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인 '메이퀸'에서 그동안 천해주(한지혜)와 자신의 아들인 창희(재희)의 관계를 허락하지 않았던 박기출(김규철)의 눈물겨운 부정이 돋보였던 17회였습니다. 기출이 아들 창희와 천해주가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반대했던 데에는 해주가 천홍철(안내상)의 딸이 아니라 금희(양미경)의 친딸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장도현(이덕화)의 명령으로 해주를 없애려 했었지만 차마 목숨까지 빼앗지는 못하고 천홍철에게 대신 키우도록 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홍철이 기출에게 다시 등장하고 나서 금희의 곁에, 장도현 회장과 자주 가까와지는 것이 염려되어 악행을 저지르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창희와 해주가 애인관계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둘 사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검사가 된 아들 창희의 장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해주가 금희의 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장도현 회장에게 눈에 가시거리가 된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기에 아들 창희가 해주를 만나는 것을 극도로 반대했던 것이었습니다. 기출에 대한 아들사랑이 잘못된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세상 어느 부모가 아들이 잘되는 것을 싫어할 부모는 없는 법일 거예요. 비록 악행으로 비틀어진 부정애를 보여주긴 했었지만, 아들 창희에 대한 사랑만큼은 기출의 사랑에 손가락질을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해요.
검사직을 사직하고 해주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아버지때문에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는 아들을 보는 기출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습니다. 지검에서 보내온 짐을 풀면서 어릴때부터 거제도에 살고 있는 해주와 주고받은 편지들을 보면서 그제서야 기출은 아들의 사랑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욕심으로 장도현 회장의 딸인 인화(손은서)와 결혼하길 바랬지만, 해주와의 사랑의 깊이를 이해하게 되었던 것이었지요. 하지만 국내에서 두 사라의 사랑을 허락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랜 기간 장도현 회장의 종노릇을 하던 기출 자신으로 인해서 아들마저 장도현 회장의 꼭두각시가 된다는 것은 기정사실화였습니다. 이럴바에는 멀리 외국으로 나가서 해주와 행복하게 살기를 그제서야 바랬습니다. 매일 술로 지새우며 해주와의 헤어짐에 가슴아파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아버지로써는 더없는 아픔이었습니다. 창희에게 해외로 도망가서 해주와 행복하게 살면 자신은 상관없다고 말했었지요. 눈물겨운 부성애를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출의 바램과는 달리 창희가 해주를 데리고 해외로 급히 떠나려는 순간에 장도현 회장은 기출을 찾아와 자신의 아들인 일문(윤종화)이 기소된 것을 풀어내라고 협박했습니다. 검사직을 사직했지만 윤정우(이훈) 검사와의 친분이 있으니 막으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장도현 회장의 악행은 드라마 '메이퀸'에서 최고의 악역으로 손색이 없는 모습이기도 했어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말이 있듯이 기출은 장도현 회장에게 종처럼 살아온 지난날의 설움을 분노하듯이 반항했지만 중과부적이었습니다. 금방이라도 기출을 죽이고도 남음이 있는 장도현 회장이었지만, 기출을 죽이기까지는 못할 거예요. 아들 창희를 이용해 자신의 꼭두각시로 만들려면 아버지인 기출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지요. 대를 이은 종살이같은 모습이 기출과 아들 창희의 모습이었습니다.
장도현 회장은 창희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돌아와 윤정우 검사를 막으라고 윽박질렀는데, 검사직은 그만두었지만 창희의 실력이라면 아들 일문에 대한 조사를 막아낼 수 있으리란 것은 장도현 회장도 알고 있었습니다. 일종에 적으로 삼기에는 위험한 인물이지만, 아군으로 만들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는 사냥개가 되는 이는 바로 창희였습니다.
창희에게 아버지는 어찌할 수 없는 아킬레스건이었습니다. 발버퉁쳐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아버지 기출이었는데, 어릴때부터 장도현 회장으로부터 온갖 구타와 협박을 받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라온 창희였기에 장도현 회장의 위협을 무시할 수는없을 겁니다. 더욱이 장도현 회장은 해주에게 사진하나를 보내게 되었는데, 바로 아버지 홍철을 사고낸 차량의 번호판이었습니다. 해주가 의문의 사진에 대해서 알게 된다면 아마도 기출은 물론이거니와 창희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커질 것이라 예상이 되는데, 장도현 회장은 창희에게 아버지의 악행에 대한 증거를 무기로 협박을 한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창희가 장도현 회장의 외동딸인 인화와 결혼하게 되어 어떠한 복수를 하게 될지 무척이나 기대되는 구도이기도 합니다.
