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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국내여행

[종로 광장시장], 재래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정겨움과 인정

by 뷰티살롱 2012.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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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등산하는 즐거움 중에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을 얘기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도중에 마주치는 등산객들에게 '정상이 조금만 가면 되요^^' 하면 격려를 하기도 하고,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수고하세요~' 라면 건네는 말 한마디의 즐거움은 등산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이기도 하죠. 4~5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 지리산 종주를 하다 산장에서 만난 대학생 일행들과 대학교수 한분과의 늦은 밤 시간까지 이어진 대화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악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 맞는 말이기도 해 보입니다.

재래시장이나 혹은 전통시장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서도 흡사 산에서 만나는 풍경들을 연상하게 하기도 하는데, 특히 먹거리나 볼거리가 많은 재래시장에서는 특히 그러하기도 할 겁니다. 대체적으로 재래시장에 가게 되면 다양한 먹거리를 발견하게 되는데, 노점상을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하는 것이 재래시장의 모습일 겁니다. 힘들게 다리품을 팔아가면서 보다 싼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게 재래시장의 맛이기도 하지만, 힘든 산책끝에 소담하게 자리를 자리를 펴고 탁주 한사발을 마실 수 있는 노점상에 앉아있으면 바로 옆 손님과도 스스럼없이 대화가 이어지기도 하는 곳이죠.


며칠전 종로5가에 위치한 <광장시장>을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시장구경도 할겸 오랜만에 얼굴도 보면서 새해 안부도 물을 겸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재래시장에서 만나기도 했었죠. 아시다시피 종로5가에 위치해 있는 <광장시장>은 100년 전통의 전통의류시장이기도 하지만, 녹두전과 마약김밥과 육회골목으로도 유명세가 높은 서울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기도 합니다.

깔끔하게 블럭으로 정비한 모습이 눈에 띄기기도 하는데, 부득이하게 특정한 약속장소를 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광장시장>의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자'고 하면 쉽게 상대방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재래시장의 장점은 다른 곳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죠. 서민적인 가격에 맛도 있는 전통시장의 먹거리를 즐기기 위해서 찾는 행인들도 많은 곳이 서울의 <광장시장>이기도 합니다. 과거보다는 동대문이나 주변의 평화시장 등에 둘러싸여 위축되었다고는 하더라도 여전히 서울의 명소임에 틀림없는 곳입니다. 현대 도시의 특성상 대형 백화점이나 마트 등이 들어섬으로써 사실상 재래시장이나 전통시장으로 불리워지는 골목상권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전통을 유지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재래시장도 많이 지역마다 존재합니다.


광장시장에 오면 <마약김밥>이라는 음식을 먹어주어야 하는 왠지 모를 의무감이 들기도 하는데, 그만큼 대표적인 먹거리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혹은 광장시장의 육회골목을 모른다면 시장을 둘러보았다는 말을 하지 못하기도 할 겁니다.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그 지역에 유명한 특산물이나 전통을 둘러봐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겠죠.

며칠전 광장시장에서 친구를 만나 재래시장을 둘러 보고난 후에 먹거리 골목을 찾아서 막걸리 한잔을 했었습니다. 이른 저녁이었지만 <광장시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는데, 특히 먹걸리 상권이 운집해 있는 마약김밥을 파는 골목은 이른 시간임에도 인파로 붐비더군요.

시장을 보면서 두툼한 녹두전을 시식하는 손님들도 많이 눈에 띄였고, 집에 있는 식구들을 위해서 주머니돈을 꺼내며 포장해가는 손님들도 많더군요. 맛있는 것을 먹게 되면 주부들의 입에는 가장 먼저 생각나는게 집에 있을 식구들인가 보더군요. 나물을 사더라도 조금 더 싸게 구입하고 조금더 덤으로 받아가고픈 주부들의 움직임이 <광장시장>의 저녁시간대에는 찬거리 골목에서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기도 하죠.


재래시장에서 만난 친구와 자리를 펴고 앉았던 곳은 전주집이라는 순대와 족발, 김밥과 돼지껍데기 볶음을 파는 노점상이었습니다. 통로 가운데를 따라서 노점상들이 줄을 맞추어 일렬로 들어서 있는 <광장시장>의 모습도 하나의 볼거리이기도 하죠. 출출함을 느끼게 되면 눈에 띄는 노점상에 들러 자리를 펴고 앉아서 유명하다던 마약김밥에 순대 한접시를 시켜 먹게 되면 금새 배고픔을 잊게 되기도 할 겁니다.

친구와 함께 순대와 마약김밥을 주문해 먹으면서 간단하게 막걸리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쌀쌀한 날씨인데도 일렬로 들어선 노점상에는 훈훈한 열기로 추운 줄을 모르겠더군요. 손님을 기다리는 순대와 족발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형광등 램프에 김이 번져나가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더군요.

재래시장에 자리를 앉아 친구와 주거니 받거니 하는 사이에 옆자리도 다른 손님들로 채워지고, 이내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대화로 시끌벅적해져 갑니다.

