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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무신 6회, 연출과 연기에 놀랐던 전율의 10분

by 뷰티살롱 2012.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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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드라마 <무신> 6회는 그야말로 영화 한편을 보는 전율이 느껴지기만 했던 모습이었습니다. 리들리스콧 감독의 <글래디에이터>에서 로마군의 최고사령관이었던 막시무스가 가장 밑바닥 신분인 노예 검투사가 되어 피를 튀기며 콜로세움 경기장을 백마타고 휘젓던 모습이 떠올르기도 했던 모습이었는데, MBC 주말드라마인 <무인>의 6회는 마치 한 회에 모든 연출력을 동원한 듯한 모습이기도 하더군요.

1차 경기에서 극심한 부상을 입고 사경을 헤맨 한 김준(김주혁)은 기사회생으로 몸을 추수려 격구대회에 다시 나가게 되었습니다. 만신창이 몸으로 경기에 나가게 되면 십중팔구 죽겠다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 것이 김준의 몸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김준은 스스로 자원해 2차 경기에 나가겠다고 하니 이는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불나방같은 짓이나 마찬가지였죠. 한쪽 다리는 뼈가 보일만큼의 깊은 상처를 입은 지라 사실상 말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몸상태였지만, 김준에게는 나가야만 하는 확실한 의지가 살아있었습니다.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것, 사내답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말고삐를 잡게 만들었고, 격구 대회에 나가게 되었던 것이죠.

만신창이 몸으로 경기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죠.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할만큼 심한 부상을 입었기에 그 누구도 다음 경기에 내보내려 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월아(홍아름)을 노역에서 해방시켜 주기 위해서 김준은 스스로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들려 했습니다. 그런 김준의 모습에 최우(정보석)의 여식인 송이(김규리)는 자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죽기를 자청하고 있는 갸릇함을 느꼈을까 아니면 사내다움에 마음이 끌렸던 것이었을지 송길유(정호빈)에게 직접 경기에 내보내도록 했습니다.
 


무신들에 의해서 나라가 다스려지던 최충헌 무인정권 시기에는 강한 남자가 여인들의 마음을 빼앗는 법이겠죠. 격구대회는 장수를 가리는 대회이기도 하지만 고려의 기상을 높이는 경기이기도 했었습니다. 상대를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경기의 룰이 지배했었기에 마상에서 상대편 선수를 쓰러뜨려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잔인한 경기입니다. 김준은 첫번째 경기에서 상대편을 차마 죽이지 못하고 살려둔 탓에 장시에 맞고 심한 부상을 당하게 된 것이었죠.

홍군과 청군으로 나뉘어 경기가 진행되는 격구는 운동경기가 아닌 살인경기였습니다. 이는 권력을 쥐고 있는 최충헌(주현)의 두 아들인 최우(정보석)와 최향(정성모)의 대결이기도 했습니다. 격구대회를 통해서 이기는 사람은 최충헌의 당당하게 후계자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권한이 암묵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형국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양보할 수 없는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변변한 선수없이 붙잡혀온 노예들과 죄수들로 선수가 구성된 최우의 홍군 진영보다 각지에서 힘깨나 쓰는 사람들로 구성된 최향의 격구선수단은 하늘과 땅 차이이기도 했습니다. 결코 이길수 없는 경기로 보였지만 김준의 활약으로 홍군은 1차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김준이 두번째 경기에 나가는 것은 너무도 무리가 따랐었습니다.

송이에게 간청하여 간신히 경기에 나갈 수 있게 된 김준은 왕실을 치료하는 의관까지 동원하면서 특약처방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격구선수들에게는 특별히 진수성찬을 내어 힘을 북돋아주게 되었는데, 더이상 격구대회는 무장을 선발하는 운동이나 시험이 아닌 최충원의 다음 후계자리를 놓고 벌이는 자존심 싸움이나 다름없었죠. 홍군이 지게 된다면 장자인 최우는 진정한 후계자 싸움에서 불리한 인식을 얻게 되는 것이고, 비록 아우지만 최향에게는 그만한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죠.


