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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야기

[인왕시장], 재래시장에서 맛본 생선가계의 친절함

by 뷰티살롱 2012.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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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재래시장을 찾아가게 되는 것은 그래도 대형마트나 슈퍼보다 값이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으리라는 심리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특히 요즘같이 물가가 하늘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는 실정이라면 더더욱 주머니 쌈짓돈을 아끼고 싶은 게 주부님들의 마음이겠죠.

홍제역에서 가까운 인왕시장이라는 재래시장을 가볼 일이 있어서 둘러보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만나게 된 친절한 생선가계를 소개해 보고 싶어지네요. 사실 전통시장 알리기의 일환으로 시장을 찾기는 했지만, 예전에 종로에 위치하고 있는 <광장시장>을 들러봤을 때에도 그러하지만, 재래시장을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서는 그 시장의 특색있는 곳들을 둘러보는 게 최우선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해보기도 하고, 여러가지 물건에 대해서 상인들과 직접적으로 흥정을 해보기도 해야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친절도나 찾을만한 곳인가를 알 수 있을 거예요.

<인왕시장>은 익히 아시다시피 재래시장이지만 그중에서도 농산물이나 야채가계가 다른 시장에 비해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광장시장이 혼수용품이나 혹은 먹거리 시장으로 유명하듯이 <인왕시장>은 채소나 야채를 비롯한 농산물 가계가 많이 있는 곳이기도 하죠. 상대적으로 대량 구입하는 소비자들 보다는 그날의 찬거리를 준비하기 위해서 시장을 보는 주부들의 발걸음이 많은 곳이기도 할 겁니다.

 
산지직송 신선한 야채만을 공급합니다 라는 플랜카드로 상품에 대한 신선도를 자신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는 시장이 인왕시장이기도 한데,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많지가 않다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입지적인 위치로 볼 때, 서울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곳이기도 해서 유명한 관광명소로 자리하고 있는 시장이 아니다보니 그만큼 볼거리나 먹을거리를 즐기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하나의 요인이라 할 수 있어 보이기도 한데, 나름대로 <인왕시장>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재래시장이기도 합니다.

인왕시장 앞쪽으로 커다란 유진상가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지라 인왕시장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저조한 곳이기도 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재래시장이기는 하지만, 야채가계 들이 움집해 있는 모습이 어지럽지 않고 잘 정리되어 있는 모습은 하나의 경쟁력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소비자들은 시장에 물건을 사기위해서 찾아오는 것만이 아니라 볼거리를 구경하기 위해서도 찾아오기 마련이죠. 야채가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인왕시장>의 통로는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다소 쾌적함을 느끼게 해주는 넓은 이동통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더군요.

물건을 구매하는 손님들이 적다고는 하더라도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대형마트의 편안하고 깨끗한 모습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는 곳이라는 인상이 들기도 했습니다.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우선적으로 물건을 파는 상인분들의 깨끗하고 친절함은 기본이라 여기는데, 이곳 <인왕시장>은 깨끗함에서는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죠.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단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인왕시장>이 고쳐져야 할 단점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말을 이용해서 인왕시장을 찾았는데, 뉴스에서는 일요일에 대형마트나 백화점 영업을 규제하겠다는 법안이 검토중이라고 한 것은 아마도 아실 겁니다. 그렇지만 그 법안이 실현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 거라 여겨지기도 하구요. 골목골목마다 대형마트 할인점이 입점해있는지라 재래시장을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적어지기도 하는데, 인왕시장을 찾은 일요일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지가 않더군요.


<인왕시장>에는 야채가계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생선을 비롯한 해산물 가계는 조그마한 구획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인왕시장에서 유명하다는 국수집을 바라다보고 있는 위치에 있는 곳인데, 가까운 곳에는 먹을거리 구획도 함께 있죠.

인왕시장을 둘러보다가 마치 일요일이고 해서 생선이나 한마리 사가지고 갈까 싶어서 신선해 보이는 생선가계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니 가계의 이름이 없이 노점형태로 해산물을 진열해놓은 가계였습니다. 신선해 보이는 생선류들을 진령해 놓고 있는 가계였었는데, 모녀로 보이는 두분이 가계를 운영하고 계시더군요.

처음부터 재리시장 알리기를 위해서 찾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갈치 한마리를 주문했는데,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손수 손질을 해 주시더군요.

