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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보고싶다 박유천-유승호, 파우스트는 과연 누구일까?

by 뷰티살롱 201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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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보고싶다'를 시청하면 시청자를 지독하게 눈물의 고문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은데, 끝이 알수 없는 죄를 짓고, 그 죄값으로 결국에는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들기 때문입니다. 죽은 줄 알았던 이수연(윤은혜)을 찾기 위해서 한정우(박유천)은 아버지를 버리고 수엄엄마(송옥숙)와 함께 14년을 살아왔습니다. 그런 정우의 앞에 어느날 외국에서 돌아온 조이(윤은혜)와 해리보리슨(유승호)이 찾아온 것이죠.

지난 9회차의 방송을 보면서 박유천과 윤은혜의 멜로라인에 대해서 가슴아프면서도 다른 멜로드라마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는 글을 발행하기도 했었는데, 14년을 기다려온 한정우와 외국에서 해리보리슨으로 이름을 바꾼 강형준(유승호)과 함께 살아온 이수연은 자신을 버리고 도망친 한정우를 용서하지 못하고 증오만이 마음에 남아있게 된 이수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었습니다.

http://71hades.tistory.com/2215 : 보고싶다 박유천-윤은혜, 구원과 용서의 메시지를 담은 멜로라인 

한편의 지독한 멜로드라마와 보면서 왜 '구원'이라는 단어가 생각났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의아스럽기만 한데,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드라마 '보고싶다'는 시청자들에게 죄를 지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과연 용서할 수 없을까 아니면 단죄할 수 있는가 하는 '인간의 죄와벌'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보라엄마(강미경)는 자신의 딸을 성폭행한 진범을 스스로 응징하는 범죄자가 되었습니다. '죽어야 할 사람을 죽였는데...' 라는 말, 스스로 살인자가 되었지만 보라엄마의 행동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측은하고 슬프게만 느껴지는 인간으로써의 연민때문입니다. 살인을 하면 똑같이 살인자가 되는 것과 같이 보라엄마는 불쌍하게 죽은 자신의 딸을 욕보인 진범을 공항에서 납치하여 죽이려 했습니다.

그에 앞서서 보라엄마는 이수연과 한정우를 납치했고, 이수연을 폭행했던 강상득을 잔인하게 살해했습니다. 드라이아이스로 차갑게 몸을 얼려 죽임으로써 인간으로써의 잔혹성을 극대화하기도 했었는데, 뒤늦게 보라엄마가 진범이란 사실을 알게 된 한정우를 일시적으로 잠들게 하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보라엄마는 결코 살인자가 될 수 없었던, 단지 성폭행 피해자 가족이 겪어야 하는 아픔으로 살인을 저질르고 만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고 목숨을 앗아갈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것이 한편으로는 피해자 가족이 응어리로 가슴에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또다른 고통이기도 합니다.

한정우는 강상득을 살해하고 공항에서 보라를 성폭행한 용의자를 납치한 것에 대해서 붙잡힌 보라엄마를 취조하게 되지요. 그러면서 살인을 어떻게 저질르게 된 것인지를 취조합니다. 사위삼고 싶었던 청년 한정우가 아닌 경찰이 된 한정우로써 보라엄마를 심문하는 모습이었어요. 하지만 보라엄마의 살인에 대해서 인간으로써 심판할 수는 있을까요? 물론 법전에 명시되어 있는 살인죄로 유죄를 선도할 수는 있지만 딸을 잃어버린 모정의 아픔에 대한 피의자로써의 법적인 조치는 아무런 것도 보라엄마에게 해준 것이 없었습니다. 미성년자의 신분으로 혹은 돈이 많은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 가난한 집의 딸을 유린한 것에 대해서 법의 심판은 약하기만 했었습니다. 한명의 용의자는 해외로 출국하고 하나는 형무소에 수감되었습니다. 하지만 보라엄마의 한은 풀릴수가 없습니다.

마땅히 죽어야 할 인간들.

보라엄마는 이수연을 폭행했던 강상득을 죽여준 것에 대해서 한정우에게 감옥에 가 있는 범인을 죽여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하지만 한정우는 보라엄마의 부탁을 거절합니다. 죽여버린다면 자신들이 저질른 죄에 대해서 고통받지 못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죽을 때까지 자신들이 저질른 죄에 대해서 마음의 고통을 받으며 죄값을 치르게 해야 그것이 진짜 복수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마음속으로는 보라엄마처럼 똑같이 죽이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마음이기도 할 겁니다. 그렇지만 그 반대편에는 한정우의 용서가 존재하는 것이 인간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유혹당하고 구원을 바라는 불안전한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이지요.

드라마 '보고싶다'를 시청하면 이수연과 한정우의 애뜻하고 절절한 멜로라인과 함께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는 커다란 명제를 만나게 되기도 했습니다. 13년동안을 기다려왔던 한정우였지만, 이수연에게는 한낱 '자신을 버리고 혼자 살겠다고 도망친 비겁하고 증오의 대상' 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정우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모른 채 말이예요.

애뜻한 멜로라인을 보면서 왜 구원이라는 말이 생각났던 것이었을까요? 마치 한정우와 이수연의 멜로라인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보는 듯한 멜로로 엿보여지기도 합니다. 마가리트와 파우스트의 사랑처럼 말이예요. 하지만 원작인 파우스트에서 마가리트는 죽게 되지요. 파우스트의 아이까지 임신했던 마가리트는 스스로 자신의 아이를 물에 빠뜨려 죽게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원을 받게 됩니다. 노인이 되었던 파우스트는 악마 멤피스트와 영혼의 계약을 맺고 세상의 부와 권력을 얻게 되는 인물인데, 파우스트의 부와 권력을 얻게 된 이면에는 악마와 신의 내기가 걸려있었습니다.

