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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닥터진 9회, 혼인거절한 홍영래 - 남자 자존심 죽인 가장 잔인스런 말을 던지다

by 뷰티살롱 2012.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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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어른들의 말씀이 있습니다. 남녀의 결혼을 놓고 하는 말씀 중에 아무리 못난 남편감 신부감이라도 살을 맞대고 살다보면 정이 붙기 마련이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죠. 요즘의 신세대들에게는 어떨지 모르지만 불과 십년전만 하더라도 집안 어른들의 말 하나로 결혼이 성사되는 경우가 흔히 있던 일이었습니다. 요즘에야 결혼 당사자들이 서로가 선을 보고 싫고 나쁘고를 판단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지만, 과거에는 집안 어른들이 먼저 자식들 결혼상대를 사진으로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mbc 주말드라마인 <닥터진>에서 영래(박민영)과 김경탁(김재중)의 혼사가 깨어졌는데, 영래의 마음이 돌아서지 않았기에 결국 파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집안끼리는 두 사람이 혼인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었지만, 혼수물품까지 받고나서야 영래는 경탁에게 자신의 마음이 가지 않고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남자들이 여자에게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 가장 잔인한 말로 경탁의 청혼을 거절한 모습이었는데, 20여년을 오로지 한 여인인 홍영래를 바라보아왔던 김경탁으로써는 영래의 말이 서출이라는 말로 거절하는 것보다 더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영래의 청혼거절을 선고받은 경탁은 기방에 들러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춘홍(이소연)에게 하루밤을 함께 자면 마음을 줄 것이냐고 묻자, 춘홍은 '몸은 얻을 수 있겠지만 마음은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죠. 결국 영래에게서 들어야 했던 말을 춘홍에게서 들었던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경탁에게 마음이 가지 않는 상태에서 혼래를 치를 다 하더라도 이미 영래의 마음속에서는 다른 사람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바로 진혁(송승헌)이었죠. 진혁은 미래에서 자신이 왔다는 사실을 말했었고, 미래에서 인연이 닿아있는 미나(박민영)와 너무도 닮아있는 영래를 볼 수록 가슴이 아련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미래와 과거의 인연은 동일할 수 없다는 것을 진혁은 알고 있습니다. 과거 조선시대에 자신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영래를 마음속에서 밀려내려 애쓰고 있기도 합니다.

과거속의 영래는 어쩌면 경탁과 인연이 닿아있는 인물이라고 믿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영래는 계속해서 진혁의 의술을 옆에서 지켜보고 다른 세상속에 있는 미나가 자신과 닮아있다는 진혁의 말에 마음이 끌리기만 합니다. 어쩌면 과거에서부터 미래에 이르기까지 영래는 미나라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인가 싶기도 해보입니다.

집안으로 놓고 본다면 영래와 경탁은 원수의 집안이라 할 수 있지요. 영래의 아버지가 안동김씨에 의해서 죽음을 당하게 되었는데, 정치적인 권력싸움에 연류되었기 때문에 죽음을 당했습니다. 몰락한 양반의 후손이 영래와 영휘(진이한)였습니다. 그렇지만 오라비인 영휘는 무명계라는 비밀조직의 수장으로 안동김씨 세력들과 맞서고 있습니다. 영휘와 경탁은 결국에는 칼을 맞대야 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는 입장인지라 영래의 파혼은 어쩌면 짧은 미래에 예고된 싸움에서 빗겨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놓은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거예요.

상가집 개로 살아오던 흥선군 이하응(이범수)은 본격적으로 정치계로의 길을 들어섰습니다. 대비를 만나게 된 이하응은 용하다는 의원인 진혁을 함께 알현하고자 했지만, 안동김씨의 계략으로 종친은 궐내로 들어갈 수 없다는 하교를 받고 입궐하지 못하게 되자 진혁 혼자서 궐안으로 들여보내게 됩니다. 때마침 대비가 좋아하는 놀이패 중 한명이 위급하게 되고, 진혁은 개복수술을 통해 놀이패 인원을 살리게 됩니다. 대비의 눈에는 진혁의 의술이 잔인해 보이기는 했지만, 명의의 집도로 보여졌을 겁니다.

웅크리고 있던 대비는 궐밖에 있던 흥선군을 대비전으로 들라하게 되고, 흥선군은 대비의 생일잔치를 자신이 직접 주도하에 성대하게 치루게 해달라고 청을 넣게 됩니다. 계획되어진 흥선군의 주청이었는데, 대비의 생일상을 차린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궁궐에서는 위계상으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대비입니다. 대비의 생일상을 주도한다는 것은 종친들을 모두 흥선군 주도하에 모일 수 있게 한다는 것도 되지만, 한편으론 관리들과 신료들까지도 대비의 이름하에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것이 되니까요.

비록 작게 보이는 대비의 생일잔치였지만 이하응의 노림수는 관료들 뿐 아니라 안동김씨의 세력들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묘수이기도 했었습니다. 처음은 미약하지만 이하응의 정치행로는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할 수 있겠지요. 더욱이 이하응의 무서운 말은 9회의 마지막 엔딩에서 빛을 발하더군요. 안동김씨에 의해서 주도되는 조선이 아니라 백성과 왕이 주인이 된 조선을 만들겠다며 자신의 아들인 명복을 왕으로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흥선군의 그같은 말은 무서운 말이었습니다. 자칫 역모나 다름없는 말일 테니까요. 하지만 역사는 승리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처럼 흥선군 이하응의 그같은 무서운 말은 실현됩니다. 안동김씨의 세력을 몰아내고 대비와 더불어 정권을 잡게 되는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기만 합니다.

이하응의 매서움이 드러난 9회였는데, 영래와 경탁의 헤어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한 것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무명계의 수장인 영휘와의 대립이 보다 커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특히 사랑을 잃어버린 남자는 전보다는 더욱 잔인하게 변하게 되는데,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이 영래입니다. 영래와 경탁은 과거에 맺어져서는 안되는 인연이었을까요? 미래에서 진혁이 오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은 어쩌면 부부의 연으로 맺어졌을 법한데 말이예요.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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