"제주도 은갈치 맞아요?"
"그럼 갈치는 은비닐이 그대로 있잖여, 생선을 고를때에는 눈깔이 어떤가를 먼저 봐요. 그럼 싱싱한건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응께. 그리고 비늘을 살펴보면 오래된 생선인지 알 수가 있어요"


갈치는 아시다시피 오래되면 은비닐이 쉽게 떨어지는 생선이기도 하죠. 어릴적에 시골에서 자랐던지라 5일장을 보시는 어머니와 함께 생선가계를 들러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생선을 고르시던 어머니께서 생선을 이리저리 살펴보시곤 하셨었죠. 어릴적에야 생서고르는 기준에 대해서 모르던 터라 어머니께서 신선한 생선을 어떻게 고르는지 몰랐었던 때였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물건 고르는 것에 대해서는 아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 <인왕시장>을 찾아온 것은 아니었던지라 한마리만을 주문해서 손질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먹지못하는 지느러미나 내장 등을 제외하고는 아주머니는 능숙한 솜씨로 갈치를 손질해 주시더군요. 단 몇 초 지나지 않았는데, 한마리 손질이 끝나고 비닐봉지에 담아서 건내주셨죠. 선질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머리부분은 주둥이 부분만 조금 잘라내고 전부 넣어주시더군요. 사실 머리까지 모두 먹지는 않는데 아주머니께서 한마디 하시더군요.

"갈치가 싱싱해서 머리도 버릴게 없어~. 머리도 끊여먹으면 좋을께요."

웃으면서 봉지를 건네주시는 아주머니의 말씀을 듣고는 마음이 즐겁기도 하더군요. 사실 재래시장을 찾게 되면 어떤 가계는 퉁명스럽게 손님을 대하기도 하고, 어떤 상인들은 사진기를 들고 사진기를 찍는 모습을 못마땅이 여기고 아예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가리는 분도 계십니다. 혹시나 나쁜 뜻으로 사진을 찍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때문이겠죠. 하지만 역으로 사진찍는 모습을 당당하게 받아들인다면 그만큼 가계에 대해서 자신있어하는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물론 사진찍히는 것 자체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도 사진을 찍는 건 좋아하지만 저 자신이 찍히는 건 즐기지 않는 편인지라 이해가 가는 부분이죠. 하지만 물건을 찍는데 카메라를 가린다는 건 그만큼 무언가 부족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친절한 아주머니의 말씀때문에 왠지 한마리를 더 사고 싶어지더군요. 식구들이 함께 먹기에는 한마리로는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했었는데, 상인 아주머니의 친절함이 주머니의 지갑을 열게 만든 것이기도 했었죠.

"한마리 더 주세요. 너무 적을 것 같네요.... 이거 얼마예요?"
"그건 조금 비싼데, 크기가 더 큰 거잖여. 2천원더 줘"
"크기가 비슷해 보이는데, 그냥 같은 가격으로 주세요~~"
"안돼. 그건 좀 큰 놈인이라니까"

결국 흥정은 주인아주머니의 승으로 끝나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그때 아드님으로 보이시는 남자분이 옆에 계시길래 <인왕시장>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게 되었죠. 혹시 맛있는 집이 어디인지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이곳은 다른 시장과 다르게 야채가계가 많이 있는 것 같네요?' 등등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10여분을 이야기 했을 겁니다. 인왕시장에 위치해 있는 '원조국수' 집은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이라는 이야기도 해주시고, 생선가계 바로 앞의 노점음식점의 순대국도 일품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물건을 건네받게 되었는데, 제값을 계산해서 지불했습니다.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2천원을 빼시고 주시더군요. 아마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눈에 들어서였던지 아니면 먼저 산 물건도 있고해서일까 짐작이 갔습니다. 그제서야 두분에게

"사실은 인왕시장에 대해서 재래시장 알리기 차원으로 인터넷 홍보를 위해서 찾아왔어요"

사실을 털어놓았죠.

"오 그래요? 그럼 저희 가계좀 알려주세요 하하"

그런데 막상 가계를 둘러보니 가계 간판이 눈에 띄지 않더군요.

"가계이름이 뭐예요? 간판이 없어서 알지도 못하겠는데요?"
"아 예, 이곳에선 상희네 생선가계라고 하면 다 아는데요"
"알겠습니다"

재래시장을 찾는 입장에서는 무언가 그곳에 가면 다른 대형마트와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기도 합니다. 상희네 생선가계에서 느꼈던 것은 어쩌면 그런 소박하고 사람냄새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인왕산을 닮아서인지 시장에서 만난 상희네 생선가계의 친절함은 아마도 <인왕시장> 탐방하는 과정에서 가장 인상이 남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갈치 한마리의 값이 대형마트나 혹은 할인매장과 비교해서 어느정도 비싸다 싸다를 떠나서 손님이 이야기를 하면 먼저 웃으면서 대해주는 시장이라면 입소문으로 시장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보여지더군요. 이미 시장으로써의 기반이 갖추어져 있는 모습이 인왕시장의 모습이었기에 어떻게 손님들에게 홍보하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더군요.

한번 찾은 손님이 그곳에서 친절함을 맛보았다면 아마도 다시 한번 더 찾아가고 싶은 곳이 될 거니까요. 물건을 사고파는 건 이문을 남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라는 드라마 <상도>에서도 대사가 생각이 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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