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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해를품은달 8회, 설득의 달인 장녹영-과거에 성조대왕 액받이 무녀?

by 뷰티살롱 2012.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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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해를품은달>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연우(한가인)을 한눈에 알아본 양명(정일우)에 비해 아스라이 느낌만으로 연우를 생각하는 이훤(김수현)의 삼각관계도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주변인물들의 대립도 긴장감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사극이라는 장르에서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한사람에 맞추어 흐름을 보기보다는 주변인물들간의 갈등과 움직임에 주목하는지라 이훤을 중심으로 궐에서의 대립적 관계인 윤대형(김응수) 영상대감과 대비 윤씨(김영애)의 행보가 주목되기도 합니다. 사극이 지니고 있는 인물평전같은 구도에 보다 시선을 두고 있기 때문이죠.

액받이 무녀로 궐로 납치되어 돌아온 연우는 잠들어 있는 이훤을 보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른 기억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마치 꿈을 꾸고 일어난 사람이 일과시간을 지내다 어디선가 본듯한 반복되는 일상을 접하는 데자뷰같은 기억을 떠올린 것이었죠. 깊은 밤에 만났었던 잠행중인 이훤을 만나긴 했었지만, 액받이 무녀로 궁으로 들어와 보게 된 훤에게서 왠지모를 아련한 친근함이 들었던 것이었죠.

함께 있어야 할 운명이지만 동시에 함께 있어서는 안될 아이러니한 운명을 지니고 있는 이훤과 달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은 연우의 만남이 서글퍼지기만 해 보이더군요. 연우의 액받이 덕이었을지 이훤의 건강은 하룻밤 사이에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8회에서는 이훤과 연우가 앞으로 궐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있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모습이었는데, 사실상 연우의 입궁은 예정되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었죠. 왕인 훤의 건강이 좋지 않아 대비 윤씨는 신력이 뛰어난 무녀 장녹영을 궐로 불러 들이려 했었지만, 장녹영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녹영의 거절에 관상감은 녹영의 신딸이었던 연우를 납치해서 데리고 온 것이었죠. 신통한 신력을 지니고 있는 녹영이 아니라면 그나마 녹영의 밑에서 자란 연우를 인간부적으로 삼아 왕의 병환을 치유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연우는 무녀로써 키워지지 않았지만, 무녀가 되어버린 결과가 된 셈입니다. 그런데 연우의 간호덕분인지 아니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힘이 작용한 때문인지 액받이한 효험이 일어났습니다. 연우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훤의 심신은 평온해지고 건강또한 치유되어 버렸으니 하늘이 맺어놓은 운명과도 같은 인연이었죠. 그렇지만 사람들은 인간부적의 효험이 작용했다 생각했던 것이겠죠.

연우가 궁으로 들어간 사실을 알게 된 녹영(전미선)은 성수청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연우를 지키기 위한 녹영의 행보이기도 했었지만, 녹영의 행보로 인해서 이제 본격적인 외척세력인 윤씨 집안과 왕인 이훤과의 권력다툼이 본격적으로 그려지게 될 듯해 보여 흥미진진해 보입니다.

이훤과 연우 그리고 양명으로 이어지는 삼각관계 로맨스에 많은 시청자들이 주목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로맨스보다는 이훤과 윤씨 일가의 대립이 더 시선을 끌어당기는 요소이기만 합니다. <해를품은달>이 높은 시청율을 보이는 까닭은 어쩌면 젊은 세대들에게는 로맨스 사극이라는 점이 어필이 되기도 하겠지만, 중장년층 들에게는 사극장르에서 볼 수 있는 인물간 혹은 세력간의 대립이라는 구도를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어 보입니다.

8회에서는 입궐을 마다했던 장녹영이 대비 윤씨와의 대면에서 자신의 속내를 숨기고 설득하는 장면이 인상깊더군요. 상대에게 달콤한 말로 마음을 풀어내면서 의심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소위 설득의 달인이 된 모습이었죠. 성수청으로 돌아오라는 명을 어긴것에 대해서 녹영은 신기을 잃어버렸기에 유람하게 된 것이라 말하면서도 무엇하나 대비 윤씨에게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모습이었죠. 


또한 액받이한 무녀인 연우를 만나봐야겠다는 대비 윤씨에게 지난 밤에 액받이를 한 터라 그 화를 당하게 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었습니다. 무녀 장씨의 그같은 말은 지난 과거 연우를 궁에서 내쫓기 위해서 펼쳤던 흑주술을 목격했었던 대비로써는 겁이 나는 말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성수청의 국무가 말했을 때에는 달라진 입장을 내비치기도 하더군요. 신력이 높은 무녀 장씨의 말이라면 그만큼 신빙성이 여겨졌기 때문이랄까 싶은 장면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대비 윤씨의 마음을 돌려놓은 것은 무녀 장씨의 마지막 한마디였습니다. 액받이 무녀로써의 효험이 없어질까 하는 말이었습니다. 대비 윤씨를 대면하게 된다면 효험이 없어지게 되고 혹시 모를 부정이 탈 수도 있음을 얘기하자 대비 윤씨는 연우와의 대면을 접게 만들었습니다.

