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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아랑사또전 14회, 여심떨리게 한 이준기의 백허그...음흉스런 상제...방울이의 삶에 정의

by 뷰티살롱 201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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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중에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라는 프랑스 영화 한편이 있습니다. MBC의 수목드라마인 '아랑사또전' 14회를 보면 왜 그 영화가 생각나는 것이었을까요? 아마도 14회에서는 지지부진만 하게 보여졌던 전개가 한꺼번에 너무도 많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었을 거예요. 사또가 된 은오(이준기)와 사람이지만 귀신이기도 한 아랑(신민아)과의 로맨스가 터져버린 모습이었는데, 주왈(연우진)또한 아랑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었습니다. 

은오사또-아랑-주왈 삼각로맨스로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된 점도 눈길을 끄는 요소인데, 거기에 그동안 숨겨져 있었던 수많은 비밀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아랑을 다시 환생시키게 된 것을 무영에게 알려주는 상제(유승호), 은오는 결계를 무너뜨리고 홍련(강문영)이 숨어있는 토굴속으로 무영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홍련과 최대감(김용건)의 거래가 새롭게 수면위로 떠올랐던 것도 새로운 볼거리가 되기도 했었고, 방울이(황보라)와 돌쇠(권오중)와의 로맨스도 가속을 내고 있는 모습이었지요.

왜 이런 사태가 나타난 것인지 참으로 황망하기까지 했던 14회였는데, 지지부진했던 전개와는 달리 14회는 마치 모든 것을 토해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더군요. 어쩌면 드라마의 전개의 허술함이 보여준 것이라 볼 수도 있어 보입니다. 14회에서 보여지던 몇가지 것들을 중간 회차에서 보여졌었다면 아마도 <아랑사또전>은 월메이드 드라마가 되고도 남음이 있었을 겁니다. 수목드라마의 경쟁을 보니 송중기와 문채원의 키스때문인지 1위자리를 내어주었다는 통계가 나왔더군요. 이는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랑사또전>은 지난 5회 가량을 허송세월하다시피 흘려보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20부작 중 7부능선을 지나면서 더이상의 시간끌기는 필요없게 되었으니 지지부진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아랑을 누가 죽였는지, 혹은 은오는 어떻게 될 것인지, 은오모는 어디에, 천상의 선녀였던 무연은 소멸될 것인지 아니면 천상으로 붙잡혀 가게 되는것일지 이제는 클라이막스만이 남아있는 셈입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14회에서는 각각의 캐릭터들에 대한 주목되는 대사와 모습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중에서 은오와 상제 그리고 방울이의 대사들은 실로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하거나 드라마를 가득 채워주고 있었지요.

이승을 어지럽히던 악귀의 정체가 다음 아닌 무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무영(한정수)은 상제에게 '아랑의 몸이 귀신들이 원하는 불사의 몸이라는 것' 에 대해서 질문하며 왜 그런 위험한 일을 하게 되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상제의 답변중에 정작 중요한 골자는 빠져 있었지요. 무연이 이승을 어지럽히고 불사의 몸인 아랑의 몸을 취하게 된다면 이승과 저승의 경계는 무너지고 혼란속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아랑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달 세개라는 것은 무영에게는 얘기해 주지 않았습니다. 상제는 무영을 완전히 믿지 못하는 듯 싶기도 하고, 중요한 무엇인가를 언제나 숨기고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아랑의 몸을 취하게 된다면 무연은 천상까지도 위협하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되겠지만, 어쩌면 3일천하와도 같이 될 확률이 큽니다. 고로 아랑의 몸은 무연을 잡기 위한 최종병기인 셈이지요. 하지만 그런 사실을 무영에게 말해주지 않고, 단지 무연이 '아랑의 몸을 취하게 되면 세상이 어지럽게 된다' 고 말해주었습니다. 상제의 말을 음흉하기 그지없이 들리기만 하더군요.

은오사또와 아랑, 주왈의 삼각로맨스는 드라마 <아랑사또전>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중요한 핵심이기도 하지요. 은오는 아랑에 대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언젠가는 돌아가게 될 아랑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게 되었어요. 마음을 주고 헤어지게 된다는 가까운 미래의 일을 염려한 아랑은 은오의 마음을 밀어내려 하지요.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고 살아간다는 것,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된다는 이승의 현실속에서 은오가 겪게 될 그리움의 가슴아픔을 미리부터 걱정하고 있었던 게지요. 주왈역시 아랑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습니다. 주왈의 고백과 은오의 사랑고백과는 너무도 다른 것이었습니다. 홍련에 명에 따라 3년마다 찾아오는 윤달 보름에 처녀제물을 바치며 부귀를 누렸지만 행복은 없었습니다. 주왈에게는 풍족함은 있었으나 사람의 마음은 없었던 거이었지요. 하지만 아랑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에게 뜻하지 않게 사람의 마음이 생겨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나비가 앉은 자리에서 꽃이 핀다고 하더이다. 하지만 난 꽃이 필 자리를 그 낭자(이서림)에게 내어준 적이 단 한번도 없소' 아랑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주왈의 말이었는데, 정혼녀였던 이서림에게 나비가 앉을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으나 아랑에게는 꽃이 필 자리를 내어주겠노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었습니다. 주왈의 고백은 슬픔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은오가 '이제부터는 내 마음대로 할거다' 라는 사랑고백과는 달리 주왈의 고백속에는 앞으로 아랑과 주왈의 운명을 예견하는 듯하기도 했었습니다. 흔히 윤회를 통해서 업겁의 세월로 이루어진 것이 인연이라고 하지요. 꽃과 나비의 비유는 마치 앞으로 주왈과 아랑의 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고백이기도 했습니다.