사실 드라마 '메이퀸'에서 창희에 대한 장도현 회장의 위협의 근원은 바로 아들 장일문에게 있었습니다. 일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소가 확정되어 있는 상태지요. 윤정우 검사의 행보를 막아낼 수 있는 이가 바로 창희였는데, 17회에서는 그동안 알게모르게 장도현 회장의 악당포스를 능가하던 아들 장일문에 대한 속시원한 한방이 보여지기도 했었어요.
장일문은 친아들처럼 키워준 금희에게 사사건건 계모라며 속에 감추어진 모습을 보이라며 극도로 싫어합니다. 일문의 어릴적부터 아버지인 장도현을 빼다박은 캐릭터이기도 했었지요. 강산(김재원)과 창희에게 대하는 태도에서 볼 수 있듯이 안하무인이 따로없는 행동을 서슴없이 보이주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엄마인 금희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아버지 장도현으로부터 시작된 감정이라 볼 수도 있어 보입니다. 아들이지만 아버지인 장도현은 자식보다 아내인 금희를 더 많이 사랑하고 생각합니다. 회사일에 있어서도 금희의 말 한마디에 따라서 경영을 달리하는 모습을 어릴적부터 보아왔던 터라서 장일문은 계모인 금희가 자신을 키워준 엄마라는 이미지보다는 아버지의 사랑을 빼앗아간 상대로 보여질 뿐이었을 거예요. 그 때문에 어른이 된 일문은 사사건건 금희를 아프게 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17회에서 금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금희의 동생인 봉희(김지영)이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금희는 아들 일문이 어떠한 말을 해도 눈물로 가슴아파한 방면에 봉희는 다짜고짜로 일문을 때리며 엄마인 금희가 어떻게 어린 녀희들을 키웠는지 알고 있느냐며 화를 냈습니다. 일문에 대한 봉희의 분노는 속시원하기만 했던 행동이었지요.
드라마 '메이퀸'에서 장일문처럼 얄미운 캐릭터는 없을 겁니다. 장일문이 저지르는 악행도 사실 따지고보면 잘난 부모를 둔 때문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부자아빠인 장도현 회장의 후광으로 누구에게도 굽신거리지 않는 권력을 태어나면서 가진 행운아이기도 합니다. 세상 사람들을 모두 발아래 두고 있는 터라서 일문은 뼈속까지 오만함을 지니고 있는데, 천해주의 출생의 비밀을 캐내던 과정에서 달순(금보라)의 친딸이 아니라 자신을 키워준 금희와 유전자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황을 알아내기 위해서 일문은 해주의 동생인 영주(정혜원)에게 노골적으로 접근해 해주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아내려 하고 있습니다.
달순이 직접 낳은 것이 아니라 언제 입양되었는지를 영주로부터 알아내려 했던 일문에게 영주는 일문의 발을 밟으며 말도 안되는 일문의 질문을 무시했습니다. 일문이 천해주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자 했다면 영주를 통해서가 아니라 오빠인 상태(문지윤)에게 물었어야 할 대목이기도 했었습니다. 해주를 입양했었던 때라면 영주는 태어나지 않았거나 혹은 갓난아이때였을 거란건 누가 보더라도 쉽게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으니까요. 일문이 영주에게 답을 얻고자 한 데에는 어쩌면 드라마 '메이퀸'의 새로운 러브라인을 만드려 한 제작진의 한수로 보여지기도 해요. 하지만 원수의 집안과 인연을 맺는다는 건 또 한쌍의 이루어질 수 없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어놓은 듯한 모습이기도 해 보입니다.
해외로까지 도피하면서 장도현 회장의 눈을 피하려 했던 해주와 창희의 순애보는 아마도 종결을 맺게 될 듯해 보입니다. 장도현 회장이 해주에게 보낸 사진 한장은 커다란 파장을 불러오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창희도 더이상 해주에게 애정으로 연결된 인연을 끊고 아버지와 자신에게 가한 장도현 회장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자신을 스스로 희생하면서까지 사냥개가 되려 할 것이라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 과정의 첫단추가 아마도 장도현의 딸 인화와의 결혼이 될 듯해 보이구요. 해주는 아버지를 죽였던 차량의 번호판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생겨나게 되겠지요. 사랑을 버리게 되는 창희의 선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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