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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페이스 블라인드(2012), 추천하기도 혹평하기도 애매한 영화

by 뷰티살롱 2012.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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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개봉되었던 로맨틱 멜로 장르의 한 영화 중에 아침에 일어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소재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다음날에도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영화였었죠.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을 접하면서 상대방에게는 낯선 사람이었지만, 주인공은 상대방에 대해서 너무 잘 알게 되고, 마을 사람들 한사람 한사람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사고가 일어날 타이밍까지 알고 있었던지라 마치 한치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처럼 보여지기도 할 거예요.

그렇지만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삶을 살아간다면 그것 또한 갇혀있는 세상속에 있는 기분이 들거예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하루겠지만, 주인공에게는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공간과 시간의 반복일 테니까요. 그런데 반대로 눈을 뜰 때마다 전혀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알고 있던 사람들도 알아보지 못한다면 너무도 공포스러울 겁니다.

안면인식 장애라는 소재를 담고 있는 영화 <페이스 블라인드>는 살인마의 위협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주인공이 후유증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해 내지 못한다는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입니다. 눈을 감고 뜰 때마다 사람들의 얼굴이 수시로 바꿔지고, 전혀 새로운 사람의 얼굴을 지니게 된다면,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이었는지를 모를 수 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기억으로는 친구였는지 연인이었는지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살인장면을 목격한 애나머천트(밀라요보비치)는 살.인.마와 대치하던 중 다리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치게 되는데, 그 사고로 인해서 사람의 얼굴을 인지하는 능력을 잃게 되죠. 즉 계속해서 교제해 왔던 친구들의 얼굴도 연인의 얼굴도 수시로 바뀌게 됨으로써 상대방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소재면에서 영화 <페이스 블라인드>는 상당히 볼만하고 기대할만한 영화에 해당합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사람들의 얼굴들만을 보게 된 주인공 머천트는 설령 살.인.자가 바로 옆에 서 있다 해도 알아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경찰서에서 조사에 참여해 용의자들을 살펴보지만 그들의 용모마저도 한번 눈을 깜빡거리게 되면 전혀 새로운 사람의 얼굴로 바꿔버리게 되니 제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거예요.

사람은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보게 된 부모의 얼굴을 기억하고 친구를 기억하게 되죠. 얼굴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DNA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을만큼 각각을 기억해내게 되는 것이죠. 상대방에 언제 만났던 사람인지 혹은 낯선 사람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의 얼굴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죠. 시각적으로 가장먼저 들어오는 얼굴이라는 부분이 사실상 각자의 명함과도 같은 것인데, 이러한 명함을 알아볼 수 없게 된다면 것은 공포나 다름없을 거예요.

주인공 애나 머천트에게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인연일 뿐이었습니다. 단지 특정한 사람들에게서는 그 사람만이 특징지을 수 있는 몸짓과 행동을 기억해 친구를 분별할 수 있기는 하지만, 몸짓과 행동, 특징을 면밀하게 기억해내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살.인.마는 애나에게 접근하지만 애나는 살.인.마의 정체를 모를 뿐만 아니라 시시때때로 거울속에 보여지는 자신의 얼굴까지도 변하는 이상증세를 경험하는 공포를 맞게 됩니다. 영화 <페이스 블라인드>는 소재면에서 분명 볼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하지만 그 독특한 소재를 지니고 있음에도 사실 결말은 다소 엉성한 듯하다는 것이 실망감을 느끼게 하는 영화이기도 할 겁니다.

또 한가지 여전사의 이미지가 고착되어 있는 여배우 밀라요보비치의 액션보다는 내면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변화되는 얼굴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변화의 공포나 살.인.마의 정체을 알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감정연기가 살아있는 영화더군요.

살.인.마를 찾아내기는하지만 애나 머천트는 사실상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영원히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할 수 있는 안명인식 능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잃게 되니까요. 그럼에도 세상을 향해서 주저하지 않습니다. 애나의 곁에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단 한명의 얼굴이 존재하고, 그 단 한명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니까요.

소재면에서는 상당히 기발하고 독특한 영화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전개과정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허술함을 느끼기에 선뜻 추천하기는 어려워 보이기는 한데, 그렇다고 비추하기에도 아깝게 느껴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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