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을 시청하고 있노라면 배우 이준기에 대한 모모동자가 언제쯤 헤어나올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민담으로 전해지는 아랑전의 사건을 풀어낸 사또의 이야기는 억울하게 죽은 처녀귀신 아랑의 한을 푼 목민관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아랑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 할 사또 은오(이준기)는 전설속의 목민관이라기 보다는 남의 일에 간섭하기 싫어하고 간섭하는 것 자체도 귀찮게 여기는 캐릭터입니다.

저승사자에게 쫓기는 아랑(신민아)의 억울한 사연도 귀찮아하고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오로지 아랑이 머리에 꽂혀있던 어머니 신씨(강문영)의 행방을 찾을 수 있는 비녀를 보고 도와주게 되었지요. 남의 불행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 이기적인 모냥새를 가지고 있는 은오는 단지 자신의 목적에만 관심이 있을 뿐 남의 사연에는 마음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살아돌아온 이서림(신민아)의 계속되는 '신경쓰이게 하는 행동때문에' 마음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이성의 마음이 싹트고 있는 게지요.

그렇지만 여전히 드라마를 보면서 은오라는 캐릭터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 들기만 합니다. 이서림은 은오사또를 엄마만 찾는 '모모동자'로 부르고, 은오는 아랑을 '기억실조증'이라고 부릅니다. 9회까지 서출 얼짜 출신인 은오의 존재감은 단지 '기억실조증'에 '엄마찾아 삼만리' 를 헤메는 모냥빠지는 캐릭터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8회에서 사또 관복을 입고 최대감을 만나게 된 은오사또를 보면서 내심 기대되는 바가 많았었습니다. 그래도 주인공인데, 드라마가 7부능선을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사또의 이미지를 보여주어야 할 시점이었기에 모모동자 보다는 한 고을의 목민관으로써의 모습이 어느정도는 보여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었기 때문이었지요. 그 첫 출발은 어쩌면 고을 유지인 최대감(김용건)과의 첫대면일 겁니다. 고을에서 온갖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고, 관아의 이름으로 백성의 노동력까지도 좌지우지하는 최대감과의 한판 대면식을 통해서 담대함을 드러내지 않을까 싶기도 했던 기대가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최대감과의 첫대면은 그야말로 은오의 완패에 가까웠습니다. 고을 수령이 있음에도 고을수령 행세하는 최대감을 빗대어 여우에 비유하는 은오의 말재주에 최대감은 출생신분을 들먹었지요. 바로 은오의 약점인 얼짜서출이라는 점을 들어 아전들이 사또의 말을 들을까 하는 비아냥으로 끝이 나버렸습니다. 이서림이 보고 있는 것이 신경쓰였던 것인지 은오는 최대감의 비아냥을 받아치지 못하고 말았지요. 오히려 최대감을 당혹하게 만든 것은 이서림, 아랑이었습니다. 출생이 무슨 벼슬도 아니고 서출이 죽을 죄도 아니건만 서출이네 하면서 사또를 능멸하는 최대감은 동쪽에서 사셨소 하면서 동출, 남출을 운운하며 소위 양반네들의 언문논쟁을 비아냥으로 되받아친 것이었습니다.

