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분이 천하다고 해서 사람을 살릴 수가 없다는 미련하고 아둔한 조선의 양반제도의 폐해에 정면으로 들고 일어선 듯한 모습이 드라마 '마의'에서 백광현(조승우)이 인의가 되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병든 말이나 고치고 동물을 치료하는 마의의 신분은 사람에게 시침하는 것을 엄히 국법으로 금지하는 조선의 법에 맞서 싸우는 듯한 모습이기만 합니다.

엄밀하게 따진다면 강마의에게 시침한 백광현의 의료행위는 살인행위나 다를바가 없습니다. 인체에 대해서 아무런 것도 배운것이 없었던 강마의가 강지녕(이요원)의 말 몇마디에 혼절한 감마의 중부혈을 시침한 것은 위험천만한 행동이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폐를 찔러 목숨을 살리기보다는 오히려 사람을 상하게 하는 행위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대로 방치했다면 강마의는 한시진안에 숨을 거두게 되었을 겁니다. 의원이라고는 없었던 상태에서 백광현의 시침행위는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고 보여지는데,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사람이 시술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었던 것이지요. 물론 살아났기에 다행이었지만 말이예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었다고는 하지만, 현대에서 의과대학생이 자신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을 가지고 외딴섬에서 흉부수술을 하는 격과 다를 바가 없는 백광현의 시침과 비교할만한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강마의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되고 백광현은 의금부로 끌려가 곤장 30대를 맞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서 광현은 사람을 살리는 인의에 대한 열망이 고개를 들게 만들었지요. 어깨너머로 눈동냥하는 격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사람을 고치는 인의가 되고 싶어합니다. 마의는 사람의 병을 고치면 안된다는 조선의 신분질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기도 해 보였습니다.

50부작에서 이제 갓 12회가 넘어갔는데, 마의에서 인의로 바뀐다는 설정은 새로운 시즌을 연상케하는 전개구도이기도 해 보입니다. 특히 배우 조승우의 등장은 불과 5~6회가 지난 시점인데, 너무도 빠른 인의로의 교체라는 점에서도 의아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더군요. 아비인 강도준(전노민)과 장인주(유선) 그리고 이명환(손창민)의 초반 등장과 아역들의 등장에 이어 조승우의 본격적인 마의 수련이 보여준 회차가 불과 5~6회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인의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는 폭풍전개가 아닐까 싶기도 해 보였습니다.

마의로써의 최고실력자도 아닌 견습마의생이 되었는데,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곧바로 인의수업을 향해 나아가는 백광현의 모습은 분명 이병훈 pd의 기존 사극인 '대장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대장금에서 장금은 궁중 수랏간과 수의녀가 되는 시점이 분명하게 이분되어 있는 전개였었지요. 수랏간에서 최고의 맛을 내는 장금이었다가 역모죄로 제주도로 쫓겨나게 되는 과정이 절반으로 나뉘어지다시피 했었는데, '마의'의 전개는 분명 다른 모습이기만 해 보입니다. 너무도 빨리 인의로 변하게 되는지라서 '마의'라는 수의사로써의 존재감이 반감되는 듯한 모습이기도 해 보입니다.

마의로써 백광현이 동물의 병을 고친 것은 불과 궁중 진상말의 시침과 숙휘공주(김소은)의 고양이, 동네에서 딹을 치료했었던 일과 이천지방 전염병 원인을 찾아낸 정도에 지나지 않기에 정작 마의로써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진 듯해 보이기도 해 보여요. 하지만 인의가 된 백광현이 어의에 오르고 지중추부사직까지 오르는 실존인물의 일대기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빠르게 인의수업으로 넘어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배우 조승우의 모습을 살펴볼 때에 동물의 병을 고치는 모습이 화면을 예쁘게 잡고 있는지라 짧은 마의생활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해 보입니다.

