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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마의 조승우, 세상을 바꿀 것인가 순응할 것인가?

by 뷰티살롱 201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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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사극드라마 '마의'의 전개가 기존 이병훈PD의 사극드라마와는 달리 다이나믹하게 전개되고 있는 모습이예요. 50부작이라는 대작의 전개상에서 고작 19회에 왕인 현종(한상진)을 진단하게 된 의생 백광현의 모습은 기존에 이병훈 감독작품과는 달리 주인공의 단계별 성장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죠. 의학사극드라마였던 두 편의 작품인 '허준'과 '대장금'에서의 주인공들을 떠올려본다면 '마의'에서의 백광현(조승우)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는 성장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작인 '허준'에서 허준(전광렬)은 미천한 신분으로 밀무역을 하다 도망을 하게 되는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의술에 눈을 떠 유의태(이순재)을 만나게 되는데, 천한신분→어의로의 과정이 한단계 한단계 스탭을 밟아나갔었습니다. 혹독한 제자과정을 거쳐서 양반의 노모를 치료하게 되고, 거기에 1차로 의생시험에 낙방까지 하게 된 허준은 두번째 시험에 합격하게 됨으로써 내의원에 들어가게 됩니다. 내의원에서조차도 어의로 급상승하기보다는 왕실의 사람들을 진단하게 됨으로써 단계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었는데, '마의' 백광현은 단계별 스텝을 밟기보다는 천한신분를 지녔지만, 삼의사에서 벌써부터 태풍의 눈으로 빅이슈를 만들고 있습니다.

자신의 신분이 '마의'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도리어 자신이 마의였음을 의생들에게 밝히고, 인의가 되겠다는 백광현에게 다른 의생들은 '말똥냄새나는 사람이 인의가 되려한다'며 비아냥거립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흔히 주인공의 성장통은 가장 낮은 데에서 시작해 조금씩 신분이 상승되어 가는 과정을 밟아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마의' 백광현은 속성과정으로 어의의 자질을 보이고 있네요.

백광현이 급습도로 신분이 상승되어 가는 듯해 보이는 까닭에는 조선의 왕인 현종(한상진)의 개혁의지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비록 광현이 인의의 신분이 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천한 마의의 신분을 벗어난 것도 아니지만 현종의 강력한 개혁의지는 결국 광현의 내의원 의생선발을 가능하게 만든 단초를 만든 것이었습니다.

허나 왕의 진단을 시험하는 의생시험에서 광현은 현종의 병증에 대해서 담석이 있음을 처방했습니다. 그리고 현종의 몸상태는 사람의 몸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병증이지만 돌이 생긴 소에게서는 찾아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람의 몸에 돌이 생길 수 있다는 진단은 당시로써는 너무도 충격적인 처방이었을 겁니다. 특히 고귀한 신분인 왕의 옥체를 다른이의 몸도 아닌 동물과 비교했으니 이는 양반들이 지배하는 조선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해괴한 말이기도 하겠지요.

현대에서야 사람의 몸에 돌이 생길 수 있다는 진단은 신기한 일이 아닐 겁니다. 담낭안에 돌이 생겨 아랫배가 찌르듯이 아프게 된다는 소견으로 초음파를 통해 돌을 깨뜨려 병을 치료하기도 하는지라 현대에는 사람의 몸에 돌이 생긴다는 진단은 신기한 일도 아니지요. 허나 때는 반상의 법도가 지엄한 조선의 사회이고, 특히 만인지상인 왕의 옥체를 동물에 비유했으니 이는 천한 신분의 마의가 내의원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미천한 신분이 인의가 되겠다고 설치는 꼴은 양반들의 시선으로는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마의의 신분이기는 하지만 백광현의 의술실력은 내의원 의관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요. 실력있는 의원들조차도 시침하기 어렵다는 사부혈 5군데만을 골라 시침했던 것도 광현의 침술을 평가하는데에는 더할나위없이 훌륭했었던 사건이었고, 죽었다던 사람을 살려냄으로써 의술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다른 의원들도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광현의 신분이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의학적인 지식과 침술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삼의사의 의관들의 눈에 백광현이라는 존재는 단지 '천한 마의의 신분'을 가진 의생일 뿐이었지요. 사람의 재주는 뛰어나다 하나 신분질서가 엄격한 조선의 사회에서 마의가 인의가 되겠다고 한 것 자체가 이미 그들의 세상에서는 파격적이고 나아가 파행과도 같은 사건이었을 겁니다.