전설인 '아랑전'의 주인공은 귀신이 된 아랑과 사건을 해결하는 사또가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지난 8회까지의 드라마 <아랑사또전>을 돌아보면 아랑은 있지되 사또는 실종되어 있는 모습이기만 합니다. 언제쯤이면 사또 은오의 존재감이 살아나게 될지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사또 은오에게 심경의 변화가 9회에서는 본격적으로 보여지고 있다는 점은 시선이 갑니다. 귀신이었던 아랑, 다시 살아돌아온 이서림에 대해서 사또 은오의 마음이 본격적으로 밖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지요. 시야에서 사라지게 되면 신경이 쓰이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 한구석에 아랑이 들어와 있다는 것이 되는데, 이는 자신밖에 모르고 있던 은오에게는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 잠깐 동안 한배를 타기로 했었던 이해관계에 있던 이서림이었지만, 이성으로써 신경이 쓰이게 되는 시점을 맞은 것이지요. 은오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엄마찾는 목적이 전부였었는지 어느샌가 이서림이 조금씩 들어와 버리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최주왈(연우진)과 만나는 것이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남자로써의 질투심이 엿보이기도 하더군요. 은오는 다른 사람의 사정에 대해서는 그다지 반색하지 않는 타입이지요. 아니 아예 모른채 남의 일이라고 여기며 신경을 끊는 사람입니다. 어찌보면 다른 사람의 사정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은 이기주의나 혹은 지극히 개인주의에 속하는 사람이니 누구의 죄를 판정하는 목민관이 되기에는 어렵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알아야만이 고을 사람들에게 칭송받게 되는 사또가 되는 것이지요. 이서림을 좋아하는 감정이 생겨나게 된 것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은오에게 변화된 모습은 또 하나가 있습니다. 그간 귀신들을 잡아가는 저승사자의 모습을 볼 수는 있었지만, 볼수 없는 사람처럼 아예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9회에서는 원귀와의 싸움에 나섰습니다. 아랑과 동굴속에서 원귀를 만났을 때에는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힘을쓰지 못했었고, 초반에는 원귀들과의 싸움이 있기도 했었지만, 목적이 달랐었지요. 초반 아랑을 구하려 귀신들과 싸움판을 벌였던 때에는 아랑을 구하기보다는 귀찮음과 모양빠지는 게 싫어서였을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렇지만 홍련(강문영)에게 조종당하는 원귀들이 나타나게 된 9회에서는 이서림을 구하기 위해서 싸움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한 지키내기 위한 마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을 거에요.

어느 사극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칼을 든 병사는 백명의 군대보다 더 강하다. 오늘만큼은  나를 위해 나라를 위해 싸우지 말고, 너희의 가족을 위해서 싸워라 그리고 살아남아라...' 은오의 변화가 그럴 거라 보여집니다. 과거에는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왔지만, 이제는 마음에 들어온 이서림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려는 듯해 보이더군요.

그렇지만 여전히 은오에게는 무언가 부족함 것이 있기도 해 보였어요. 사또가 되었지만 여전히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다른 캐릭터들인 홍련이나 최대감, 최주왈에 비해 많이 보여지기는 했지만, 제대로 캐릭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일종에 주체성이 없어보였다는 것이죠. 엄마를 찾는 모모동자로 홍련이 만들어낸 결계를 부수기도 했었지만 캐릭터가 확연하게 살아난 것도 아니고 어딘지 모를 부족함이 드는 느낌이었다랄까요?

9회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은오의 각성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엿보였습니다. 아버지가 억울하게 최대감에게 붙잡혀 있게 된 꼬마가 은오를 찾아와 아버지를 구해달라 애원했었습니다. 예전같았으면 은오는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을 가장 싫어했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내면 보따리 내 놓으라는 꼴을 당하기 십상이니까요. 아이의 애원을 뿌리치고 돌아서려는 은오사또가 돌연 고개를 돌리며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 예상되더군요.

아이의 간청으로 은오는 다시한번 최대감을 찾아가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최대감이 관아를 찾아왔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은오가 최대감 집을 찾아가게 되는 반대된 상황이 보여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받은만큼 돌려주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서출에 얼짜출신인 은오는 이번에는 최대감에게 한방 먹이지 않을까 싶어요. 최대감과 은오의 대립은 밀양이라는 고을, 사람들이 살고있는 마을에서 비리에 맞서는 목민관의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 듯해 보입니다. 또한 주술에 걸린 악귀들과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것은 홍련과의 직접적인 대립이 앞으로 예고됨을 보여준 모습이었지요. 또한 이서림에 대한 애정이 싹튼 것은 주왈과의 3각관계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시작을 알린 것이라 볼 수있습니다.

그동안 존재감 없는 모모동자에서 벗어나 이제서야 본격적인 사또전으로 돌입하는 듯해서 10회가 기대되기도 해요. 아랑은 있었으나 사또는 없었던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는 반가운 변화가 아닐까 싶어요.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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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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