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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띠끌모아로맨스(2011), 빈털털이 청춘이지만 미래가 있어 아름답다

by 뷰티살롱 2011.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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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에 싱가포르에서 엠넷이 주최하는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라는 행사를 참관했었는데, 배우로써 행사에 출연한 송중기의 인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국내에서야 드라마를 통해서 송중기라는 배우가 유명세를 타고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권에서도 인기가 높은 줄은 몰랐었죠. 한류스타라 해서 이병헌이나 송승헌 같은 대형급 배우들이야 이미 아시아 권에서도 그 인기가 높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말입니다.

한예슬과 송중기라는 두 남녀배우의 출연으로 개봉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띠끌모아로맨스>라는 영화가 있는데, 지난 11월 10일에 개봉했는데, 12월 들어서는 관람하기가 여의치 않을만큼 개봉관이 많이 줄어들었더군요. 흥행에 실패한 것일까 하는 느낌이 드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의 경우에는 상영일수가 두달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상대적으로 관객이 많지 않은 관객의 관람이 저조한 영화들은 빨리 극장 스크린에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흥행에 성공했을지 아니면 실패했을지를 떠나 영화 <띠끌모아로맨스>는 나름 현 시대의 젊은 세대의 유쾌하고도 어두운 면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영화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소위 88만원 세대라고들 하는데요, 그 의미가 정확하게 왜 88만원 세대인지를 아시고 계실까 싶기도 하네요. 요즘에는 88만원세대가 아니라 90만원이 조금 넘는 세대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88만원 세대라고 얘기하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기도 합니다(혹시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시고 계신 분들이라면 88만원이라는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 아실수도 있을 겁니다^^).


100만 청년실업 시대를 살고있는 백수청년 지웅(송중기)은 변변찮은 이력을 갖고 있기에 취업이 어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지웅이라는 청년은 취업이 힘든 현재의 상황에 굴하지 않는 열혈청년이기도 하죠. 백수들의 모임인 오프라인 모임에도 참석하면서 같은 또래의 사람들과 어울립니다. 그렇지만 자존심 때문에 취직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게 됨으로써 모임에서 탈퇴하게 되죠.

설상가상으로 지웅이 살고있는 월세집 주인은 홍실(한예슬)의 부탁으로 지웅이 살고있는 방을 다른 사람으로 계약하게 됨으로써 쫓겨날 신세가 되고 맙니다. 사실 홍실은 집주인에게 웃돈까지 던져주면서 가짜 입주자로 건설사로부터 이주비 면목으로 지원되는 돈을 받기도 한 것이지만, 어찌되었든 홍실은 쫓겨난 지웅을 포섭해 자신과 함께 일을 하게 되죠.

영화 <띠끌모아로맨스>는 생각없이 보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을 듯해 보이더군요.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젊음이 갖고 있는 용기와 가능성이 영화 전반에 걸쳐 유쾌하게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실에서의 젊은 세대들이 갖고 있는 걱정거리들도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죠.


영화를 관람하면서 필자는 대학교를 다닐 시절에 자취를 했었는데,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시골에서 자란지라 생활이 여의치 않은 개인사정으로 한달 용돈이 녹녹치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대학 교재비를 사고 나면 실상 한달 용돈으로 주어지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었는데, 자취하다보면 친구들이 자주 찾아오곤 했었습니다. 인근에서 자취를 하던 학우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식사시간이 되면 밥을 해 먹기도 했었지만, 간혹 중국집에 배달을 시켜 먹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인원수대로 전부를 시키지 못하고 5명이 모인 상황에서 짜장면 2개와 짬뽕 1개를 시켜 나뉘어 먹기도 했었습니다. 먹는 양은 적었지만 왠지 친구들과 함께 먹는 식사자리였던지라 배고픔보다는 배부름이 느껴지던 학창시절의 추억이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학생들의 생활이 과거보다 더 어려워진 모습이기도 할 겁니다. 높은 등록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24시간을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한다 하더라도 충당하지 못하고 은행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야 하는 현실일 테니까요. 혹자는 '부자들을 위한 대학교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기도 하더군요. 특히 학자금 대출이라는 명목이 대학생들에게는 일종의 족쇄같은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한창 학업과 동시에 보고 즐기고 경험해야 할 대학생활에서 단지 학업과 일이라는 두가지 세계에만 묶여있게 되는 상황일 터이니 말입니다. 물론 모든 대학생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닐 겁니다.

영화 <띠끌모아 로맨스>에서 지웅의 모습은 요즘의 청년실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패기와 젊음이 상징인 청춘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더군요.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지웅이지만, 자존심과 유쾌함은 잃지 않습니다. 그런 반면 홍실은 현실의 젊음을 보는 듯하더군요.
 


홍실의 삶은 고단하기만 하죠. 2억이라는 거액을 거머쥐고 있음에도 홍실의 마음은 언제나 허기지고 싸늘하기만 합니다(눈앞에 고지가 보였었는데... 홍실이 당하는 모습에서는 눈물이 핑 돌기만ㅜㅜ). 그도 그럴것이 홍실은 어릴적 아버지의 도산으로 인해서 가난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했었고, 인생의 목표가 돈을 버는 것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영화 <띠끌모아로맨스>는 지웅과 홍실이라는 두 캐릭터를 통해서 현대 사회의 젊음을 보는 듯하기만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가진것 없는 지웅처럼 오로지 패기와 자존심만으로 유쾌하게 살고 있는 모습과 다른 한편으로는 홍실처럼 부자이기는 하지만 현실을 외면하고 인생에서의 목표가 사라진 채 오르지 부귀만을 잡으려 하는 최종목적을 가져버린 모습이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청춘은 가진 것이 없다 하더라도 젊음이라는 것이 있기에 미래가 있는 것이겠지요. 사오정 세대니 혹은 IMF 세대라 불리는 중년은 가정과 직장 두가지에서 어느 것 하나 자유롭지 못할 겁니다. 우수갯소리로 자리에서 엉덩이를 떼게되면 행여라도 자리를 치우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게 되는 세대이기도 하죠. 용기없음이 아니라 너무도 책임이 높아진 나이가 되어버린 탓일까요?

50원이 모자라 여자친구와의 하루밤을 포기해야만 한 지웅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웃음을 참지 못하기도 했었지만, 디지털 세대에서 빈부의 허기를 느끼게 되는 젊은이들의 또다른 모습이 아닐까 싶어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었던 장면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젊음은 젊기에 아름답고 가능성이 있는 것이겠지요. 비록 가진 것이 없지만,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높기에 가난이 찌질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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