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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아랑사또전 13회, 이준기 아닌 연우진이 진짜 비극의 주인공!

by 뷰티살롱 201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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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을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 떡밥을 던져주고 있는 모습이기는 한데, 그 이유에 대한 타당성에 대해서만큼은 대본이 산으로 가는 듯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도 할 겁니다. 이는 주인공인 아랑과 사또의 관계에서 오는 괴리감일 거예요. 주인공인 아랑(신민아)과 은오(이준기)의 존재감이 절반치기로 나란히 평행선을 그리면서 극이 전개되어야 하는데, 지난 회차를 생각해보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두 캐릭터의 비중은 시청자들을 산만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등장은 두 캐릭터, 귀신과 이기적인 서출에 얼짜 태생이지만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은오의 비중이 절반치기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어느순간부터 아랑의 비중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버려서 사또의 존재감은 있으나마나 한 캐릭터로 전락해 버렸었지요. 마치 골묘에서 사방진 결계조각을 찾아헤메는 땀흘리는 어쩔 줄 모르는 은오사또의 모습이랄 까 싶었었지요.

그런던 두 캐릭터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 아마도 10회를 넘어서면서일 겁니다. 사람이 된 아랑을 좋아하게 된 은오는 주왈(연우진)의 접근이 자꾸만 신경이 쓰이게 된 것이었지요. 사람의 일이건 귀신의 일이건 자신의 일이 아닌 이상 절대로 개입하거나 혹은 관여하지도 않던 은오사또는 귀신 아랑에 의해서 사또가 되었었고, 수동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준기의 존재감이 극도로 사라져버린 모습에 시청자들은 짜증까지 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또가 되었지만 아무런 것도 하지 못하고 관아만을 지키는 듯한 허수아비같았습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은오의 존재감이 점차 살아나면서 아랑과 함께 존재감을 공유하고 있는 모습이여서 몰입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일 거예요. 거기에는 주왈도령과의 삼각관계가 점차 수면위로 올라서게 된 것도 큰 효과를 보였던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중반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하늘을 가린 서씨, 무연, 홍련이라는 세 이름을 가진 한 요괴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인간이 되고싶어 했었던 천상의 천녀였습니다. 그것도 저승사자인 무영(한정우)과 오누이 사이였었지요.

이승을 어지럽히고 영혼실종을 유발시켰던 주인공이 다름아닌 천상에서 쫓겨난 무연(강문영)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상제(유승호)는 절대로 죽일 수 없을 것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무영은 인간의 감정을 모두 끊어버린 천상의 존재라며 무연을 자신의 손으로 소멸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습니다. 상제는 무영에게 무연을 없앨 수 있는 검을 주게 되었는데, 상제의 의도가 실로 의심되는 부분이기도 하더군요.

무영에게 주어진 검은 다름아닌 무연을 저승으로 데려올 수 있는 것이 아닌 무연의 존재를 멸하는 검이었습니다. 가슴에 정확하게 꽂아야 무연을 멸할 수 있다는 상제의 말을 곱씹어보자면 무연을 천상으로 데리고와서 염라(박준규)나 상제의 심판을 받지 않고 즉결처분 즉, 사멸시킨다는 말이 될 겁니다. 왜 그런 엄청난 말을 무영에게 했을까요? 상제는 분명 무영이 무연을 멸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고로 무연을 죽일 수 있거나 혹은 저승으로 붙잡아 올 수 있는 것은 은오나 아니면 아랑밖에는 할 수 없다는 것이 될 거예요.

상제의 숨은 뜻을 들여다보면 드라마에서 가장 절묘하고 치밀하게 계산되어진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은오사또보다 더 말이예요. 그런데 참 대본의 장난질이라고 해야 할지 허술함이라 해야 할지, 무연과 무영이 나누는 대사때문에 시청자들이 많이 속았을 거라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누이 관계였던 무연은 무영에게 쌍시옷 욕설에 잦은 하대를 하는 통에 도대체가 무슨관계였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드랬습니다. 아무리 400년이나 지났다 하지만 오누이 관계라는 사실을 무연이나 무영 둘 다 알고 있건만 다시 만난 오라비에게 네놈이라는 호칭이 가당치도 않는 장면이었습니다. 인간으로 환생해 붙잡혀 저승으로 끌려가 한차례 염라와 상제앞에 끓려졌던 관계라고 하더라도 무연의 언행은 두 사람의 관계를 수없이 의심하고 의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은오는 과연 비극적인 사랑을 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해피엔딩을 맞게 될 것인지에 대한 시청자들이 많을 겁니다. 이는 저 또한 마찬가지예요. 13회에서 보름달이 하나 더 뜬 것이 보여졌었는데, 이제 아랑에게는 보름달 한개밖에는 남아있지 않은 것이 되는 셈입니다. 어쩌면 배경을 아름답게 만들어내기 위해서 보름달이 보여졌을 수도 있 것이고, 추후에 아랑이 보름달 두개 운운한다면 이 또한 최대의 옥에 띠가 아닐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겠지요.

이야기가 빗나갔는데, 13회에서 아랑을 향한 두 남자 은오와 주왈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은 비극의 주인공은 없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더군요. 하지만 결말은 둘도없는 비극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도깨비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정리해 보자면 비극이면서 비극이 아닌 결말이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랑에 대한 러브스토리에 관심을 두고 시청했던 것이 아니라 밀양고을이라는 마을에서 맞게 되는 은오사또의 비리파헤치기라는 관점에서 아랑과 은오의 러브스토리를 유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러브스토리의 관점을 남녀의 사랑에 맞추지 않고 인간관계에 맞추다 보니 자연스레 비극아닌 비극의 모습이 엿보이더군요.

