기도 했었다.

소가영 뿐 아니라 드라마 허준의 감초연기가 돋보였던 홍춘과 임오근의 러브라인은 '마의'에서도 엿보이고 있다. 허준에서 홍춘을 사랑한 임오근은 끝내 결혼에 성공하고 아이까지 낳게 되는 해피엔딩을 맞게 되었는데, '마의'에서는 이혼녀이자 무교탕반의 주인인 주인옥(최수린)과 마의인 추기배(이희도)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주인옥을 향한 사랑은 추기배 뿐만 아니라 오장박(맹상훈)까지 이어져 있어 3각관계가 깨알같은 코믹을 선사하고 있다.


무교탕반에서 숙수로 일하고 있는 오장박은 처음부터 주인옥을 염두해 두고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남자였다. 하지만 어느날부터인가 추기배가 주인옥의 주변을 맴돈다. 남녀의 사랑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기 마련이다. 10년 공들인 오장박의 대쉬가 추기배의 어설프기만 한 사랑고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편으로 주인옥의 눈에 오장박보다는 추기배의 소녀같은 수줍은 사랑이 더 끌릴 수도 있으니 세사람의 러브라인은 드라마 '마의'에서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 '허준'에서 홍춘과 임오근의 사랑만큼이나 눈길이 가기도 한다.

백광현과 강지녕 그리고 이성하(이상우)의 삼각관계가 주목되기도 하지만 감초연기자들의 조연배우들의 사랑이 때로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마련일 법하다. 오장박과 주인옥 그리고 추기배의 삼각 러브라인은 깨알같은 코믹함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세사람의 아웅다웅 사랑전쟁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면 시청하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중년의 사랑인 세사람의 사랑전쟁과 함께 눈길가는 커플들이 또 등장했다.


바로 윤태주(장희웅)와 소가영(엄현경)의 관계가 그러해 보인다. 청국에서 얼뜨기로 통한 윤태주와 박대망(윤봉길)은 조선에서 다시 만나게 된 소가영에게 여전히 '얼뜨기'로 불리워졌다. 조각같은 외모의 이성하를 그리워하고 있는 소가영은 백광현에게 다쳤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기까지 했었는데, 배우 엄현경은 마치 '허준'에서의 임현식을 보는 듯하기만 하다.

완전히 코믹캐릭터로 둔갑해 버린 듯한 윤태주는 필자가 드라마 '마의'에서 가장 아쉬움이 많은 캐릭터 중 하나다. 의과시험에서 백광현을 제치고 장원을 차지할만큼 첫 등장에서는 가장 주목받은 캐릭터였었다. 강지녕과 백광현의 사랑앞에 한없이 초라하게 보여지는 이성하를 대신할 수 있는 캐릭터로 느껴졌었는데, 어느샌가 윤태주는 주인공 백광현의 최고의 라이벌이나 혹은 절친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감초배역으로 전략해 버린 듯한 모습이어서 아깝기만 해 보인다.


오규태 대감의 다리절단 외과술을 제외한다면 '마의' 35회는 한편의 시트콤을 연상케 하는 코믹스러움이 가득하기만 했었다. 사암을 붙잡아간 시료청에서는 사암의 의술지식에 누구하나 일언반구 일침을 놓치 못한다. 조선에는 아직까지 전파되지 못한 의료지식을 줄줄이 꿰고 있는 사암의 의료지식 앞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명나라 오곤이 편찬한 '의방고'와 송나라의 '엄씨제생방', 명나라 의서인 '기효양방' 등에 수록되어 있는 지식을 줄줄이 꿰고 있는 사암의 말 앞에서 시료청의 의관들은 어떠한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의서에 대해서 말은 들어보았겠지만 읽어보지 못했기에 사암의 말을 반박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니 무엇보다 새로운 병에 대해서 각종 문헌들을 들여다보며 임상을 통한 외과술을 습득한 사암과 백광현과는 달리 시료청에서는 가능성 있는 환자들만을 선별해 100%의 성공율을 보이며 환자들을 치료했으니 응당 같은 환자라 하더라도 체질이나 시기, 환부의 상태에 대해서 적절한 치료책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남인의 실세인 오규태 대감을 완치시켜놓은 백광현의 외과술은 조선의 조정을 일대 파란으로 몰고 가게 될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외과술이라는 의술이 사람의 몸에 칼을 들이대는 것이라는 점에서 뿌리깊게 자리한 조선의 유교사상과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명환과 서인들은 어쩌면 백광현의 의술에 대해서 이러한 사회적 사상을 무기로 반기를 들 것이며, 이는 개혁을 이루려는 현종의 정치에도 접목시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는 백광현의 선언이 혜민서로 향하게 될지 아니면 강지녕이 있는 치종청이 될지 궁금하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월화드라마 '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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