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극드라마인 <계백>에서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던 인물이 흥수라는 인물이었습니다. 패망해 가는 백제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3충신으로 기록되고 있는 계백과 더불어 성충, 그리고 마지막 인물이 흥수이기 때문이죠. 사극드라마를 시청하게 되면 알게 모르게 이런저런 역사적인 일들과 사건들을 찾게 되기도 하는데, 3충신이라는 말도 드라마 <계백>이 방송되기에 궁금해서 백제의 패망에 대해서 알아보던 중에 알게 된 사실이기도 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황산벌 전투의 계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성충과 흥수에 대해서는 모르는 시청자들도 익히 있을 듯합니다. 성충은 의자왕에게 직언을 하다 옥에 갇혀 옥사하게 되는 백제 말기의 충신이며, 흥수는 좌평으로 있다가 유배되는 인물이죠. 전략가인 흥수는 후에 나당연합군이 백제로 쳐들어오자 유배중인 흥수에게 대신들이 어떻게 할지 전략을 물어보자 각기 백강과 탄현에 진을 치고 막는다면 능히 연합군을 물리칠 수 있다는 계책을 내놓았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백제는 흥수의 말을 듣지 않고 흥수가 내놓은 계책의 반대 방어책을 선택하기에 이릅니다. 일종에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을 택한 것이었죠.

무왕(최종환)에게 윤충(정성모)이라는 장군이 있었다면 의자왕에게는 계백(이서진)과 더불어 성충(전노민) 그리고 흥수(김유석)가 있었던 것이었죠. 하지만 백제는 이미 기울어져가는 나라에 불과했었고 간신들과 귀족들의 배신으로 패망이 멀지 않았었던 시기였고, 특히 의자왕 또한 사치와 향락에 빠져있던 시기였던지라 3충신은 훗날 백제의 마지막 충신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MBC 사극드라마인 <계백> 11회에서는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3충신 중 마지막 한명인 흥수(김유석)이 등장했습니다. 사실 배우는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어떤 캐릭터로 등장하게 될지 궁금했던 인물이었죠. 그런데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흥수의 모습에 그만 배꼽 빠지게 웃지 않을 수 없겠더군요.

신라와의 전쟁인 가잠성 전투에서 돌아온 의자(조재현)와 교기(진태현)의 공적을 치하하는 자리에서 초헌관의 임무를 교기왕자가 받아야 함을 귀족들이 설파했습니다. 가잠성 전투에서 의자의 공이 있기는 하나, 자칫 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었던 위험한 행보였다는 역설을 펼쳤던 것이죠. 모든 대소신료들이 귀족들의 말에 수긍이라도 하듯이 아무런 반박도 없는 상태에서 초헌관이 교기에게 전달되려는 찰라였습니다.


헌데 초헌관을 전달해 주는 말단 관료의 행동은 말 그대로 꼴통수준을 능가하는 모습이었죠. 전투의 공이 교기에게 있다했었지만 자신이 생각하기로는 응당 의자에게 공이 있으며, 물건을 전달해주는 입장에서는 양심의 가책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초헌관을 의자에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꼴통 흥수의 등장은 웃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일장연설로 대신들의 주장을 일거에 잠재우기도 했었는데, 신라의 가잠성으로 잠입한 의자가 죽게 된다면 응당 백제군은 왕자가 죽음으로써 더욱 사기가 통천해서 삽시간에 가잠성을 함락시켰을 거라 역설한 것이었습니다.

흥수의 그같은 주장이 웃겼던 것이 아니라 첫 등장하면서 보여주었던 캐릭터의 존재감때문에 배꼽이 빠지게 웃겼던 장면이었습니다. 전투의 공을 치하하고 상벌을 내리는 엄중한 자리였던 만큼 일개 하급관리가 대전안에서 활개치듯이 연설을 하는 것도 아이러니를 넘어서 건방지기가 짝이 없는 모습이었고, 특히 그러한 무례를 범했음에도 대신은 물론 왕인 무왕까지도 흥수의 주장을 한번 들어보자는 식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이었죠.