대비 윤씨, 외척세력인 윤씨일가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국본의 자리를 지켜줄 왕자의 탄생이었습니다. 왕자가 태어나게 된다면 이훤의 목숨쯤이야 언제라도 거둘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병으로 인해서 이훤은 중전인 윤보경(김민서)과 지금껏 합방조차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윤씨일가에게 필요했던 것은 다름아닌 용정을 잉태하는 것밖에는 왕인 이훤에게서 바라는 것이 없었던 것이었죠. 국본으로 삼을 왕자가 필요했었지만 장녹영은 대비를 면전에 두고 속으로 싸늘하게 말하더군요. '결코 중전에게서는 왕자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이죠. 장녹영과 대비와의 대면은 8회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기도 했었습니다.

특히 대비를 안심시키는 한편 자신이 취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얻어낸 장녹영이었습니다. 비록 연우를 찾아서 궁으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이렇다할 직책이 없는 무녀에 지나지 않은 상태였었죠. 그렇지만 말 한마디로 성수청 주인자리를 다시 찾게 되었으니 최고의 달변가가 아닐까 싶더군요. 전장에서 최고의 전략은 피를 흘리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라 하는데, 장녹영의 달변은 최고의 전략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절대 인연을 만들지 말라 신신당부를 했었건만 연우와 이훤의 인연은 무녀인 장녹영의 신기마저도 거슬러 맺어진 인연이었습니다. 그토록 두 사람을 떨어뜨려 놓으려 했었던 장녹영의 노력이 허사가 된 것이기도 하죠. 액받이 무녀가 된 연우는 누군지는 알지 못하지만, 이훤에게서 그리움과 친근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도망치라는 녹영의 말을 거슬러 한달동안 액받이 무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결코 가까이 할 수 없는 것이 액받이 무녀인 것이지요. 잠이 들었을 때 찾아가 잠이 깰때에 소리도 없이 사라져야 하는 액받이 무녀의 설움을 이야기하는 무녀 장씨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에 혹시 액받이 무녀가 되었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을 만치 애절하게 연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조선 최고의 무녀였던 아리(장영남)과 친구처럼 지내던 당시에 어떠면 장녹영은 액받이 무녀로 한차례 경험했었던 장본인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일찍 죽은 성조대왕의 상대로 말이죠. 그로 인해 태어난 이가 어쩌면 이훤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었구요. 원작에서는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는데, 연우와의 대화에서 장녹영이 연우에게 들려주는 액받이 무녀의 설움에서는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만큼 배우 전미선의 연기폭이 흡입력 있었다는 말이죠.


이훤의 아비인 성조대왕(안내상)에게는 사실상 자신의 측근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연우의 아비였던 대제학 허영재(선우재덕)였습니다. 조정 대소실료들이 외척세력인 윤씨일가와 결부되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성조대왕에게는 그나마 든든한 버팀목처럼 옳곧은 충신이 자리하고 있었던지라 힘의 균형이 맞추어져 있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성조대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이훤(김수현)에게는 자신의 세력이 없는 형편이죠. 완전하게 외척세력인 윤씨 일가에게 포위되어 있는 형국입니다. 단지 자신의 호위무사인 운(송재림)만이 있을 뿐입니다. 해가 완전히 구름에 가려져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죠. 허영재의 아들인 허염(송재희)마저 공주인 민화공주(남보라)와 혼인함으로써 나라일에 관여할 수 없는 입장에 있습니다. 이훤과 연우의 로맨스적인 면보다 오히려 국적인 왕과 외척간의 대립이 주목되는 이유가 어쩌면 이러한 극적 대립관계에서 비롯된다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일종에 과거 MBC의 사극드라마였던 <이산> 혹은 <대장금>, <허준>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성장과 대립을 예감하게 된다는 얘기죠.

성수청으로 다시 돌아온 장녹영은 아무런 세력조차 지니고 있지 않은 이훤에게는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연우가 무덤에서 살아돌아왔을 때, 달이 안전하게 숨어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문학도사의 말처럼 이제는 그 때가 도래한 것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이훤에게 힘이 되어줄 세력은 과연 누가 등장하게 될지 기대해 봅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수목드라마 '해를품은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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