아랑의 죽음을 풀기위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게 된다면 은오와 주왈 두 사람중에 한사람은 어쩌면 죽음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삼각 로맨스라는 측면에서도 은오와 주왈 둘 중 한사람은 죽음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주왈에게는 이제서야 사람의 마음을 갖게 되었는데, 그에 비해서 은오의 모습을 보면 어떨까요?

은오가 밀양사또가 된 후 마을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밀양의 변화되는 모습은 사실상 드라마 <아랑사또전>의 가장 큰 핵심이기도 할 겁니다. 왜냐하면 귀신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닌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이니까 말이예요. 그 변화의 중심에 은오사또가 있는 것이지요. 은오는 자신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아랑의 사건에 휘말리게 됨으로써 마을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오는 자신밖에는 모르는 이기적인 캐릭터였지요.

건장한 포졸을 급구한다는 방을 붙였는데, 지원자가 수십에 달했습니다. 3방은 돌려보내 수습하겠노라 했었지만 은오사또는 모두 포졸로 고용하게 되었습니다. 3방이 비루하고 힘도 못쓴다고 하니 은오는 '그럼 잘 먹여~' 라고 하는 통해 웃음이 나더군요. 은오는 포졸들에게 규칙을 말해주지요. 이제부터는 관아의 사또의 명령을 들을 것이고, 불의를 보면 참지 말며, 자신들의 가족을 지켜야 한다고 말입니다.

드라마 <아랑사또전>은 귀신인 아랑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내는 사또의 이야기입니다. 은오가 밀양고을을 보다 살기좋게 만들어놓은 모습을 보면서 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이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 귀신이나 상제, 염라나 혹은 홍련의 주술같은 힘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와 행동에 있기 때문입니다.

돌쇠와의 로맨스가 깨알같은 재미를 던져주고 있는 방울이의 정체도 궁금해 지기만 합니다. 방울이의 정체가 궁금하기 보다는 얼마나 더 신통력이 있는 조상들이 등장하게 될지가 궁금해진다는 것이죠. 결계 부적을 풀기 위해서 8대조상이 등장하더니만 이번에는 항아리의 정체를 풀어내기 위해서 9대조상이 등장했습니다. 혹시 방울이는 무연이 400년 전에 몸을 취했던 여인네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 보였어요. 어쩌면 10대 조상이나 15대 조상으로 올라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늘을 가리는 부적이나 혹은 저승으로 가는 것을 꺼리는 혼령을 달래기 위해서 항아리에 잠시 담아두었다던 일련의 주술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조상이라면 하늘의 일들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결론이 됩니다. 즉 이승과 저승에 대한 경계와 인간과 귀신의 경계에 대해서 소상히 알고 있다는 얘기가 되지요. 이는 무연이 무영에게 했던 말이 떠올리게 합니다. 인간이 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냈는데, 그것을 무영이 방해하는 바람에 깨졌다고 말이지요.

8대 조상이나 9대 조상이 썼다는 책자에는 하늘의 가리는 부적이나 혼을 진정시키는 항아리를 만들수 있는 주술이 적혀 있습니다. 보통의 신력으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인데, 방울이의 조상들은 어떻게 그러한 일들을 알아냈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방울이는 아랑에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아깝지도 않느냐며 은오사또에 대한 아랑의 진심을 이야기 했습니다. 은오사또를 좋아하고 있지만 억지로 밀어내려 하는 것을 방울이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나리혼자 남아 힘들까봐 그러는거요? 아씨만 가고 나리만 남겨지는게 아녀요, 누구든 남겨지게 되고 누구든 가게 돼 있어요. 누구나 겪게 될 일이라구요. 떠나고 남겨지는게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면 어떠하나? 정말로 사또나리를 생각한다면 아씨가 가고나서도 아씨한테 원은 남지 않게 해 줘야지...마음 다 내놓고 헤어지면 뒤가 감당이 안될 것 같지, 그럼 그 힘으로 사는거야, 떠나면 미워지게 못견딜 것 같지? 그럼 그 슬픔으로도 살수 있는 거고. 그게 사람이야. 그게 사랑이고, 기억이고 추억이 되는거거든. 그중에 하나만 있어도 평생을 살 수 있게 하는 힘이 되는 거거든'.