백광현에게 부족한 것은 의학적인 소견과 약처방을 내리는 기본적인 소양일 겁니다. 아직까지 사람을 진단하는 것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는 까닭에 약처방을 어떻게 내려야 하는지를, 진단서를 어떻게 작성하는지를 모르고 있는터라서 배움의 과정이 필요한 처지이기도 하지요.

내의원 의생들 중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윤태주(장희웅)는 의생들이 광현을 싫어하는 까닭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요. 광현의 의학적 소양은 그들의 위에 있지만 양반의 자제나 의관들의 자제들로 구성되어 있는 의생들 사이에서 광현의 출생은 근본적인 문제였습니다. 단지 광현의 신분을 싫어하고 자신들보다 뛰어난 의술을 보이고 있는 광현이 싫었던 것이지요.

'신분으로 누르기보다 실력으로 광현 그자를 뛰어넘게'

윤태주는 광현에게 등을 돌리던 의생들에게 던졌던 말은 아마도 현종이 바꾸려는 세상과 다를바가 없어 보여요. 아직까지 윤태주가 광현의 지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적이 될 것인지는 모호하기만 하지만, 광현과 동문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기만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윤태주의 돌변은 이성하(이상우)라는 캐릭터를 나약하게 만들 캐릭터이기도 해 보여요.

드라마에서는 선한 역할이 있는 반면에 최대의 악역이 필요합니다. 사극드라마 '마의'에서는 이명환(손창민)이라는 캐릭터가 최대의 악역을 맡고 있지만, 자식인 이성하는  광현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는 캐릭터이자 올곧은 선비의 자질을 보이고 있어 보여요. 헌데 같은 의생신분인 윤태주의 등장을 보면서 두 사람 중에 '과연 백광현과 최대의 라이벌은 누가 될 것인가' 하는 의문점이 생기더군요. 주인공과 최대의 라이벌이 되는 배우가 아마도 드라마 '마의'에서 최대의 수혜자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지요.

과거 자신이 천한 마의의 신분이었음을 철저하게 숨기고 있는 이는 이명환입니다. 그리고 같은 신분인 백광현을 제거하는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기도 합니다. 이명환의 방해에 광현은 스스로가 포기할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이 죽을때까지 잘못된 세상이라는 고쳐나갈 것이라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명환의 백광현의 대한 처사는 어찌보면 과도한 행동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세상에 순응해 나가려는 인물로도 해석할 수 있어 보여요. 이명환은 과거에 천한 마의의 신분으로 엎신어김을 당하며 세상을 살아왔습니다. 자신의 출생자체를 원망하기도 했었을 겁니다. 친부의 죽음조차도 외면해야 했을정도로 이명환은 이제 양반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었고, 조선의 사회는 그러한 양반들에 의해서 움직여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지요.

고주만을 수의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양반세도가들의 위협에 편승하고 그들의 손을 잡고 있는 이명환은 그동안 계속되어지고 조선을 이끌어왔던 세상이 참이라 여기고 있을 겁니다. 단순한 흑백의 논리가 지배하는 조선의 신분제도의 사회에서 세도가들과 손을 잡는 것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희망이라 여기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릇된 세상을 고치려 하지 않고 순응하려 하는 것이지요.

50부작인 '마의'의 전개상 백광현이 왕인 현종을 진료하게 된다는 설정은 어찌보면 파격적인 이병훈 감독작품에서의 성장이기도 해 보입니다. 대장금에서도 주인공 장금은 숱한 성장통을 겪으며 결국 여자의 신분으로 어의에 오르게 된 인물인데, 왕의 진맥할 수 있는 것은 어의라는 특수한 신분상승으로 가능한 것이기도 할 거예요.

하지만 백광현은 마의의 신분으로 왕인 현종의 병을 처방하게 되지요. 물론 직접적으로 현종의 몸을 만지면서 진단하고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어의인 고주만(이순재)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진단에 참여하기는 하고 있지만 왕의 옥체를 진단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사극의학 드라마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전개이기도 해 보이더군요. 기존의 드라마와는 다른 전개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지요. 현종의 병을 고치고 나면 과연 다음 단계의 퀘스트는 어떤 것이 될지가 기대되기도 했어요.

양반들에 의해서 신분의 질서가 엄격한 조선의 사회와 마의의 신분으로 내의원 의생이 된 백광현, 그리고왕의 옥체까지 진단하게 된 백광현의 성장은 세상을 바꾸려는 개혁과, 과거부터 계속되어 이어져 내려온 관행의 싸움으로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월화드라마 '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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