격구대회 하나로 권력의 향배가 뒤바뀔 수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었습니다. 그런 경기에서 김준의 출전요구는 홍군에게 천우신조나 다름없는 것일 겁니다. 비록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의지와 눈빛이 살아있다는 것은 정신력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죠. 그렇지만 김준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은 0에 가까운 확률이었습니다. 아무리 정신력이 살아있다고는 하지만 김준의 상태로는 당장 장시조차 들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말에 올라타는 것조차 버겁기만 했습니다.

최우의 홍군 진영에서는 극약처방으로 침술과 탕약까지 먹여가며 김준의 몸상태를 일정정도 회복시켜 주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송이(김규리)는 김길유에게 아버지인 최우의 장시를 가져다 김준에게 내어주라고까지 했습니다. 다른 장시에 비해 가볍고 단단해 부상을 당한 김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최향백은 자신이 아껴타는 말을 내어주며 반드시 살아남으라 했습니다.

모든 관심이 오로지 김준에게 쏠려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만큼 김준에 대한, 아니 독기와 오기를 믿고 있었던 것이기도 해보이더군요. 최우의 장시까지 받게 된 데에는 일종의 권력을 가지게 됨을 암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죠. 고려 60년 최씨 무신정권을 막내리게 한 인물이 김준이라는 인물이라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는 시놉입니다.


상대방을 죽여야만 하는 살벌한 격구대회가 시작되었는데, 마치 한회의 긴 드라마가 10분을 위해서 준비한 듯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김준, 아니 배우 김주혁의 카리스마가 활활 불타오르던 전율의 10분이었는데, 연출력 또한 눈에 띄게 놀라웠던 장면의 연속이더군요. 상대방 선수들에게 모질게 린치를 당하면서도 김준은 장시와 말고삐를 놓지 않았습니다. 아니 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죠. 자신이 말에서 떨어지거나 죽게 된다면 자신은 물론 월아까지도 비참한 인생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기도 했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가슴속에 꿈틀거리던 무장의 피가 용트림하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MBC 드라마 <무신> 6편은 배우 김주혁을 위해 준비되어진 회차였습니다. 도망치 노예에서 승려로, 승려에서 노예로, 노예에서 무신이 되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드라마 <무신>은 강한 남자의 드라마입니다. 주말드라마는 사실상 유쾌하고 유쾌한 가족드라마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역사드라마 <무신>은 어쩌면 주말드라마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연출기법이 뛰어난 모습이었다고 생각되어지더군요. 특히 쓰러질 듯하던 김준이 다시 살아나면서 상대방 무장들을 쓰러뜨려 나가는 장면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격구대회에 너무도 치중해버리고 있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첫번째 경기가 끝나고 이제 2번째와 세번째 경기가 남아있음에도 6회에서는 극한의 되살아남을 보여주고 엔딩이 되어버리더군요. 일주일을 또 기다려야 하는건가? 사실상 다음회를 기다리게 하는 엔딩은 연속극에서나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죠. 물론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KBS2 채널의 드라마와 <개그콘서트>까지 <무신>이 넘어야 할 산은 높기만 해보이는데,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드는 전개가 하나의 단점으로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50부작으로 예정된 <무신>은 단순히 격구대회에서 그치는 것만이 아닐 겁니다. 그중에는 몽고와의 항쟁도 깊이있게 다루어질 부분이라 짐작이 가더군요. 또한 최우의 오른팔로 권력을 쥐어나가는 김준의 일대기라는 점에서 벌써 격구경기에만 3회를 소비해 버린 격이 된 것이죠. 다름주까지 이어진다면 5주연속 격구대회에 <무신>이 치중되어 있는 셈이라 할 수 있으니 너무도 많은 분량을 소비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보이더구요.

최충헌의 죽음으로 최우가 권력을 쥐게 됨으로써 무인으로써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 김준. 그 뒤를 이어 최항과 최의에 이르기까지 고려의 최씨 정권과 더불어 살아가게 되고 종국에는 자신이 스스로 최고의 권력자가 되어 최씨 정권을 무너뜨린 인물이기도 합니다. 격구대회가 한창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미 몽고군은 고려의 국경을 넘어서려 하고 있습니다. 거란을 물리치기 위한 명분으로 고려를 침범하려 한 몽고는 군량미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팔만대장경과 삼별초에 이르는 고려의 혼란했던 몽고와의 항쟁이 시작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주말드라마 '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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