악마의 유혹으로 파우스트는 타락하게 되지만 결국에는 구원을 받게 된다는 것이 파우스트의 결말이기도 한데, '보고싶다'라는 드라마에서는 이처럼 구원과 용서의 메시지가 강하게 깔려있기도 합니다. 한순간의 행동으로 13년을 기다려온 한정우가 파우스트일까 아니면 자신이 어머니를 죽인 한태준(한진희)에게 복수하려 하는 강형준(유승호)가 파우스트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해리보리슨은 늘 자신의 분신처럼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가 있는데, 이상한 글씨가 적혀있는 지팡이입니다. 한태준의 비자금 장부가 드러나게 되고 해리보리슨과의 투자건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한태준은 해리보리슨을 찾아왔습니다. 해리는 한태준에게 선뜻 200억이라는 거액의 돈을 투자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가까이에 있는 지팡이를 가져다 달라고 청합니다.

마치 드라마 '보고싶다'에서 한태준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강형준의 음모나, 이수연이 그토록 증오의 세월로 살아왔었던 대상인 한정우에 대한 용서가 지팡이에 담겨있는 말과 연관이 있는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파우스트의 희극에 나오는 마로 '신이여 구원하소서'라는 말이라고 하더군요.

헌데,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단어가 새겨진 지팡이가 눈길을 끌게 되는 것은 왜일까요. 아마도 드라마 '보고싶다'의 복수는 한태준-강형준-한정우 세 남자의 가족사에 대한 처절한 원한과 복수에 대한 드라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돈이 가진 유혹은 사람의 끊임없이 유혹하기도 합니다. 한태준은 자신의 아버지의 재산을 얻기 위해서 강형준의 엄마인 강현주(차화연)를 구금했습니다. 아들 형준을 미끼로 강현주에게 재산이 어디에 있는지를 추긍했었습니다. 첫회에서 보여진 인간의 폭력에 대한 모습은 드라마의 제목과는 너무도 상반된 날카로움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한태준과 강현주가 서로의 손아귀에 쥐려했었던 돈의 유혹은 악마 멤피스토와도 같은 것일 겁니다. 허나 해리보리슨이 된 형준은 자신의 엄마가 한태준의 손에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서 목숨을 버렸다 여기고 있지요.

지난 12회에서는 극적인 반전이 돋보였는데, 그간 보이지 않았던 형준모가 살아았음이 보여졌습니다. 한태준은 강형준의 모친을 죽이지 않았었고, 어딘가 구금시켜 놓은 채 13년동안을 살게 만들었던 것이었습니다. 돈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고 있는 캐릭터가 한태준이라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죽은 줄 알고 있던 어머니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강형준으로써는 과연 한태준을 끝까지 응징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손으로 인간을 심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겁니다. 마치 보라엄마가 자신의 딸을 성폭행했던 범인을 자신의 손으로 죽인 것처럼 말이예요. 그래서 더 아프고 슬픈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이수연이 13년의 세월동안 자신을 버리고 혼자 도망친 한정우를 용서하지 못하고 증오하면서 살아왔지만, 한정우는 그 13년의 시간동안을 끊임없이 이수연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자신의 눈앞에 나타났을 때조차도 스스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조이가 아닌 이수연으로써 말이예요. 자신이 행한 죄가 있기에 한정우는 이수연이 이수연으로써 살아가지 않기를 원한다 하더라도 붙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고싶은 그리움은 한정우가 짊어져야 한 고통과 죄값일 뿐이었습니다.

강형준은 한태준이 그러했던 것처럼 돈이 가진 힘으로 한태준을 응징하려 하고 있습니다. 형준의 심판은 보라엄마가 자신의 딸 보라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진범들에 대한 응징을 똑같이 되갚아주고 있는 것처럼 같은 방식으로 한태준을 응징하려 하고 있는 구도이기도 합니다.

진실의 문앞에 서기 전까지 사람들은 자신들이 저질른 죄가 어떤 것인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한정우에 대한 증오에 사로잡혀 있었던 이수연은 13년동안 한정우가 자신의 엄마 명희(송옥숙)의 곁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언제나 한꺼플 장막이 드리워진 채 시야밖에 서 있었어요. 이수연은 한정우를 결코 증오할 수 없었습니다.

한태준을 응징하고 복수하려는 해리보리슨, 강형준은 과연 자신의 엄마가 살아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한태준에 대한 응징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특히 이수연과 한정우를 고통의 나날속에 살게 만들었던 장본인은 다름아닌 해리, 강형준이었습니다. 외국으로 도피하고자 했었던 정혜미(김선경) 간호사에 의해서 이루어졌던 범죄로 인해서 두 남녀의 비극은 시작되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해리보리슨 역시 자신의 어머니인 강현주(차화연)의 복수로 죄를 지은 장본인에 불과한 것이죠.

복수와 멜로가 쉼없이 이어지고 있는 드라마 '보고싶다'는 등장인물들의 끊임없는 죄의 먹이사슬이 시선을 끌기도 합니다. 한태준과 강현주 두 사람의 돈에 대한 집착과 욕심에서 시작된 죄는 세 남녀의 비극을 만들어놓았습니다. 비극으로 치닫는 세 남녀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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