400년전에 천상에서 쫓겨난 무연은 사람의 몸을 빌어 이승에서 사람처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 처녀의 영혼이 필요했었지요. 최대감(김용건)이 젊었을 때에는 무연의 명에 따라 젊은 처녀들을 바쳤지만, 은오 어머니인 서씨를 만나고 나서 사람의 몸을 바꾸었더군요. 최대감 이전에는 아마도 다른 권세를 누리는 남자를 이요했을 수 도 있겠다 싶어 보였어요. 일종에 남자를 포섭해 행동대장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그리고 남자가 필요로 하는 부귀영화를 무연을 주었던 것이구요.

밀양에서 최대감의 권세는 관아의 사또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 바로 최대감이었지요. 그런데, 무연은 어린 주왈을 최대감의 양자로 들였습니다. 최대감이 죽게되면 생길 공백을 미리 만들어놓은 것이었습니다. 최대감은 밀양고을의 손아귀에 틀어놓을 만큼 대단한 세도를 누리고 있는데, 이는 무연이 약조한 부귀영화이기도 할 거예요. 그렇지만 부귀영화의 다른 이면에는 대상을 두려워하는 백성이 있기 마련입니다.

13회에서는 중요한 포인트가 보여졌는데, 은오사또의 행적에 대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은오사또는 고운 옷을 입고 있는 아랑에게 선물하고자 꽃신을 샀습니다. 그런데 밀양고을의 모습이 전과 달리 활기를 띠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고을의 모습이 보여졌다고 할 수 있는 장면이었지요. 사또가 지날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고개를 조아리며 인사를 합니다. 더군다나 신발장수는 은오에게 마을이 살기좋아졌다며 감사한다고 하지요.

전임사또가 있었을 때에는 어땠을까요? 아마도 관아의 육방 관리들의 수탈에 못이겨 백성들은 고단했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거기에는 최대감이 있었을 것이고, 고을 수령은 최대감과 손을 잡고 갖은 비리와 횡포를 일삼았다는 것이 엿보였습니다. 신발장수는 사또에게 하소연이라도 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겼고, 변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변화....

아랑사또전에서의 가장 큰 핵심적인 주제일 거라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어려운 고초를 해결해줄 수 있는 목민관의 모습이 엿보인다는 것이지요. 은오는 태생이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었지요. 하지만 아랑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도 알게모르게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었습니다. 바로 최대감에게 대항해서 말입니다.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는 최대감과 대적할 수 있다는 건 사회를 문란케하는 비리와의 전쟁이라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고로 사람을 좋아하게 된 은오의 변화는 일종에 진짜 목민관으로써의 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아랑이 불사의 몸을 지니고 있지만, 달 세개의 기간을 가지고 환생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무연은 아랑의 실체를 모르고 있습니다. 단지 죽지않는 존재라는 것밖에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가장 좋은 미끼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랑의 실질적인 정체는 모르고 있는 셈이지요.

늦은 밤에 주왈은 자신의 집앞에 있는 아랑이 어머니와 만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서둘러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처음으로 무연은 아랑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랑이 불사의 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왈은 알고 있는터라 어머니인 홍련에게 내어주지 않으려 했던 것이었습니다. 홍련과의 조우를 피하려 했지만 두사람이 함께 있는 것을 들킨 주왈은 아랑을 자신의 몸뒤로 숨겼는데, 잡고 있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어릴적 주왈은 소에게 주는 여물을 훔쳐먹으면서 배를 주렸던 골비단지였습니다. 그런데, 13회에서 주왈은 자신을 걱정하며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었던 하인의 걱정도 날려버리며 밥상을 엎었습니다. 주왈의 각성은 어쩌면 인간으로써 살아가는 데에 단지 배를 곪지 않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명령에 의해서 살아왔던 주왈은 누구에게 천대받거나 무시받지 않는 힘을 얻기는 했지만 정작 사람이 가지는 연모의 정은 없었습니다. 어머니를 모셨던 것도 배를 곪지 않게 해주겠다는 약조가 있었던 것이었고, 감정이 메말려 버린 어른이 되었던 것이지요.

어머니로부터 아랑을 지키기 위해서 잡았던 손을 놓치않았던 주왈의 모습을 보니 어쩌면 비극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특히 아랑은 기간이 지나면 저승으로 돌아가야 할 운명을 안고 있습니다. 주왈과 은오 두 사람중에 누구 한사람은 아랑과 맺어지는 것이 해피엔딩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되기도 하는데, 한가지 은오사또에게는 자신도 모르게 세상에 대한 책임이라는 것이 생겨버렸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말이지요.

마을 사람들은 은오사또를 칭송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주왈은 여전히 배를 곪던 골비단지의 신제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모의 감정은 여전히 메말라 있는 상태지요. 어쩌면 아랑 혹은 은오는 무연에 의해서 위험에 처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 위험을 죽음으로 막게 되는 사람이 바로 골비단지인 주왈의 최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즉 무연이 저승으로 향할 수 있게 한 결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이지요. 주왈의 최후는 이승에서 못이룬 아랑과의 사랑이 천상에서 맺어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할 겁니다. 또한 이기적인 성품을 지녔던 은오는 아랑의 사건을 통해서 백성을 위하는 목민관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이는 어머니 서씨의 원한과도 연관이 있는데, 몰락한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움으로써 서씨의 한과 원한도 풀게 되는 것이니까요. 주왈과 아랑 그리고 은오의 로맨스가 깊어지면서 감정의 대립또한 깊어지고 있는 모습인데,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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