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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아랑사또전 12회, 의문스러운 히든카드 방울이?

by 뷰티살롱 2012.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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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방영되었던 무서운 이야기 '전설의고향'에 등장했던 우리나라 고유의 귀신들의 한가지 공통점을 안고 있는데, MBC에서 방영되는 '아랑사또전'이 중반을 넘으면서 12회에서는 고전적인 한국의 귀신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한국의 귀신은 다른 나라의 무차별적인 살육을 일삼는 귀신이나 뱀파이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요. '한'이라는 정서와 사랑이라는 가슴아픈 사연을 담고 있는 것이 한국의 귀신이야기들일 거예요. 구미호 등의 미스테리한 존재들도 사람의 간을 먹고 짐승에서 인간으로 환생한다는 설정을 지니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지만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죽음을 택하고, 귀신들도 자신의 한을 풀기위해서 복수를 하지만, 결국에는 용서를 통해서 '권선징악' 이라는 유교적인 사상을 뿌리깊게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과거 무섭던 전설의 고향 이라는 방송을 보면서 어린나이에 '악하게 살아가면 안되는 것이구나'하는 교훈적인 면을 담고 있기도 했습니다.

MBC의 <아랑사또전>은 억울하게 죽은 아랑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풀어나가는 미스테리한 수사물이기도 하고, 귀신이야기로 무서운 이야기이기도 했었는데, 기존에 보여졌던 교훈적인 무서운 이야기라기 보다는 복수와 비리에 얽매여져 있는 드라마로 비춰졌었지요. 헌데 12회에서는 기존 전설의 고향에서 보여졌었던 교훈적인 권선징악의 이야기로 선회하는 모습이 엿보이더군요.

밀양에서 죽은 미스테리한 처녀들의 실종사건과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 밀양으로 온 은오(이준기) 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알기 위해서 죽음에서 다시 돌아온 아랑(신민아)의 러브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주인공이었던 은오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귀신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존까지도 은오는 억울하게 죽은 귀신들의 넋두리에는 관심도 없었고 '못된 귀신들 썩 물러가라' 하며 이기적인 면이 강했었습니다. 그런 은오를 변화시킨 것은 바로 귀신 아랑, 인간으로 다시 돌아온 시한부 반신반귀인 이서림이었습니다.

아랑에 대한 3단 애정방출이 오글오글거렸던 12회였는데, 최대감(김용건)의 집에 미스테리한 결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은오는 최대감을 찾아가 지난번 관아에서 최대감에게 당했던 '서자에 얼짜출생이라니'라는 앙갚음을 톡톡히 건내주었습니다. 양반측에도 끼지 못하는 얼자에게 갖은 소리를 들은 최대감에게 통쾌한 앙갚음을 했던 모습이었는데, 최대감의 집에는 무언가 수상한 것들로 가득차 있었지요.

최대감의 집을 감시하기 위해서 아랑은 귀신들을 소집하고 관아의 나졸로 임명하라고 은오에게 제안을 했어요.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귀신들이니 최대감의 내부를 감시하는 데에는 더할나위없이 안성맞춤이었지요. 헌데 귀신들을 고용하게 되면 그들의 한을 풀어주어야 하는데, 은오는 귀신들과의 거래가 영 마땅치가 않기만 합니다. 은오의 행동에 당황스러워하던 아랑의 입을 막으면서 묘한 분위기가 두 사람 사이에 흐로 맙니다. 스킨십에서 오는 짜릿함이랄까요? 은오에게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한 모양입디다 그려.

