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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빛과그림자, 안재욱이 반했다는 캐릭터 강기태-정말 멋진 놈일세

by 뷰티살롱 2012.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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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월화드라마 <빛과그림자>가 갈수록 재미있어 지네요. 초반 순양의 부잣집 아들로 남부럽지 않고 곱게 자란 강기태(안재욱)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과연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었습니다. 철부지에 자기 사업체도 아닌 아버지의 극장에 기생들을 데리고 가 영화를 나홀로상영이나 하는 파락호같은 캐릭터라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강기태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네요. 어쩌면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의 연기때문에 더욱 캐릭터가 살아있는 것이라 보여지기도 합니다.

1970년대의 현대사를 쇼 비지니스라는 세계로 접목시켜 방송되고 있는 <빛과그림자>는 완전한 하나의 정치드라마의 맥락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한 인간의 성공스토리이기도 합니다. 강기태는 순양에서 남부럽지 않게 자랐지만 정치인인 장철환(전광렬)과 형같은 사람이었던 조명국(이종원)으로부터 배신을 당해 집안이 풍지박살이 나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둘도없는 친구였던 수혁(이필모)마저 집안의 몰락에 완전히 가담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묵인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같은 원수이기도 하죠.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이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운만으로 쇼단을 성공적으로 일으켜 세운 강기태는 21회에서 최대의 아픔을 맞보았습니다. 다름아닌 신정구(성지루)의 배신이었죠. 아버지의 죽음은 집안이 기운 결정적인 원인이기도 했었지만, 사람에 대한 믿음보다 더한 아픔은 없을 겁니다. 장철환에게 복수하고자 쇼 비지니스를 시작한 계기를 만들어준 것도 따지고보면 신정구였죠. 순양공연으로 선금을 지급받았던 신정구가 장철환의 협박에 못이겨 야반도주했던 터라 강기태는 신정구에게 책임을 묻게 되고, 빛나라쇼단을 넘겨받은 것이었죠.

그렇지만 쇼 비지니스 세계에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노상택(안강길)은 강기태를 위협하는 인물이었고, 장철환과 조명국과 더불어 강기태의 실패를 고사지내고 있었죠. 그렇지만 위기때마다 강기태는 노상택에게 도리어 역습을 가하게 되었고, 노상택은 강기태를 견제하고자 폭력조직인 조태수(김뢰하)를 불러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마저도 빅토리아 나이트클럽의 사장 송미진(이휘향) 사장덕에 무마할 수 있게 되었고, 중정 김부장을 소개받음으로써 강기태는 완벽해 보이는 힘을 갖춘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노상택의 계략은 쉽게 그치지 않았죠. 빛나라쇼단이 승승장구하는 걸 막기위해, 아니 강기태를 몰락시키기 위해서 노상택은 신정구 단장을 자신의 세븐스타 단장으로 임명하게 되었고, 그 조건은 빛나라쇼단 단원전체를 데리고 합류하는 것이었습니다. 먹이앞에 장사없는 법이었을까 싶기만 한 노상택의 계략이었습니다. 마음여린 신정구가 노상택이 던진 미끼를 집어들었으니까요. 한양구락부 공연 첫날에 신정구는 빛나라쇼단 단원들을 데리고 세븐스타로 옮기게 되었고, 강기태의 쇼 비지니스는 완전히 실패하게 된 모습이었죠.

하지만 쇼 비지니스의 실패보다 강기태를 더욱 마음아프게 한 것은 바로 신정구 단장의 배신이었습니다. 믿고 의지했던 사람이었는데, 성공하게 되면 반드시 빛나라쇼단을 넘겨줄 것이라고까지 했었는데, 신정구는 노상택의 사탕발림에 넘어간 것이었죠. 강기태는 노상택의 계략보다 신정구로부터 받은 배신으로 마음의 상처가 깊기만 했습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실패하는 것이야 따르기 마련이지만 그 실패의 요인이 다름아닌 사람에 의해서 뒤통수를 맞는 것이기 때문이었죠.