방울이의 삶에 대한 정의는 어쩌면 은오와 아랑의 결말을 예고하는 듯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인간세상의 일이지요. 은오는 밀양고을을 활기있게 변화시켜 놓았습니다. 아랑이 떠나고 없는 은오의 빈자리에는 추억이 언제나 남아있고 더불어서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밀양의 백성들이 말을 못하고 눈치를 보게 된 데에는 오랫동안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차지하며 권력을 탐하던 최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최대감에게는 최대의 약점이 있었는데, 지병이 있었던 게지요. 그리고 나이가 들어 재산을 물려줄 자식또한 없는 게 단점이었습니다. 세상에 남겨질 것도 추억거리도 없는 최대감으로써는 오로지 욕심만이 마음속에 가득차 있습니다.

급기야 홍련의 의중을 알게 되고, 아랑이 3년전에 죽였던 이서림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홍련과 거래를 합니다. 죽어서도 최대감은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 추억거리도 사랑도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방울이가 말했던 살아가는 힘이란 결국 인간의 세상을 말하는 것이지요. 아랑은 언젠가는 죽어야 할 운명이지만, 죽는다는 전제을 걸고 마음까지 닫아건다면 최대감과 진배없을 거예요. 인간의 삶은 희노애락이 있기에 살아간다는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천상의 상제나 염라는 희노애락이 무엇인지를 모르겠지요. 염소에게 물을 주고 꽃이 피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고 바둑을 두는 것을 행복이라 여기고 있지만, 사람에 대한 감정이 무엇인지는 천상의 존재들은 모릅니다. 무연이 인간이 되고자 했던 것도 어쩌면 그런 연유때문이었을 겁니다.

귀신을 물리치는 은오의 무술은 사부(정보석)에게 전수받았는데, 그 실체가 14회에서 밝혀졌습니다. 익히 짐작했던 것처럼 은오에게 무술을 전수했던 이는 바로 상제였었지요. 그리고 어미인 서씨에게 전해줄 비녀를 주었었지요. 비녀는 어쩌면 무연이 취하고 있는 서씨를 깨우는 혹은 무연을 소멸시킬 수 있는 비기가 아닐까 싶어요.

14회에서는 홍련의 몸안에 서씨의 혼백이 들어있는 것이 보여지기도 했었습니다. 서씨의 혼백이 빠져나가게 된다면 무연도 서씨의 몸을 취할 수 없는 입장이 되는 듯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그렇기에 하나의 몸속에서 잠들어있듯이 서씨의 혼백을 가두어두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모든 질문은 너로부터 나온다' 라던 상제의 말을 들으니 영화 <매트릭스>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시작과 끝이 같다'라던 네오와 스미스의 관계는 1탄에서 네오가 스미스의 몸속으로 들어가 파괴시킴으로써 시작된 것이었지요.

귀신을 부리는 조화를 최대감이나 주왈도령이 했을 거라 짐작했던 은오가 홍련을 최대감 집에서 발견하게 된 것도 14회였습니다. 집안에 최대감과 주왈 두 사람만이 있다고 생각했던 은오에게는 제3의 인물이 홍련이었습니다. 헌데, 제3의 인물이 다름아닌 자신의 어머니 서씨였습니다.

어머니의 몸속에 들어가 조종하는 무연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은오가 어떻게 자신의 어머니를 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일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모든 질문은 자신에서 시작된다' 라던 상제의 말을 되새겨보면 은오와 은오모의 자식과 부모의 인연을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번 죽음에서 살아난 은오를 버리고 복수를 위해서 떠난 이가 바로 은오모였습니다. 헌데 복수의 대상이 최대감이었지요. 그리고 최대감과 홍련 사이에는 양자인 주왈이 있습니다.

이제 6회가 남아있는지라 주왈의 운명이 보다 본격적으로 보여지게 될 것으로 예상이 들기도 하는데, 이는 비극적인 결말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할 겁니다. 이미 무연에게 몸을 지배당한 서씨는 죽음으로밖에는 구원할 수 없을 거라 예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씨에게는 자식의 죽음마저도 외면할 만큼 원한이 깊습니다. 원한을 안고 있는 사람이 죽게 되면 악귀가 된다고 합니다. 은오에게는 자식의 정을 주지 못했지만 서씨는 무의식중으로 어린 주왈을 키운 어미의 정이 살아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어머니에게 사랑을 받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았었던 골비단지 주왈은 어쩌면 서씨를 구원해 줄 수 있는 희생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해 보여요. 저승사자인 무영과 함께 비밀 굴속에서 어머니를 마주하게 된 은오. 세 사람은 운명은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제작의 허술함이 너무도 많이 엿보이기만 한데, 14회에서는 여지없이 나오더군요. 아랑이 무영을 부를 때에 하늘에 떠있는 보름달이 보여졌었지요. 헌데 13회에서도 보름달이 보여졌었지요. 환상하자마자 며칠 지나지 않아 윤달을 맞은 아랑에게 엄밀히 말해서 이미 보름달 3개가 지났건만... 시청하면서 허탈스럽기만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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