이서림의 죽음에 대해서 조사하던 중에 발견된 이서림의 월하일기에서 뜻밖에도 최대감의 양자인 최주왈(연우진)을 흠모하게 되었던 이서림을 발견한 은오는 아랑에게 이서림의 일기를 건네주었습니다. 모든 비밀이 적혀있는 '월하일긔'에는 이서림이 한번 스쳐 지나갔던 최주왈을 연모하게 됨으로써 최대감에게 먼저 혼인을 제안했다는 것이 밝혀졌지요. 허나 최주왈은 이서림의 모습을 한번도 자세히 볼 수 있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여인네들이 외출할 때에 뒤집어 쓰는 장옷을 얼굴까지 모두 가린 이서림을 최주왈은 볼 수 없었던 것이지요.

일기를 보면서 이서림은 주왈에게서 느껴졌던 두방망이질 치던 심장의 두근거림을 알게 되었지요. 이서림이 겪었었던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랑이 이서림의 일기를 읽고 나오던 중 은오를 만나게 되었는데, 은오는 아랑에게 '아랑과 이서림이 서로 다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마음을 밝혔습니다. 2번째로 아랑에게 전했던 사랑고백이기도 했었지요.

아랑의 몸을 원하고 있는 홍련(강문영)의 명령에 의해서 아랑을 죽이려 한 주왈이 관아로 잠입했지만, 결국 아랑을 찌르지 못하고 관아를 빠져나갔지요. 누군가의 침입, 아랑에게 무언가 일어났다는 직감으로 달려간 은오는 아랑에게 드디어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했습니다. '널 좋아한다'고 말이지요.

윤달 보름마다 사라지는 처녀들의 실종사건과, 골묘의 발견, 밀양이라는 고장에서 최대감의 권력남용 등 드라마 전체가 무서운 이야기였지만 사랑이라는 커다란 주제로 12회가 모아지고 있는 12회였습니다.

특히 주왈의 아랑에 대한 감정이 폭발하는 모습이 보여졌는데, 어떠한 명령이라도 홍련의 말이라면 들어왔었던 주왈이 처음으로 거부하게 되었습니다. 홍련에게서 받은 검으로 아랑을 찌르던 순간 주왈은 차마 아랑의 심장을 찌를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홍련이 필요로 했던 제물이었기에 아무런 감정따위는 없을 것이라 여겼었지만, 아랑은 언젠가부터 주왈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어와 있었던 것이었지요.

과거 이서림은 지나치면서 주왈을 첫눈에 반했었는데, 환생한 아랑을 처음으로 보게 된 주왈은 월담을 부탁하던 관복입은 아랑을 바라보면서 묘한 감정을 느꼈었지요. 그것이 여인네를 바라보는 남자의 두근거림이라기 보다는 아랑의 해맑고 다른 세상에서 온 듯한 신비로움이 들어서였을 거예요. 하지만 홍련의 명으로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그녀의 마음을 얻으라'던 명령은 도리어 주왈이 아랑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 꼴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미 이승에서 정해져 있던 두 사람의 운명이었을 수도 있어 보이더군요. 첫눈에 주왈도령을 보고는 반했던 이서림이었기에 주왈 또한 인연의 끈으로 맺어져 있는 아랑에게 사랑의 감정이 생겨난 것이겠지요. 천생연분이라는 말처럼 말이예요.

주왈과 이서림이 천생연분이었다면, 한번 죽었다 살아돌아온 아랑에게는 어쩌면 은오가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은오가 말하는 '두개의 삶은 서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부정하고 싶다. 전생의 이서림과 다시 돌아온 아랑은 별개의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는 말처럼 말이예요. 허나 두 사람은 한 사람이었으니 주왈의 사랑도 은오의 사랑도 오로지 한사람일 뿐입니다.

갑작스럽게 귀신의 이야기가 '사랑'이라는 주제로 선회하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한국의 귀신이야기의 한 형태일 겁니다. 소복에 머리풀어헤친 무서운 귀신, 거기에 눈까지 충열되어 보기만 해도 사람을 혼절시키는 한국의 귀신들은 자신들의 한을 풀기 위해서 나타났지요. 그리고 그 한을 풀기 위해서 복수를 원하지만 결국에는 인간을 용서해주는 모습이 태반이지요. 이승에서 사랑했던 사람이었기에 죽도록 미워하고 죽이고 싶었지만, 죽이지 못하고 용서해 주고 맙니다.

