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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해를품은달, 민화공주의 죄책감 반전의 키가 될까?

by 뷰티살롱 2012.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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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드라마 <해를품은달>에서 비밀이 벗겨짐으로써 이제는 심판만이 남아있는 듯해 보이네요. 더이상의 연장없이 20부작으로 마무리를 짓는다는 제작진의 설명이라면 원작과 비교해 드라마가 어떤 결말을 내릴지 궁금해지기만 합니다. 원작을 읽은 분들이라면 어느정도 드라마 <해를품은달>의 결말도 예상하고 계실 거라 여겨집니다.

16회에서는 중전 보경(김민서)과 연우(한가인)가 대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연우는 자신이 8년전 죽은 중전 연우가 아닌 닮은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죠. 하지만 중전에게 더이상 죄책감을 갖지 말고 행복하게 살라는 말을 전함으로써 현재의 중전인 보경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8년전에 죽은 연우를 너무도 빼어닮은 월을 보면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중전 보경을 연기하는 김민서의 연기가 정말 리얼하게 느껴지던 모습이었습니다. 어쩌면 원작과 같이 죄책감에 빠져서 슬픈 결말을 보이게 될 듯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사실상 중전의 자리는 윤대형 대감(김응수)의 여식인 보경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릴 적에 보았던 국본 훤(여진구)을 보면서 연민을 키웠고, 아버지 윤대형 대감의 권력욕에 의해서 중전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지만, 그 중전의 자리라는 것이 사랑해서가 아닌 윤씨일가인 외척세력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중전 보경은 권력에 의해서 가장 큰 회생양이 되었던 것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8년동안 중전 보경은 왕인 훤(김수현)과 합방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빈 껍데이인 허울뿐인 중전의 자리만을 보존해 왔던 것이었죠.

그런 중전의 눈앞에 너무도 닮은 월이 마치 죽은 혼령이 전하듯이 죄책감가지지 말고 행복하게 살라고 하는 데에는 아무리 강심장이라 할지라도 무너지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일 겁니다. 가뜩이나 은월각의 울음소리에 심신아 약해져 있었고, 거울속에서 자신을 노려보듯 바라보는 연우의 모습이 보이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으니 미칠도리밖에는 없어 보이네요.
 
이제는 틀어져버린 운명이 제자리를 찾아가듯이 하나하나 진실이 밝혀지려 하고 있습니다. 월과 연우가 동일인임을 알게 된 훤은 지난날 월에게 차갑게만 대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오열하게 말았습니다. 비록 8년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연우와의 인연은 설령 죽음에서 다시 살아돌아와 환생한다 하더라도 한눈에 알아봐야만 했을 것인데, 그런 월에게 무뚝뚝하고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에 더 마음이 아팠을 겁니다.


연우의 죽음에 의혹이 있음을 알고, 비밀리에 8년전 사건을 수사하라 명한 훤은 연우의 죽음에 흑주술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수청의 장씨(전미선)에게 8년전에 입적한 무녀 월에 대해서 하문하며 차쯤 비밀에 가까이 접근하더니 그제서야 월과 연우가 동일인임을 알게 되었죠.

연우의 존재를 알게 된 훤은 17회에서 드디어 상봉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훤과 연우의 로맨스가 깊어질수록 양명(정일우)과 연우와의 로맨스또한 깊어지게 되는 건 자명한 일일 겁니다. 양명군이 연우에 대한 마음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또다른 역심이나 다름없는 것이죠. 왕의 여자를 사랑한 죄이니까요. 양명군 뿐만 아니라 대비(김영애) 또한 무사하지는 못하게 될 거예요. 흑주술을 이용해 중전이 되려 했던 여인을 해쳤으니 이는 역모에 해당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윤대형 대감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모든 비밀을 알게 된 훤의 오열로 이제는 피의 살생부가 펼쳐지게 된 것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민화공주(남보라)는 어떻게 될지 내심 궁금해지기만 합니다. 중전 보경은 이미 자신의 정신력을 잃어버리고 광기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이기만 합니다. 보경의 죄의식이 얼마나 컸으면 아비인 윤대형 대감에게 '가'라는 말을 서슴없이 뱉어낼 정도였습니다. 8년전 연우를 죽게 한 것이 아비 윤대형 대감에 의한 것이었음을 서슴치 않게 말하며 이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민화공주 역시 중전 보경과 입장이 다르지는 않은 모습이네요.

민화공주는 8년전 흑주술을 행했던 대비와 함께 했었던 증인이자 희생양이기도 하죠. 허영재(선우재덕) 집안을 몰락시키기 위해서, 아니 허연우가 중전자리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대비는 성수청의 국무였던 녹영에게 흑주술을 시전하도록 했었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흑주술에는 그보다 더 간절한 욕망이 필요했는데, 그가 바로 민화공주였습니다.

  
허연우를 죽여야 한다는 대비의 욕망보다 허연우의 오라비인 허염(송재희)에 대한 간절한 욕망이 흑주술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었는데, 한편으로는 허염과 민화공주가 맺어짐으로써 후일 사실이 밝혀지게 되는 진실앞에 왕인 훤이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도록 만들어놓은 장치이기도 했습니다. 앞뒤로 철저하게 희생양이 된 이가 민화공주라 볼 수 있겠죠.

민화공주는 허연우의 오라비인 허염과 혼인을 함으로써 사실상 멸문을 당할 처지에 놓여있던 허씨집안을 살린 장본인이기도 하죠. 그렇지만 세월이 지나 민화공주는 자신의 남편인 허염의 아비 허영재가 자살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흑주술로 인해서 사실상 민화공주는 허연우 한사람만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허씨집안을 몰락시켰던 이는 민화공주 자신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랑의 욕망으로 인해서 허연우 뿐만 아니라 아비인 허영재, 그리고 남편조차도 관직에 나갈 수 없는 신세가 되었으니 그 죄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그 모든 것들을 떠나서 민화공주는 정경부인 신씨(양미경)가 무덤에서 아비 허영재가 자살했다는 것을 듣고는 깊은 죄책감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원작을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해를품은달>의 결말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서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을 거라 예상되는데, TV드라마 <해를품은달>에서는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결말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특히 민화공주에 대해서는 완전히 다른 결말이 보이지 않을까 싶어 보입니다. 원작에서는 민화공주라는 인물이 사랑을 얻기 위해서 악녀가 되는 2중적인 캐릭터로도 보이는데, 드라마 속의 민화공주는 왠지 모르게 철없고 사랑스럽기만 해 보이더군요. 2중적인 이미지보다는 허염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만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죠.


어찌보면 대비의 흑주술에 대해서 증언해줄 수 있는 유일한 목격자가 민화공주입니다. 하지만 민화공주가 흑주술의 실체를 고백하게 된다면, 허염과의 혼인뿐 아니라 왕실에 대한 반역행위에 해당하는 것인지라 목숨을 부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시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부군이 된 허염은 어떠할까요? 허염 또한 민화공주의 부군이라는 이유만으로 죄를 받아야 하는 입장입니다. 조선사회라는 게 죄를 물어 가까이 있는 사람까지도 화를 입게 되는 연좌제가 많기 때문이죠.

단지 사랑했기 때문에 한 여인을 죽음에 이르게 했었고, 연모했기 때문에 죽은 누이의 자리를 대신해 연우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노력했었던 민화공주였습니다. 그런 민화공주가 들은 충격적인 사실 하나는 허염의 아비인 허영재가 자살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었죠. 그 충격과 죄책감으로 어쩌면 과거의 일들을 실토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수목드라마 '해를품은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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