<광장시장 먹자골목에 위치해 있는 부안집 이라는 곳에도 연세드신 분들이 탁주 한접시를 마시고 계시더군요>

일반 음식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 이런 노점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훈훈한 정겨움 중의 하나일 겁니다. <광장시장>은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인지라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남녀들의 모습들도 많은데, 이른 저녁시간인지라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막걸리 시음에 나서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직장에서 오신 분들도 계시겠고, 어떤 분들은 집에서 늦으막이 외출하셔서 찾아오신 분들도 계시겠죠. 그리곤 어떤 분들은 이른 아침에 산행을 갔다 오신 분들도 계시는데, 제각기 다른 업무나 산책으로 <광장시장>을 찾으신 분들일 듯 싶더군요.

재래시장에서는 낯선 사람들이 때로는 탁주 한사발에 금새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옆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사람과 옷깃이 스치는 것이 인연이 되어 채워진 막걸리를 부딪치기도 하죠.

"여기 순대는 맛이 좋아. 맛 없으면 그냥 가도 돼~"
"에끼 이 사람아, 장사  자네가 하는건감"
"물어보라고, 아주머니 내말이 맞지 않어?"

옆자리에서 친구와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 있었는데, 옆자리에 앉으셨던 할아버지 한분이 농을 던지시더군요.

"정말이십니까? 할아버지 그럼 돈을내지 않고 가도 돼는거죠?"

할아버지의 농담에 맞장구를 치자, 주인아주머니는 남모르게 웃음을 지으시더군요. 아마도 단골로 자주 들르시는 분들로 보이시더군요. 오지랖이 넓어서인지 간혹은 연세가 드신 분들의 대화속으로 들어가 보기도 하는데, 연세드신 분들일수록 사람들과의 대화가 필요해서 시장의 선술집을 찾는 것인가 싶기도 하더군요. <광장시장>에서 만났었던 풍경은 한편으로는 정이 넘치는 모습이기도 해 보입니다. 옆자리에 앉으셨던 할아버지에게 어디를 갔다오셨는지 여쭈었더니 북한산에 갔다가 오는 거라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산에서 만나는 등산객들에게 따뜻한 말한마디 보내는 것과 재래시장에서 만나게 되는 정겨운 모습은 어찌보면 동일한 정감이라 보여지기도 하죠. 그렇지만 농담을 주고받는 것도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죠. 잘못해서 상대방에게 농담을 던지게 되더라도 정반대로 시비거리가 되어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니 조심해야 하겠죠. 특히 젊은 남녀가 자리했다면 왠만하면 끼어들지 않는 것이 좋은 일일 겁니다.

얼큰하게 취지가 오른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인생을 듣는 듯도 하죠. 개인적으로 중년이라는 나이가 되어서인지 어쩌면 어른들의 이야기가 구수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취중 이야기가 흥겨움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술을 마시는 것이 즐거워서가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워서일까 어른들의 이야기는 탁주 한사발속에 녹아들어가 있는 듯 싶기도 합니다.

고급스럽고 편리하게 꾸며진 백화점이나 깨끗한 고층건물의 에스컬레이터가 주는 윤택함은 아니지만 겨울 추위의 쌀쌀함을 고스란히 받아내는 노점상에서의 먹걸리 한잔이지만, 모락모락 피어나는 순대와 족발의 김서림은 족히 추운 한파를 막아내는 안주일 겁니다.


깨끗한 포장지에 쌓어진 선물꾸러미와 호사스러운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지는 않지만, 재래시장의 물건들에는 팔순노파의 깊은 주름만큼이나 세월이 함께 진열되어 있기도 하죠. 찬바람에 손을 불어가며 가격을 흥정하는 손님에게 절대로 가격을 깎아주지 못한다 하지만, 검은 봉지안에는 어느새 덤으로 넣어진 인정이 담겨져 있기도 하죠.

높아진 물가에 주부들의 주머니에는 예전과는 달리 넉넉함이 들어있지 않지만 재래시장에서는 사람냄새나는 인정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재래시장이라는 곳이 점차 현대식 대형 상가에 밀려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기도 한데, 현대적으로 바뀌어지고 깨끗해져 가고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상업화의 전형으로 변해가는 삭막함을 느끼게 느끼기도 합니다. 할인가격표를 붙이기는 했지만 구매자와 상인들간의 흥정은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죠.

"이거 얼마에요?"
"OOO원이예요"
"너무 비싸다 OO원만 깎아주세요"
"안돼요. 그럼 남는 것도 없어요"
"그러지 말고 깎아서 계산해 주세요"

과거 5일장이 들어서던 시골마을의 장터는 상인과 구매자간에 실랑이가 많이 보이기도 했었습니다. 우격다짐으로 값이 채 결정되지도 않았는데도 구매자는 가격을 깎고 봉지에 물건을 우겨넣고는 돈을 지불하기도 했었죠. 상인은 손해보는 표정으로 안된다며 셈을 마무리하던 모습들이 과거 읍내에서 열리던 시골 장터의 모습이기도 할 겁니다.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막걸리 한잔을 들이켰던 <광장시장>에서의 시간은 과거의 추억이 생각나기도 하더군요. 요즘의 신세대들에게는 마냥 다가서기 어려울 법한 장면들일 수도 있겠지만, 재래시장에서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인정과 추억이 깃들어 있는 장소이기도 할 겁니다. 비록 깨끗하고 고급화 되어가는 현대의 대형 쇼핑몰에서 느낄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사람냄새가 배어있는 곳이 재래시장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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