마의는 사람에게 시침을 할 수 없다는 조선의 신분질서에 백광현은 스스로 타파하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똑같은 목숨인데, 시침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이기도 할 겁니다. 기껏 목숨을 살려놓았는데, 돌아오는 것은 죽을지경까지 가게 하는 매질이라니 얼마나 말이 안되는 상황이겠어요.

그렇지만 백광현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보다는 자신이 시침한 강마의의 상태를 먼저 염려했습니다. 죽다살아온 백광현은 몸을 추수리게되고 혜민서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강마의가 깨어났는지, 상태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살폈습니다. 자신에게 처음이라 마지막 환자가 될 수도 있는 강마의였기 때문이었지요. 심한 곤장질을 당했고, 간신히 살아돌아왔기에 더이상 사람에게 시침하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 되었지만, 여전히 마의는 사람을 고칠 수 없다는 조선의 사회에 대해서 의문이 솟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스레 강마의가 의식을 찾게 되고, 몸을 회복한 광현은 다른 마의들에게 허망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자신이 곤장을 맞게 된 경위에 대해서 말이지요. 다름아닌 혜민서 의관에 의해서 강마의의 부모들이 매수당하고 자신이 곤장 30대를 맞게 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분이라는 것이 무엇이관대 마의가 사람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일까 강한 배신감마저 들게 되었습니다.

백광현이 아무리 실력있는 마의라 하더라도 누군가 조력자가 있어야만 마의에서 인의가 되는 길이 열리게 되는데, 혜민서 고주만(이순재)은 새로운 의생선발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신분에 의해서 천거되는 의생선발에서 새롭게 시험에 의해서 의생을 뽑는 방식을 도입하고자 합니다. 이는 누구나 실력이 있는 자라면 시험을 통해서 의생이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인지라 조선의 신분질서를 붕괴시킬 수도 있는 추진이었습니다.

이명환과 정성조(김창완) 대감은 고주만의 그같은 파격적인 의생선발에 반대하고 나설 것은 뻔한 일일 거예요. 그동안 내의원을 지켜오고 있었던 수많은 의관들은 대부분 실력보다는 양반들이 서로가 천거를 통해서 내의원에 입교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 막강한 의관들은 정성조 대감의 권력으로 자리하고 있었을 테니까요. 겉치레만 의관이었을 뿐 천거에 의해서 뽑다보니 의관들의 실력도 그다지 높지않은 자들이 많을 거라 예상이 들기도 합니다. 고주만의 그러한 내의원의 병폐를 뿌리뽑으려 하고 있었지요.

마의가 침을 놓아서는 안되는다는 격으로 곤장을 맞게 된 백광현은 견습마의들로부터 자신이 왜 곤장을 맞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자신을 음해한 세력이 있음을 직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이명환이나 혹은 정성조 대감 등과 적대적 관계가 될수밖에 없음을 미리부터 암시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자네가 의생이나 의원이 될 수 없다고 누가 말하던가. 마의라서? 마의는 공부해서 인의가 될 수 없다는 법이라도 있던가'

고주만은 백광현에게 의서들을 전해주면서 의생선발에 자원하도록 권유했습니다. 곤장 30대와 고주만의 충고는 마의 백광현이 인의가 될 수 있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준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잠룡을 깨운 것처럼 말이예요.

백광현이 마의에서 인의가 되는 성장통으로 새롭게 드라마가 전개될 것이라는 것은 전체적으로 등장인물들이 자리를 바꾸는 모습에서도 드러나고 있는데, 강지녕은 사복시 의녀에서 내의원 의녀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어요. 더군다나 이명환의 아들 이성하(이상우)는 장원급제를 한 상태인지라 조정신료로 등용되게 될 겁니다. 본격적인 대립구도를 준비되어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지요. 동물을 고치는 마의의 신분에서 사람을 고치는 인의로써의 길을 가기로 마음먹은 백광현의 성장이 어떻게 펼쳐질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월화드라마 '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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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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