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케이블채널인 tvN의 새로운 드라마 '응답하라1997' 제작발표회가 있어 참석했었었는데, tvN에서 24일에 첫방송이 있었습니다. 제작발표회를 참석해서 느낀 것이 일종의 하이틴 청소년물이겠구나 싶었습니다. 1997년하면 아마도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선언을 하고 그 자리에 H.O.T가 등장해 소위 펜텀문화를 형성해 나가던 때이기도 했었지요. 현재의 청소년들이 연예인과 가수들에게 쏠려있는 관심이 높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펜텀의 주류를 형성하게 된 것이 어쩌면 1997년 전후가 될 것이라 여겨져요. HOT에 열광했던 세대는 아니었고, 본인은  서태지에 열광하던 조금 이른 세대이기도 합니다.

HOT의 인기는 당시 엄청나기도 했었는데, 많은 관중과 열기때문에 방송이 지연되기도 했었던 사태까지도 발생했었지요. 현대의 펜문화가 과열되었다고 하지만 과거 1990년대 말에도 펜텀문화는 현재의 모습과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과거에는 학생이었는데, 이제는 중년의 나이가 되어 어린 학생들을 바라보면 마치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모른다는 말처럼 과거의 기억은 사라지고 현재의 현상들만 보이게 되나 봅니다. 극성스럽게만 보이는 펜문화의 모습에 간혹은 '정신나간 XX'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tvN의 <응답하라 1997>은 과거의 회샹을 떠올리게 만드는 발칙한 드라마더군요.

1997년에 가수 HOT에 열광하던 고등학생들이 2012년에는 서른의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는데, 이들 만남에는 한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누군가의 결혼발표가 있다는 것이죠. 성시원(정은지)과 윤윤제(서인국), 모유정(신소율), 도학찬(은지원), 강준희(호야), 방성재(이시언)은 같은 학교 동창으로 공부하는 모범생에서 가수들을 따라다녔던 빠순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입니다.

학창시절 학교에 한명쯤은 있었던 캐릭터들이 이들 6명의 등장인물들로 함축되어 있는데, 학구파인 윤윤제는 HOT만을 좋아하는 시원을 좋아하지만 시원은 윤제의 마음을 잘 모르는가 봅니다. 같은 동네에서 어릴적부터 함께 자랐던 탓에 오누이같은 관계로 남녀의 감정이 채 생겨나지 않은가 봅니다. 성인물의 대가인 도학찬이나 떠벌이 방성재 같은 캐릭터들은 늘 학교에서는 한명씩 있었던 캐릭터들일 거예요.

야간학습을 땡땡이 치고, 야한잡지나 소위 빨간책을 한권정도 가방에 넣어다니며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었던 친구녀석의 모습도 떠올리게 되는 드라마가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였습니다. 특히 청소년 성장드라마로 학생이나 20대 전후의 시청자들이 보기보다는 이미 중년에 접어들고 있는 30대 후반의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가 너무도 많은 청소년드라마이기는 하지만 어른들이 봐야 할 드라마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생각해보면 학창시절만큼 활동적이고, 열광적이었던 때가 없었던가 싶기도 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의 축제문화에 빠져보기도 했었고, 취업준비생에서 사회인으로의 새로운 출발을 했었지만, 점차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세상일에 대해서 무디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겁니다. 자신의 감정과는 달리 절제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게 되고, 책임져야 하는 일들이 늘어나게 됨에 따라 자신이 하고싶은 것보다는 오히려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할 일들이 더 많아지는게 어른들의 세계일 겁니다.

<응답하라 1997>의 첫방송을 보면서 '맞아 저때는 그랬었지'하는 장면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친구들의 모습들이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입시지옥에 갇혀 문제집을 끼고 살아야 하는 현재의 학생들의 모습을 그렸었다면 '그저그런 청소년 성장드라마네' 하면서 채널을 돌릴 수도 있었겠지만,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추억들을 끄집어내고 있어서 채널을 쉽게 돌릴수가 없겠더군요.

더군나 tvN의 <응답하라 1997>은 교모하게 청소년드라마를 가장한 어른들의 이야기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점은 2012년, 이제는 시회적으로 자리를 잡고있는 6명의 친구들이 한데 모이게 되는 30대에서 출발한다는 것이죠. 그들은 이미 성장했고, 드라마에서의 어린 시절은 한때의 추억처럼 그려지며 성장드라마로써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같은 전개는 요즘 주말드라마로 인기를 끌고있는 장동건, 김하늘,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 윤세아, 등이 출연하는 <신사의품격>의 프롤로그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이 반대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신사의 품격은 과거의 기억을 에피소드처럼 짧게 구성하고 현재의 모습을 본편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응답하라 1997>은 현재의 상황을 에피소드로 담고 과거의 기억을 본편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죠.