왕명은 곧 죽음과 직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한번 왕명이 떨어진 이상 이에 항명하게 된다면 죽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인데, 일개 하급관리가 아무리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초헌관을 의자에게 떡하니~ 안겨주는 모습하며 교기와 의자를 사이에 두고 눈짓으로 표정연기하는 배우 김유석의 연기가 일품이기도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웃음의 절정을 찍었던 것은 따로 있었죠. 일장연설을 마치며 무왕까지도 명쾌하다며 맞장구를 치는 과정에서 흥수는 대신들이 시선을 받으면서 퇴장하죠.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내가 이래서 관리를 하지 않으려 했다'며 혼자말을 합니다. 마치 대전안을 법정안으로 만들어버린 황당한 등장이었습니다.

3충신이라 일컫는 계백과 성충 두사람은 이미 가잠성 전투를 통해서 알려졌습니다. 특히 성충은 지략가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깊게 생각하는 캐릭터로 자리하게 될 것을 예감했었죠. 그렇지만 마지막 한 사람인 흥수는 어떤 모습일까 내심 궁금하기만 했었죠. 그런데,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흥수는 충신이라기보다는 임기응변에 능한 묘사꾼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한 사람은 지략가로, 또 한사람은 모사꾼으로 그리고 마지막 한사람은 장군으로 백제의 기울어가는 마지막 시대를 지탱해나가는 3충신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흥수는 연문진(임현식)의 천거를 통해서 관료가 된 인물이라고 소개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연문진과 무왕의 대담장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문진의 생존전략과 흥수의 언변은 닮아있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초헌관 임명으로 의자를 택하는데 힘을 써달라던 무왕에게 연문진은 자신이 살아남아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다는 의미있는 말을 했었습니다. 일종에 죽어서는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야기했으며, 비겁하지만 살아남아 기회를 엿보는 것이 좋은 계책이라 한 것이었죠.

드라마 <계백> 11회는 흥수의 등장으로 이제 의자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3충신은 모두가 자리를 잡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의자가 그들을 자신의 편으로 완전하게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의자 자신또한 능력과 힘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군주가 야망이 없고 뜻이 없다면 그를 따르는 신하또한 진정으로 군주를 섬기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성충은 계백을 찾아온 의자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리며 의자의 사람이 되는 계기를 만들어놓았습니다. 초헌관에서 공을 인정받고 태자가 된다면 의자의 사람이 되겠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의자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계백은 자신의 아버지인 무진(차인표)에 의해서 자신의 길을 찾은 모습이었습니다. 무진은 자신의 검을 천돌(권용운)에게 맡기며 검을 없애줄 것을 당부했었지만, 천돌은 무진의 검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진의 아들인 계백에게 검을 주며 복수하라고 말하죠. 그런 와중에 의자는 복수는 자신의 몫이라며 검을 회수하려 하지만 계백은 아버지의 검을 잡았습니다.

살아서 싸우지도 말며 검을 잡지도 말라던 아버지 무진의 말을 계백은 거슬르러 하고 있었던 게지요. 천돌의 말처럼 부모의 원수를 갚지 않는게 어떻게 자식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만 계백은 단지 원수를 갚기 위해서 사택비(오연수)와 맞서지는 않을 것이라 보여집니다. 어쩌면 백제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은고(송지효)를 마음에 담기 위해서 검을 들게 된 것은 아닐까 싶어 보이더군요.

드라마 <계백>은 제목이 그러하듯 한 인물에 대해서 고착화된 드라마이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백제의 마지막 3충신인 흥수와 성충에 대해서도 눈길이 가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무릇 패망한 나라의 역사는 정복한 나라에 의해서 왜곡되고 없어지는게 역사라는 것일 겁니다. 그렇지만 정복한 신라에까지 충신의 이름으로 역사에 남겨진 계백과 성충 그리고 흥수의 이야기역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는 것이죠.

<유익하셨다면 쿠욱 추천버튼(손가락)을 눌러주세요~~ 글쓰는데 힘이 된답니다. 아래 구독버튼으로 쉽게 업데이트된 글을 보실수도 있답니다^0^>
Posted by 뷰티살롱

댓글을 달아 주세요

script type="text/javascript" src="//wcs.naver.net/wcslog.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