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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짝패 31회, 천륜을 버리지 못할 천둥의 운명

by 뷰티살롱 201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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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여 사는 사람들이라는 말이 새삼스레 생각나게 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겠네요. 사극드라마 <짝패>가 종영을 앞두고 있는데, 금위영과 훈련도감에서 군사들이 포도청으로 합류함으로써 어쩌면 아래적의 수장이 된 천둥(천정명)의 운명은 바람앞에 촛불과도 같아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발생했었던 민란들을 살펴보면 그 끝에는 계몽이라는 것, 혹은 백성이 무섭다는 것을 인식시켰을지언정 결과적으로 성공했었던 바는 없었습니다. 왕이 뒤바뀌고 양반과 노비라는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의 구도가 역전되었던 바도 없었던 것이 조선시대일 겁니다. 민란의 강도가 높았지만 결국에는 도포군에 의해서 진압되었다는 것이죠.

드라마 <짝패>의 결말도 어찌보면 시청자들에게는 예견되어 있는, 결정되어진 수순으로 넘어가게 될 듯해 보이기도 해 마지막회에서는 어떤 비장미가 보여지게 될지 궁금해지기만 하네요. 양반의 신분과 거지의 신분이 뒤바뀐 두 남자 천둥과 귀동(이상윤)은 자신들의 운명을 알게 되었지만, 자라온 환경을 거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반의 자식으로 자란 귀동은 막순(윤유선)의 아들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기른 김대감(최종환) 떠나지 못합니다. 아들로 키운 정이 앞서기보다는 김대감에 대한 측은함이 앞서기만 했었죠.

세상은 아래적이라는 의적패들에 의해서 탐관오리들이 언제 죽음을 당할지 모를 혼란스러운 시기입니다. 스스로 강직하다 생각하는 양반네들도 언제 아래적의 총칼에 비명횡사당할지 모를 위험스러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 때에 자신의 생모를 따라 나서지를 못하는 것이겠지요.
 


진짜 아들은 만나게 된 김대감은 아들로부터 아버지로 인정받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탐관오리를 죽이려 하는 명분을 내세우며 잘못되어진 아버지를 원망하는 아들의 말을 그대로 받으며 마음아파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죽이겠다는 아들의 말은 목숨을 위협하는 위기감보다 자신의 피붙이로부터 아버지로 인정받지 못하는 한낱 악인으로 낙인찍인데에 더한 아픔을 겪고 있는 모습입니다.

시대의 주류에 따르며 몸을 사리는 탁류의 길을 걸었던 김대감이었습니다. 아들이라 믿었던 귀동에게도 자신의 그같은 신조를 꺾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약자의 편에 서서 몸을 위험속에 내던지던 귀동을 나무라던 김대감이었지만, 진짜 아들에게서 독한 소리를 듣게 됨으로써 무너지고 만 모습이더군요.

어쩌면 아래적이라는 의적과 부패로 얼룩져있는 도포군과의 일전은 피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보여지기만 하더군요. 그리고 아래적의 수장인 천둥 또한 목숨을 연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처럼 보였습니다.


자신의 진짜 어머니를 이제는 당당하게 부르며, 어미의 운신을 도모하는 귀동은 스스로 아버지라 여기는 김대감을 지킬 것을 예감해 봅니다. 몸을 피하면 자신은 살수도 있겠지만, 목숨이 어찌될지 모를 운명에 처해있는 귀동과 천둥은 어쩌면 종국에는 서로가 피할수없는 칼을 겨누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보이더군요.

그렇지만 천둥이 살길이 있다면 어쩌면 김대감의 마지막 희생이 아닐까 싶더군요. 어느 부모나 자식에게만큼은 당당하고 힘있는 존재이기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일 겁니다. 모든 악행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자신의 자식에게만은 당당해지고 싶어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아래적의 수장이 된 천둥은 진짜 아비인 김대감을 원흉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귀동이 자신의 슬하에서 자란탓에 아비와 다른 길을 선택했던 모습을 보면서 질타할 수 있었지만 천둥은 귀동과는 다른 반대의 세상을 살고 있기에 김대감은 막무가내식으로 설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아들이 아버지를 해하는 세상이 된다면, 아무리 개벽이 되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올바른 세상은 아니겠지요. 천둥이 아비인 김대감을 해할 수 없는 이유가 어쩌면 이러한 천륜을 저버리면서 세상을 뒤바꾸려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어쩌면 조선시대에 뿌리깊게 박혀있던 반상의 법도라 하더라도 사람에 의해서 변화될 수 있을 겁니다. 동녀(한지혜)와 귀동, 그리고 달이(서현진)와 천둥의 사랑은 어쩌면 양반과 천민이 서로 섞일 수 없는 조선사회의 폐단을 허물어뜨릴 수 있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 할 수 있어 보이더군요.

진짜 아들인 천둥을 살리기 위해서 어쩌면 김대감은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 보이더군요. 자신이 살아온 삶이 잘못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나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어 보였습니다. 마지막회를 앞둔 31회에서는 마치 김대감은 인생을 정리하려는 듯한 모습이 엿보이기만 하더군요. 귀동의 방에 들어가 활을 매만지기도 하고, 집을 지키던 군사들을 바라보면서 아래적의 위세에 무서운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지키는 군사들이 버거워하는 듯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부인 권씨(임채원)이 집을 지키는 군사들때문에 감옥같다는 말에 예전같았으면 '우리를 지키는 군사들인데 그런 말을 하면 안되오'라고 했을 법했는데, 의외로 군사를 거두라고 할까 말하더군요. 양반들을 척살하는 아래적의 총검이 무섭다기보다는 심경에 변화가 엿보이는 모습같다고나 할까 싶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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