신정구가 세븐스타로 자리를 옮기는 동시에 조태수는 강기태를 기습하게 됩니다. 목숨까지 위협받게 된 상황이었죠. 하지만 유채영(손담비)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유채영은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강기태를 살려냈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에서 물러나 한직에 있게 된 장철환은 유채영이 '그분'의 신망을 받게 된 것에 은근히 자신을 얘기해 달라고 청탁까지 하게 되었죠. 감히 유채영은 하루밤 사이에 절대적인 권력을 손에 쥐게 된 것이었습니다.

 
<빛과그림자>를 시청하고 있자니 드라마가 시작되기 이전에 어느 인터뷰 기사에서 읽었었던 배우 안재욱의 말이 떠오르더군요. '강기태라는 캐릭터에 반했다'라는 내용이었는데, 21회를 보니 안재욱이 반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을만치 매력적이더군요.

부상을 입고 유채영의 도움으로 몸을 피신한 강기태는 자신의 다친 몸보다는 '왜 자신을 배신했는지' 신정구 단장에게 이유를 들어야 했습니다. 너무도 억울해서가 아니라 너무도 믿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죠. 사업상으로 다른 사람과 계약을 하다보면 알게 모르게 손해보는 관계가 성립되는 건 비일비재일 수 있겠지만, 강기태와 신정구의 관계는 사업상의 관계를 넘어서 빛나라쇼단을 놓고 서로가 공존하고 협력하는 동료라 굳게 믿고 있던 강기태였습니다. 특히 유채영의 계속된 구애에도 강기태는 오로지 자신의 마음에 들어가있는 한사람으로 유채영의 고백을 뿌리칩니다.

21회는 배우 안재욱의 연기가 빛났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강기태라는 캐릭터가 너무도 절절하게 슬퍼지고 안스럽게만 느껴지더군요. 신정구에게 배신당한 강기태는 쇼 비지니스를 아예 그만둘 생각까지 한 모양이더군요. 사실 빛나라 쇼단이 아니더라도 마음만 먹는다면 강기태의 실력으로는 충분히 빅토리아 무대를 채우고도 남음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은 아픔때문에 이미 의욕이 사라져 버린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유채영의 도움으로 강기태의 위기는 넘길 수 있었습니다. 장철환은 유채영과의 거래로 강기태를 일시적으로 풀어놓은 느낌이 들었는데, 문제는 쇼를 진행할 수 있는 단원들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없다는 것보다 강기태에게 가장 큰 문제는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었죠. 쇼 사업을 계속해나가야 할 의미도 사라져버리게 된 것이구요.

송미진 사장과 중정 김부장에게 쇼 비지니스를 그만둔다는 말을 하고는 나가려 했지만 강기태를 붙든 것은 몰려든 신인단원 오디션이었죠. 사실 서울에서 가장 큰 무대인 빅토리아에서 공연하게 된다는 점은 신인단원들로서는 꿈만 같은 일이겠지요. 그런데 왠지 많이 모여든 신인단원 오디션 무대에서 강기태는 미안하지만 이제 쇼단은 없어졌다고 선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그만큼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깊었기 때문에 어쩌면 완전히 쇼 사업을 접을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어 보였습니다. 돌아가는 말을 하는 동시에 강기태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 바로 배신했던 신정구 단장이 아닐까 싶더군요.


예고편을 보니 신정구는 강기태에게 다시 돌아온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을 분이 풀릴때까지 때리라고 말하더군요. 그런 신정구에게 주먹을 날리며 강기태는 내가 지금 이를 악물고 참고있으니 꺼지라고 말하더군요. 강기태의 주먹은 어찌보면 신정구 단장을 용서하는 모습이기도 해 보였습니다. 아예 용서하지 않았다면 강기태는 아무런 말도 없이 신정구 단장과 결별했을 거니까요. 원래 남자들의 용서법은 그런 건가 봅니다.

나락으로 떨어져 재기는 커녕 완전히 매장될 위기를 맞았었지만, 강기태는 배신과 용서를 통해서 새로운 제2의 쇼 비지니스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신정구 단장이 빛나라 쇼단 단원들을 모두 데리고 돌아온 모습을 누군가 지켜보고 있겠죠. 송미진과 중정 김부장가 내려다 보고 있을 겁니다. 그러면서 '볼수록 탐나는 녀석'이라며 읖조리겠죠. 정말 시청자의 한사람으로 강기태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쏙 빠져들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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