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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마의 조승우, 타짜의 잔상 '쫄리기라도 하슈!'

by 뷰티살롱 2012.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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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마의'의 배우 조승우를 보면 자꾸만 타짜에서의 고니를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강지녕(이요원)과의 애뜻한 로맨스의 출발을 예감했었던 사복시에서 지녕이 떨어뜨렸던 침통을 돌려주었을 때에 슬며시 지녕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애뜻함을 보여주었었는데, 날마다 새롭고 신비롭기만 하다며 너스레스를 떨었었습니다. 그리고는 지녕에게 절대로 투전은 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었는데, 얼핏 영화 '타짜'의 조승우의 이미지를 어필하는 모습이기도 했었지요.

헌데 드라마 '마의'에 출연하고 있는 조승우는 영화 '타짜'에서의 고니를 따로이 떨어뜨릴 수 없어 보이기만 합니다. 말한마디에서도 2006년에 개봉되었었던 조승우의 대표작인 '타짜'의 잔재가 많이 엿보이기 때문이지요.

백광현(조승우)는 사복시의 마의에서 혜민서의 내의원이 되기 위해서 시험을 치게 되었습니다. 신분을 떠나서 누구나 응시할 수 있도록 한 고주만(이순재)의 실험적 개혁이기도 했었고, 왕인 현종(한상진)이 직접 승인해 치르게 된 시험이었지요.

일개 마의의 신분으로 인의를 뽑는 시험에 응시한다는 것은 하늘이 개벽할 사건이었습니다. 신분의 차이가 엄격한 조선의 사회에서 천출신분인 마의와 양반자제들이나 혹은 양반에게 줄을 대 시험을 치르게 되는 중인들이 대부분이었고, 그것은 일종의 암묵적으로 행해지는 관례나 다름없는 것이었습니다. 천출신분의 마의가 인의시험을 치르게 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신분질서를 혁파하는 모티브가 될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마의라 해서 인의가 될 수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의관 제조인 이명환(손창민)의 경우에도 마의의 자식이었지만 벼슬을 받게 되는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이명환처럼 마의의 신분으로 내의관의 벼슬에 오르기 위해서는 자식과 아비의 끈을 끊어야 했습니다. 마의의 자식이었던 이명환은 양반집의 양자로 입적되어 내의원에 들어가게 된 것이었지요. 허나 그러한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실력있는 의술을 가지고 있었기에 양반가의 양자로 입적되었던 탓에 내의원에서는 아무도 이명환의 신분을 알지 못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고주만은 내의원에 들어오게 되었던 이명환을 실체를 알고 있었습니다. 마의의 신분이라 해서 인의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하는 관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주만은 '실력있는 마의도 내의원 의관이 된 케이스가 있다'며 이명환을 넌지시 건드렸습니다. 이명환은 고주만이 자신의 신분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적잖게 불안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어찌보면 정성조(김창완) 대감과 함께 고주만을 위기에 빠뜨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일개 마의가 인의가 되려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양반들에게는 백광현이 버릇없는 인사이자 눈에 가시거리일 수밖에 없을 거예요. 책방에서 의서들을 찾는 백광현에게 시비를 거는 양반들의 횡포가 일어났으니까요. 천한 신분이 책방을 기웃거리는 것도 모자라 양반댁 자제들이나 하는 의생시험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도 할 겁니다. 시비를 빙자해 의관댁 자제는 주먹을 휘두렸지만 도리어 백광현에게 제압당하게 되었습니다.

양반의 몸에 손을 댄다는 것만으로도 파격적인 행동이었던 광현이었기에 의관 자제들은 몸종들에게 몰매를 안겨주었습니다. 그렇지만 광현은 전혀 굴하지 않았습니다. 

'아 뭐 쫄리기라도 하쇼~. 이깟 마의놈이 덜컥 붙을까봐서. 그럴수도 있겠네. 의관댁 도련님들도 떨어지는 걸 마의놈이 붙으면 개망신이니까. 그렇게 걱정이시면 집에 가서 의서나 한번 더 보십쇼!'

백광현이 의관 자제에게 한 소리를 들으면서 흡사 영화 '타짜'에서의 아귀(김윤석)와의 마지막 대결이 떠오르기도 했었습니다. 밑장빼기 기술로 설계사였던 정마담(김혜수)에게 열끈자리 단풍 한장과 아귀에게는 아홉땡을 건네주었었고 뒤집어지지 않았던 정마담의 마지막 한장을 걸고, 손목아지를 걸던 조승우의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했었습니다.

'천하의 아귀가 먼 말이 그리 많아, 나머지 하나가 단풍이 아니라는 거에 내 돈과 손목 전부를 걸겠다. 쫄리시면 되지시던가'

정마담에게 던져주었던 마지막 한장은 벚꽃으로 3끗을 나타내는 것이었고, 결국 고니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지요. 드라마 '마의'에서 백광현은 의관 자제에게 '쫄시시기라도 하쇼?' 하는 대사와 눈빛까지도 마치 도박판에서 절대고수였던 아귀를 상대했던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대제학의 여식(물론 뒤바낀 신분이기는 하지만)인 강지녕이 나타나 백광현을 구해주었는데, 사람을 다루는 인의가 되기 위해서는 마의의 신분으로 읽었었던 의서들과는 다른 서책들을 탐독해야만 했습니다. 광현은 지녕의 도움으로 의서들과 처방하는 약재들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데, 지녕과의 교육은 타짜에서 평경장(백윤식)으로부터 배웠던 화투의 기술을 전수받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었어요.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자리한 지녕과 광현은 단순히 배우고 익히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묘한 로맨스가 이어지기도 했었지요. 밤마다 의서들에 대해서 광현을 가르치는 지녕이었기에 혜민서에서는 낮동안에 졸기도 하고, 밤에 만나게 된 광현의 곁에서 잠들기도 했었습니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서 연인처럼 보여졌던 지녕의 가르침으로 광현은 무사히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차 실기시험인 침구시험을 앞두게 되었지요. 광현은 사복시 견습마의 시절부터 말에게 시침하는 실력만큼은 이명환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었어요. 중부혈 뿐만 아니라 심장과 가까운 혈자리에도 거침없이 시침하는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지녕이 가지고 온 동인상에 거침없이 침을 꽂았습니다.

동인상 안에는 수은이 들어가 있어 정확한 시침자리에 침을 꽂게 되면 수은이 흘러나오게 되어 있는데, 내의녀인 지녕조차도 동인상에 정확한 시침을 한 광현의 시침실력에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었지요. 동인상에 정확한 시침을 할 수 있는 의원은 많지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예고편에서는 광현이 동인상에 시침한 것을 장인주(유선)이 보게 되더군요. 타고난 의원의 재주를 가지고 있다며 감탄해하는 인주는 백광현의 실체가 과거 자신과 지기였던 강도준(전노민)의 뒤바낀 자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내의녀인 강지녕과 장인주를 놀라케 한 백광현의 시침 실력이 실제 시험에서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기대가 되는데, 고주만(이순재)은 자신이 사람보는 눈이 틀림이 없다며 백광현을 제자로 키워나가게 되지 않을까 예상이 들기도 합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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