18세의 고등학생 윤제와 시원은 마치 한집에서 자란 친남매같은 사이였지만 윤제는 언제부턴가 시원이 여자로 보이기 시작하죠. 청소년 남녀가 달라지는 2차성장을 하게 되는 시점이기도 한데, 윤제는 철없는 시원이 자신의 눈높이에 맞추어 성장을 같이 해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시원은 여전히 철부지같은 어린 소녀에 불과했습니다.

어른이 된 윤제와 시원의 청소년 성장기가 드라마 <기억하라 1997>의 가장 큰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중년들을 불러모으게 하는데에는 그들의 모습이 진행형이 아니라 기억속에서 진행되었었던 과거형으로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30대가 되어서 다시 만나게 된 윤제와 시원의 어린 시절을 시청하면서 과연 6명의 아이들 중에 결혼발표를 하게 되는 남녀는 누굴까 하는 궁금증이 과거의 기억으로 되돌리고 있는 것이겠지요.

윤제의 바램과는 반대로 시원은 여전히 철부지 말괄량이에 머물고 있는데, 윤제에게 사랑이라는 것이 순탄치만은 않아보입니다.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하게 됨으로써 시원에 대한 러브라인이 흔들리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죠. 거기에 30대가 되어서 만난 6명의 친구들 중에 윤제와 시원의 러브라인 말고도 모유정과 도학찬, 강준희, 방성재는 또다른 커플을 예감케합니다. 그 과정을 예측해 나가게 만드는 것이 과거의 회상속에 존재하는 것이죠.

누구에게는 기억이 되고, 누구에게는 추억이 될 수 있는 학창시절은 아련하기만 합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어른이 된 중년들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강하게 담고 있더군요. 옆집 누나를 좋아했었던 철부지 시절 혹은 담임선생을 좋아했었던 추억까지도 되살리게 되는 모습이더군요.

특히 tvN의 <응답하라 1997>의 힘은 배우들의 힘이기도 할 겁니다. 6명의 배우들은 아직까지는 시청자들에게는 신인배우로 보여질 법하지만, 6명의 캐릭터들은 조화롭게 이어져 있습니다. 마치 진짜 친구처럼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무엇보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시원의 부모역에 중견배우 성동일과 이일화 그리고 담임선생으로 출연하고 있는 태웅 역 송종호의 존재감은 시종일관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게 만듭니다. 어른의 시선에서 보는 아이들의 열광적인 모습들은 단지 쓸모없는 광기나 다름없는 것일 겁니다. 드라마 속에서 시원은 아버지는 HOT를 향해 '원숭이XX' 라고 하는 표현은 아마도 그 당시 어른들이 아이들의 펜텀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을 함축시키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고, 현재에도 이러한 시선은 다르지 않을 거예요.

중견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도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의 볼거리이기도 한데, 주요 등장 캐릭터들과의 대립은 아마도 아이들과 어른들의 세계가 다름이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시원에게 자신의 감정을 밝힌 윤제의 입맞춤에 시원은 윤제의 정강이를 걷어찹니다. 하이틴 로맨스와 또다른 극적반전이 돋보이던 장면이었는데, 드라마 장면장면마다 이러한 극적인 반전 장면들이 숨어있는것은 소소한 웃음을 유발하게 만들기도 하더군요. 윤제가 시원의 엄마를 따라 포경수술을 하게 되는 장면에서도 웃지못할 장면을 유발하는데, 아무도 모른다던 윤제모의 이야기와는 달리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윤제를 볼 때마다 쏟아내는 비밀에 어찌할바를 몰라하기도 하지요.

<응답하라 1997>은 청소년 성장드라마의 장르이기는 하지만,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있는 하이틴멜로 드라마의 장르라해도 손색이 없더군요. 아마도 지금은 공감되지 않는 과거의 이야기들과 생활상들이 드라마속에 녹아있기에 어른들에게는 자신들이 겪었던 성장통을 기억해내는 드라마이기 때문일 거예요. tvN의 <응답하라 1997>은 매주 화요일 11시에 방송되는 드라마로 16부작으로 기획되어 있습니다. 과연 30대가 된 6명이 친구들중에 결혼을 발표하는 커플은 누가 될까요? <본 드라마는 티빙(www.tving.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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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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