아랑을 죽이지 못하고 홍련에게 돌아온 주왈은 홍련에게 왜 자신이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울먹거립니다. 무서운 눈으로 주왈을 바라보는 홍련은 "가르쳐 주랴? 네가 씌었기 때문이다. 무엇에 씌었는지 알려주랴? 어리석은 인간들은 사랑이란 역겨운 말로 부르더구나. 나는 헛것이라 부르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니까."

홍련, 은오의 어미인 서씨, 또다른 이름은 천상에서 쫓겨난 타락선녀인 무연이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해 홍련의 몸속에 현재 있는 것은 천상의 선녀였던 무연, 저승사자인 무영의 동생입니다. 헌데, 사랑에 대해서 그토록 저주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주왈에게서 그같은 말을 해 준 홍련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 400년전에 무연을 떠올려 보였습니다. 혹시 누군가를 가슴아프게 사랑했기 때문에 사랑에 대해서 저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말이예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지 못한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말을 할 수가 없을 겁니다. 자신이 과거에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졌었기에 사랑의 덧없음을 알고 있었던게지요. 어쩌면 무연은 가장 슬픈 사람이었을수도 있을 거예요. 남자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에 속임을 당했더나 혹은 사랑때문에 세상을 저주할만큼 큰 비련을 맛본 여인이기 때문이지요.

드라마 <아랑사또전>은 그간 이름모를 묘한 외국판 귀신이야기를 접목해 놓은 듯해 보였었는데, 12회에서는 제자리를 찾고있는 모습같아 보였어요. 아랑과 은오의 사랑과, 아랑과 주왈의 사랑이 그제서야 드러내게 됨으로써 말이예요. 거기에 무연의 실체까지도 어느정도 드러나버린 듯한 모습이었던지라 한국적인 귀신이야기로 흘러들어가는 듯 보여졌습니다.

거기에 12회에서는 방울이(황보라)의 존재가 의심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은오가 골묘 근처에서 발견했던 부적은 귀신을 쫓는 부적이었습니다. 아랑의 제안으로 귀신들을 부려 최대감 집을 감시케 하려 했었지만, 귀신들은 최대감 집으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일종에 집터 전체가 귀신들이 드나들 수 없는 커다란 결계를 형성하고 있었지요. 이를 해킹이라도 하듯이 보다 강력한 부적이 필요했습니다. 은오는 방울이에게 귀신도 드나들 수 있는 부적을 만들라고 했지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본래 결계부적이 어떤 용도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헌데 방울이는 8대조상이 사용했다던 의문의 부적지침서를 꺼내들었어요. 무당이었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서책을 어디에 두었는지는 알수 있어야 할 터인데, 오래된 부적서를 이제서야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헌데 8대 조상이 사용했었다는 서책이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어쩌면 귀신을 부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적혀 있을 것이고,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 있는 비책까지도 들어있어 보이는 듯 해 보이더군요.

아랑은 달 2개가 없어지면 천상이든 지옥이든 저승으로 끌려가게 될 거예요. 헌데 저승으로 가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요? 주왈이 되었든 아니면 은오가 되었든 이승에서 인연을 맺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만두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본래 만두라는 음식은 1700년 전에 제갈공명이 강을 건너기 위해서 물귀신을 속이기 위해서 사람머리 모양의 만두를 만들었다고 해요. 일종에 사람을 대신한 음식이지요. 우리나라에도 혼을 데려가는 저승사자를 속이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번 잘못 데려가게 되면 수명이 연장된다는 것이 저승의 법도라고 이야기속에서는 전해지기도 하지요.

방울이가 찾아낸 오래전 고서적에는 어쩌면 아랑을 진짜 사람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비책이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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