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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해를품은달 9회 김수현, 몽룡의 화답을 보는 듯했던 이훤에 빵 터져

by 뷰티살롱 2012.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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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체가 무엇이냐'
한마디 말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멎게 만들었던 이훤(김수현)과 기억을 잃고 액받이 무녀로 들어온 연우(한가인)의 만남은 다음회가 어찌될지 무척이나 궁금하게 만든 8회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왕이 잠들어 있을 때 들어와 곁을 지키다 잠이 깨어날 새벽에 존재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야 하는 액받이 무녀의 슬픔 운명을 갖게 되었던 연우 월이 드디어 궐안에서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월의 존재에 이훤은 감옥에 가두게 만들었죠. 더욱이 왕에게 들킨 연우에게 관상감은 얼굴에 낙인을 새기고 죄인으로 만들겠다는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과거를 완전하게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는 월은 단지 누구의 기억일지 모를 희미한 잔상들이 단지 무녀로써의 신기라고 여기고 있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더군요. 월을 볼 때마다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는 이훤은 설마 연우가 죽음에서 다시 살아돌아왔다는 생각은 꿈에도 꾸지 못할 일일 겁니다. 그렇지만 월을 볼 때마다, 월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자꾸만 누구가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죠.


이훤은 시시때때로 심경의 변화가 무쌍하기만 합니다. 하루아침에 기분좋았던 왕이었지만 다음날에는 서릿발 같은 말에 궐안의 소주방 나인들은 간담이 소스라치게 놀라기만 하죠. 아침 수라상에 전골을 올렸다 해서 내심으로는 칭찬받을 줄 알았으나 금상의 뒤이어지는 말에 가슴이 오그라들며 무서움에 떨어야만 했었죠.

'과인은 매일 전골만 먹다 죽으라는 것이냐!'

옥체가 좋아졌다해서 설마하니 이훤의 입에서 그같은 싸늘한 말이 나올거라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한낱 소주방 나인들을 상대로 살벌하기까지한 말을 내뱉는 모습에 긴장감마저 들기도 하더군요.

아마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애청하는 시청자들은 배우 김수현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겠더군요.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교체된 캐릭터 들 중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캐릭터이기도 한데, 소주방 나인들은 물론이고 가장 무서운 적이라 할 수 있는 윤대형(김응수)까지도 말 한마디로 기선을 제압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또 한명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캐릭터가 국무인 장씨(전미선)일 겁니다. 사실 <해를품은 달>은 무녀인 아리(장영남)의 존재감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1회에 짧게 등장했었지만, 윤대형 대감에게 싸늘한 저주의 말을 했었던 모습이 선하기만 한데, 9회에서는 국무 장녹영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더군요.

연우의 정체가 탄로되어 얼굴에 낙인을 찍히고 쫓겨나야 하는 위기를 맞게 되자 설(윤승아)은 당장이라도 연우를 정체를 이야기하자 장녹영은 설의 그같은 언사를 나무랍니다. 그 누구도 연우의 정체를 알게 하면 안되기에 설에게 두번다시 연우의 이름을 들먹이게 되면 혀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우 전미선의 깊이있는 연기는 마치 정말 무녀가 된 듯한 싸늘함마저 들기도 하더군요.

9회에서는 인상깊었던 장면이 있었는데, 이훤과 연우가 다시 재회하게 된 모습보다는 다른 장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로맨스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라면 연우와 훤의 재회나 혹은 양명(정일우)과의 삼각관계에 보다 더 시선을 둘 것이라 생각이 드는데, 개인적으로는 훤과 대비(김영애), 윤대형과 양명으로 이어지는 권력싸움에 보다 더 눈길이 갑니다.


훤은 대신들을 상대로 아침조례를 했습니다. 정무를 보는 자리에서 이훤은 북도의 거주대책에 대해서 논의하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훤은 '피~'라는 말을 함으로써 순간적으로 대신들을 긴장하게 만들었었죠. 바로 '피한돌'이라는 백성의 이름이었습니다. 노역을 빌미로 궁에까지 불려들였던 백성이었지만, 목적은 다른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영상대감의 숨겨진 군사훈련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보영루 보수공사를 빌미로 양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었지만, 피한돌은 왕인 이훤도 모르게 군사훈련을 받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피한돌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라는 왕의 어명에도 불구하고 윤대형 대감은 자객까지 보내며 그를 죽이려 했건 것이었죠. 하지만 이훤은 외척들의 그같은 다음 행동을 미리 파악하고 운(송재림)을 보내어 안전하게 피신시켰습니다.

대신들과의 아침조례에 나선 이훤이 '피~'라는 한마디 말로 대신들의 마음을 천당과 지옥을 오가게 만든 장면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웃음이 빵 터지기도 했었는데, 유명한 춘향전의 한 장면이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이몽룡이 과거급제를 하고 변학도의 생일날에 거지행색으로 찾아가게 되었는데, 양반들은 남루한 이몽룡에게 운을 띄워주며 시를 짓게 했습니다. 운은 다름아닌 높을 고와 기름 고 였었죠.

금준 미주(金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 옥반 가효(玉盤佳肴)는 만성고(萬姓膏)라. 촉루락시(燭淚落時) 민루락(民淚落)이요, 가성 고처(歌聲高處) 원성고(怨聲高)라.

이몽룡이 남긴 시귀를 읽은 양반들은 하나둘씩 변학도의 생일을 뒤로 하고 도망하기에 바빴는데, <해를품은달>에서 이훤은 '피~해 상황' '피~한 대책'이라는 말로 윤대형 대감을 짐짓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왕의 입에서 피~ 라는 단어가 나올때마다 대신들의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을 보니 웃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어명으로 연우는 낙인을 찍히는 형벌을 모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액받이 무녀로 소임을 하게 되었죠. 한달이라는 기간동안에 연우는 밤늦게 왕이 잠들어있는 밤에 찾아가 아무도 모를 새벽에 빠져나와야 하겠죠.

서로의 존재에 대해서는 아련하게 느끼기만 할 뿐, 연우와 훤은 서로에 대해서 아무런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연우의 죽음을 알고 있기에 훤은 단지 월의 모습에서 교차하게 되는 연우의 모습을 발견하며 자신도 놀라고 있을 뿐이고, 연우 또한 자신의 잔상이 무녀로써의 신기에 의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만 인식하고 있을 뿐이죠. 두 사람은 언제쯤 서로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일까요. 연우가 자신의 기억을 완전하게 기억해냄으로써 어쩌면 두 사람의 존재가 서로에게 알려지게 될 듯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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